태양광 연계 ESS 이어 피크관리용 설비까지 부족한 대책에 업계 한숨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장 침체에도 불구하고 정부가 내놓은 활성화 대책이 지나치게 소극적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가 요구하는 것은 ESS 시장의 경제성을 확보하기 위한 진흥대책인데, 줄줄이 내놓는 것마다 지난 2월 발표한 안전대책의 후속조치에 불과해서다.

한전은 최근 ESS 주요 업계 관계자들과 함께 간담회를 개최하고 ESS 특례 할인제도 운영방안 개선안을 공유했다.

이번 개선안에는 정부가 제시한 안전조치를 모두 이행하고 옥내설비 80, 옥외설비 90으로 정한 배터리 충전율(SOC) 제한을 준수한 사업장을 대상으로 계절별 계통피크시간에 방전한 전력량에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 담겼다.

그러나 해당 개정안은 사실상 SOC 제한으로 인한 사업자의 손실을 일부 보전해주는 수준의 인센티브밖에 되지 않아 업계가 볼멘소리를 내고 있다. ▶관련기사 7면

배터리 가격은 시장 초기 대비 상당히 내려갔지만 해외 대비 저렴한 전기요금은 여전히 ESS의 수익성 확보를 어렵게 하는 문제 중 하나다. 재생에너지 확충과 함께 안정적인 전력망을 구축하기 위해 반드시 필요한 설비지만 사실상 여전히 자생하기는 어렵다는 것.

태양광 발전설비와 연계한 ESS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지난 6월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화제도 및 연료 혼합의무화제도 관리‧운용지침 일부개정(안)’에 대한 행정예고를 실시한 바 있다. 해당 개정안에는 SOC 제한조치를 이행한 사이트의 방전량에 대해 옥외설비에 3%, 옥내설비에 8%를 가산한다는 내용이 담겼다.

이번 특례 할인제도 개선안과 마찬가지로 SOC 제한조치에 따른 손실을 보전하는 방향에 그쳤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업계의 지적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ESS의 수익성을 끌어올려 줄 대책을 마련하는 데는 소극적인 모양새다.

ESS 업계가 강력하게 주장하는 태양광 연계용 ESS에 대한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5.0배수 적용 기한 연장을 예정대로 올해 상반기에 마무리했고, 내년에는 완전히 일몰시킬 예정이다. 피크제어용 설비 역시 내년에는 방전량에 대한 특례요금제 1배수 적용이 예정대로 진행된다.

ESS의 현재 수익이 100 정도 발생한다면 300까지 수익을 끌어올려야만 사업 추진을 논의해 볼 수 있는 상황이라는 게 ESS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그러나 정부가 최근 내놓는 대책을 보면 SOC 규제를 통해 100을 거둘 수 있는 수익을 90까지 낮춰 놓은 상태에서 수익을 간신히 100까지 회복할 수 있는 수준 정도에 그친다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는 과거 ESS 활성화를 두고 강력하게 드라이브를 걸었다”며 “이제는 과거와 달리 정부가 ESS에 사실상 관심을 두지 않게 되면서 사업성도 크게 떨어지는데 누가 신규사업을 추진할지 의문”이라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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