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나기가 올 때는 일단 피하고 봐야죠. 고정비를 최소화하고 상황이 나아질 때까지 버티는 데 집중하려 합니다.” -전력기자재 A기업 대표

“코로나19 사태로 어렵지만 올해도 연구개발(R&D) 투자비 규모를 예년수준으로 유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전력기자재 B기업 대표

코로나19로 인한 경기위축이 본격화되며 국내 중소제조업계에는 ‘생존’이 화두가 됐다. 다만 방향성은 천양지차다. 당장에 고정비를 줄이는 ‘버티기 전략’을 쓰는 기업들이 있는가 하면 일부 기업들은 오히려 투자를 늘리는 공격적인 기회 창출에 나서기도 한다.

얼마 전 취재 차 만난 두 기업 대표가 그 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살아남기 위해서는 특단의 대책이 있어야 한다는 점에서는 이견이 없지만 실제 대응방식은 격차가 컸다.

현재 국내 중소제조업계는 코로나19로 인한 유례 없는 경제위기를 경험하고 있다. 이같은 어려움은 실제 지표로도 확인할 수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가 5일 발표한 ‘산업단지동향 통계’에 따르면 코로나 충격이 본격화된 2분기 실적은 전년 동기 대비 생산 –15.3%, 수출 –27.5%가 하락했다.

이 지점에서 최근 장기간의 R&D 끝에 신제품(NEP) 인증을 취득한 세니온의 사례를 주목할 만하다. 세니온은 5년간 40억원을 투입해 국내최초로 154kV 클래스 초고압 모선보호반을 개발, 결국 상용화에 성공했다. 이동률 세니온 대표는 “국내 중소기업이 살아남는 방법은 차별화된 기술력뿐”이라며 “경제가 호황이든 불황이든 이 원칙은 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이후 펼쳐질 새 시대에서 어떤 기업이 지속적인 성장동력을 창출할지는 자명하다. 어려운 가운데서도 오늘이 아닌 내일을 위한 과감한 도전을 이어나가는 것. 지금의 어려움이 우리 기업들이 ‘위기를 기회’로 만드는 또 다른 전환점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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