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한전, 국내외 4개 신재생 사업에서 당기순이익 42억 적자

한국전력공사와 6개 발전자회사가 문재인 정부 들어 국내외 신재생에너지 개발을 위해 수립한 출자 계획 규모가 6296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중소벤처기업위원회 소속 구자근 의원(국민의힘, 경북구미갑)이 한전과 발전자회사에서 받은 자료에 따르면 이들 공기업은 2017년 이후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출자 계획한 6296억원 중 현재까지 3682억원을 출자했다.

국내 신재생 사업에 2750억원의 출자 계획을 세웠고 이 중 2041억원을 출자했다. 해외 신재생 사업에는 3546억원의 출자 계획을 세웠고 1641억원을 출자했다.

이들 공기업은 신재생에너지 투자 사업별로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해 사업을 진행했다.

기업별로는 한전 1608억원, 한수원 412억원, 남동발전 1307억원, 남부발전 76억원, 동서발전 660억원, 서부발전 685억원, 중부발전 1548억원 등이다. 총액 기준 한전의 출자액이 가장 많고, 국내 출자액은 남동발전, 해외 출자액은 중부발전이 가장 많다.

정부는 이들 공기업의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더욱 부추기고 있다. 2017년 12월 개정된 ‘2018년 공공기관 경영평가 기준’에 따르면 발전자회사 평가지표에 ‘신재생에너지 개발 실적’을 추가해 가중치 3점을 부여하도록 했다. 산출 실적에 국내 신재생 SPC사업 실적이 포함돼 국내 신재생 SPC 사업을 많이 할수록 높은 실적을 받을 수 있는 구조다.

문재인 정부 들어 에너지공기업들의 경영 실적이 일제히 악화됐지만 이들 공기업들은 정부 코드 맞추기에 급급했다. 2019년 경영평가 C등급을 받은 중부발전의 올해 7월 이사회 회의록을 보면 경영평가 대응 계획에 ‘한국판 뉴딜 등 정치 사회적인 핵심 이슈 및 경영 환경 변화와 연계한 선제적인 지표 관리 추진’이 명시돼 있다.

무분별한 해외 신재생에너지 투자도 문제가 되고 있다. 해외 사업은 면밀한 경제성 조사가 필요함에도 대부분 정부 코드 맞추기의 일환으로 추진되고 있는 실정이다. 실제로 여러 해외 사업들의 출자계획서에 출자목적으로 ‘정부정책 부응’이 명시돼 있다.

에너지 공기업들이 해외 사업을 추진하면서 낙관적 전망만 제시하는 것에도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한전의 콜로라도 사업은 대표적인 실패 사례로 꼽힌다. 한전은 2016년 미국 콜로라도 태양광 사업에 194억원을 출자하면서 사업기간(26년) 동안 약 1200억원의 매출을 예상했다. 그러나 실제로는 발전실적 악화로 인해 한전은 올해 사업 철수를 결정했다.

한전의 신재생에너지 출자 사업의 재무 현황을 보면 사업 초기인 것을 감안해도 대체로 부진했다. 2019년 결산 자료를 보면 당기순이익에서 ▲제주한림해상풍력 24억 5800만원 적자 ▲괌 망갈라오 태양광 12억 4000만원 적자 ▲멕시코 태양광 5억 600만원 적자를 기록했으며 캘리포니아 태양광만 적자를 면했다. 또한 4개 사업 모두 영업이익은 전무했다.

구자근 의원은 “에너지공기업들이 수백억원 규모의 신재생사업에 투자하면서 정부 코드맞추기에만 급급했다”고 비판했다. 또한 “에너지공기업들의 특수목적법인 사업에 대한 산업부의 관리·감독이 제대로 이뤄지고 있는지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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