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상규 박사/산업연구원 객원연구위원
황상규 박사/산업연구원 객원연구위원

최근 언론에서 친환경차에 대한 기사를 자주 다룬다. 현정부의 명운과 연관이 있는 국정과제에 해당되므로 정책당국자는 물론, 관련 산업 종사자의 이목이 집중되기 마련이다.

하지만 검증되지 않은 추측성 기사나 광고성 기사의 등장으로 소비자의 인식이나 정책방향에 혼란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대개 이런 유형의 기사에 대한 독자의 초기 반응은 미미해도 기사가 반복이 되면 현혹되기 쉽다. 특히 ‘수소경제의 구현’과 같은 미래형 사업은 불확실성을 안고 추진되기에 비(非)와 사이비(似而非)를 구분하지 못하는 기사를 접하면 해당사업의 타당성마저 의심하게 만든다. 이런 맥락에서 최근 시중의 관심이 뜨거웠던 기사를 소개하고자 한다.

9월 초순경 제2의 테슬라로 각광을 받던 벤처기업인 ‘니콜라(Nikola)’에 대한 기사가 나왔다. 핵심기술도 없이 사기로 의심받는 수소차 시연을 펼쳤다는 내용이다. 결과는 니콜라에 투자한 국내 기업과 글로벌 자동차제작사의 주가 폭락으로 나타났다. 심지어 수소산업에 높은 가치를 부여하던 증권가 애널리스트도 이젠 신중 모드로 전환하는 것 같다. 1주일 후에는 테슬라의 배터리관련 기사가 나왔다. 배터리 용량을 키워 주행거리를 늘리면서 배터리 가격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대폭 인하함으로써 엔진차 대비 가격경쟁력을 갖출 것이란 내용이다.

두 가지의 기사는 해당 산업에 대한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이는데 전기차는 뜨고 수소차는 지게 하는 형국이 됐다. 지금까지 수소차에 대한 소비자의 인식은 많이 개선됐다. 이런 와중에 일부 에너지전문가는 수소차의 에너지효율성 문제도 제기하고 나섰다. 즉, 현 단계에선 수소의 생산, 저장 및 충전 등 일련의 과정에서 불필요한 에너지 낭비가 발생된다는 것이다. 그러니 수소차정책은 추진동력을 잃지 않을까하는 우려도 든다.

그러나 미래 자동차의 수요는 다양하기 때문에 전기차와 수소차의 보급은 병행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모 아니면 도’와 같은 방식으로 특정 차종에만 몰입하는 것은 긴 안목에서 보면 오히려 득보다는 실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석유와 같은 채굴방식에 의한 에너지 확보는 더욱 더 어려워질 것이기 때문이다.

국내 수소산업의 여건은 시작부터 신재생에너지로 수소를 생산하는 것은 현재로는 어려운 상황이다. 그러나 시작은 개질수소, 부생수소가 불가피하지만 최대한 빨리 원천기술개발을 통해 수전해수소를 생산해야 할 것이다. 우리의 경쟁상대국들은 이미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하는 기술개발을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수소차정책은 미래 먹거리 창출에 큰 영향을 미치는 자동차산업이지만 충전인프라산업, 신재생에너지산업 등 연관 산업과 함께 균형 있게 육성해야 하는 산업이다. 최근에는 수소차 보급촉진을 위해 ‘수소교통 복합기지’를 확충한다는 국토부의 보도가 있었다. 교통수단의 접근성이 편한 곳에 편의시설, 정비시설 등을 포함하는 충전인프라를 구축함으로 구축비용의 감소와 이용자 편의제고를 모색한다는 내용이다. 이를 위해선 정교한 비즈니스 모델개발도 중요하다. 적절한 비유가 될지 모르겠지만 개인의 오리사업도 성공을 거두기 위해서 오리에서 나오는 털은 물론 고기까지 잘 팔 수 있는 복합(?)사업구조의 형성을 고민한다. 하물며 국책사업이 이보다 많은 고민이 있어야 한다는 주장은 오히려 사족이 아닐까 싶다.

황상규 박사/산업연구원 객원연구위원

프로필

▲프랑스 파리12대학교 대학원 졸업 ▲한국교통경제정책학회 이사 ▲대한교통학회 정회원, 대한교통학회 종합교통연구센터 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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