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현 변호사의 금요아침)자녀에게 남기는 마지막 선물
작성 : 2020년 10월 06일(화) 09:42
게시 : 2020년 10월 15일(목) 1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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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정태영 현대카드 부회장이 동생들을 상대로 어머니 유산을 나누자며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는 기사를 접했다. 내막을 자세히 알 수는 없으나 연봉이 40억이 넘는다는 고액 연봉자가 10억 상당의 어머니 유산에 대해 유류분 반환청구 소송을 제기했다는 것은 돈 문제라기보다는 가족 간의 감정 문제일 것이라 추측이 된다.

상속 분쟁의 경우 이처럼 서운한 감정, 불신들이 뒤섞여 서로가 한 치의 양보도 어려운 경우가 많아 더 안타깝다. 대체 돈이 뭐길래 돈 앞에서 피를 나눈 가족끼리 이리도 싸우는 것인지. 부모가 평생을 성실히 일군 재산을 상속받으면 물론 자식으로서는 너무나 감사한 일이지만 상속문제로 법정에까지 선 가족들을 보고 있노라면 부모가 큰 재산을 남기고 사망하는 것이 과연 좋기만 한 일인지 의문이 든다.

인지능력이 현저히 떨어지는 부모를 모시며 다른 자식들과는 연락도 하지 못하게 하고 생전증여를 받거나, 유언공증을 부모 대신 알아보러 다니는 자식을 보면 과연 부모가 본인의 자유로운 의사에 의해 유언을 하는 것인지 안타깝기도 하다.

상속 분쟁은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이다. 이제 장남이나 아들들이 부모의 부양 의무를 떠안는다는 인식이 희박해졌고 오히려 불편한 며느리 대신 딸들이 부모 생전에 가까이에서 보살피는 경우도 많다 보니 장남이나 아들 위주의 상속에 반기를 드는 분들이 많아진 것 같다.
재혼 가정에서 새어머니와 전처 자녀들 간의 상속 분쟁도 많이 볼 수 있는데 이는 서로 간 소통이 어렵고 불신해 협의가 어려운 경우이다.

별도의 유언이 없이 사망하는 경우도 법적으로 상속인과 상속분이 정해져 있기 때문에 법적 상속분에 따라 상속받는 것에 상속인들 전원이 합의를 하는 경우 문제는 없다. 그러나 상속인 중에 일부가 생전증여 받은 것이 많은 경우 남은 상속재산분할에 협의가 어려운 경우가 많고, 부동산을 상속하는 경우 이를 공동명의로 하게 되면 처분, 관리가 어렵고 채무나 이자 변제의 문제도 있기 때문에 보통은 한 명이 부동산을 상속받고 나머지 형제들은 금전으로 정산받는 것을 선호하기 때문에 이런 경우도 협의가 쉽지 않다.
특히 부동산이 여러 개인 경우 누가 무엇을 상속받을지 정하는 문제도 쉽지 않아 법정 분쟁까지 야기되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이러한 문제를 예방하기 위하여 생전에 유언서를 작성하고자 하는 경우 어떤 방법이 있을까?

유언의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으나 대표적인 것이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과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이다. 자필증서에 의한 유언방법은 증인이 없어도 되고, 혼자 작성 가능하기 때문에 손쉽게 할 수 있지만 반드시 본인이 자필로 작성해야 하고 작성 시 이름, 주소, 작성일, 날인이 반드시 법적 형식에 부합해야 효력을 가지며 유언자의 사망 후 유언검인절차도 거쳐야 하기 때문에 추후 유언서의 효력이 문제 되거나, 상속인들 간 분쟁의 가능성이 열려있다는 점에서 추천하지 않는다.
유언장을 남기고 싶을 때 가장 좋은 방법은 유언공증을 하는 것이다.

공정증서에 의한 유언은 공증인과 증인 앞에서 유언을 하는 방식인데 수수료가 발생하는 단점이 있지만, 유증 목적물의 가액을 기준으로 하고 최대 300만 원을 초과할 수 없도록 법령에 규정돼 있어 생각보다 큰 비용이 들지 않고, 유언자 사망 후에도 별도의 검인절차 없이 집행 가능하기 때문에 사후 분쟁의 가능성이 낮다는 점에서 가장 추천할만하다. 유언공증을 했더라도 사망 전까지는 언제든지 변경 가능하다. 그러나 유언장을 작성하고 사망한 후에도 상속인은 피상속인의 생전증여나 유증이 본인의 유류분을 침해하는 경우 유류분 반환청구를 할 수 있다.

유류분이 피상속인의 재산처분 자유를 본질적으로 침해한다고 해 지난달 또다시 헌법재판소에 위헌법률심판이 제청됐는데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 기다려 봐야 하겠지만 현재 법 제도 아래서는 유언장 작성 시에 더 예쁜 자식이나 아픈 손가락이 있더라도 상속인의 유류분을 고려해 유언해야 분쟁을 피할 수 있을 것이다.

법을 떠나 상속인 모두가 서운함 없이 피상속인의 유지(遺旨)를 받아들일 수 있게 현명하게 유언할 수 있도록, 상속문제에 관심을 두고 미리 고심해 상속, 증여 설계를 해 주는 일이 자녀들을 위해 부모로서 마지막으로 해 줄 수 있는 일이 아닌가 한다.


프로필
▲이화여대 법학과 졸업 ▲대한변호사협회 이혼, 가사법 전문 변호사 ▲한국가족법학회 정회원 ▲법무법인 선한 ▲법무법인 신세계로 ▲변호사김지현 법률사무소 대표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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