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프랑스・캐나다・일본 등
“국내 시장 주도권 상실” 우려
대규모 자본 효과 등 기대감도
자재국산화・유지관리 대책 필요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해상풍력 시장 활성화가 기대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시장 진출도 한층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아래 해상풍력 시장 활성화가 기대되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시장 진출도 한층 활발해지는 모양새다.

한국 해상풍력 시장이 글로벌 기업들의 기대를 받고 있다. 최근 들어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해외풍력 시장에 대한 투자를 점차 확대하는 모양새다.

호주의 글로벌 녹색에너지 개발‧투자 전문기업인 그린인베스트먼트그룹(GIG)은 프랑스계 글로벌 에너지기업은 토탈과 2.3GW 규모의 부유식 해상풍력 개발에 나선다고 최근 밝힌 바 있다.

업계에 따르면 GIG는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 뿐 아니라 부산 해기 청사포 해상풍력(40MW), 부산 다대포 해상풍력(96MW) 뿐 아니라 전남 해상 일대에 해상풍력 프로젝트를 추진하며 국내에서 영향력을 넓혀가는 모양새다.

토탈 역시 GIG와 손 잡고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과 전남 해상 일대의 해상풍력 프로젝트 개발에 나서고 있다.

글로벌 컨설턴트 서비스 전문기업인 RPS도 최근 국내 엔지니어링 기업인 세광종합기술단과 손 잡고 국내 해상풍력 시장 진출을 타진하고 있다.

이밖에도 캐나다 노스랜드파워, 싱가포르 뷔나에너지, 일본 퍼시피코에너지 등 다양한 기업들이 해상풍력 사업을 추진하거나, 참여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해외기업들의 한국 시장 진출을 두고 업계 의견은 다소 갈리는 모양새다.

업계 일각에서는 앞으로 성장할 가능성이 큰 해외풍력 시장을 자본력을 앞세운 글로벌 기업에 빼앗길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는 반면 아직 무르익지 않은 국내 여건 상 해상풍력에 대한 대규모 투자와 리스크 헤징을 글로벌 기업에 맡기고, 이를 활용해 국내 시장 여건을 개선할 방법을 모색할 기회로 보는 이들도 있다.

정부는 최근 해상풍력 발전방안을 발표하고 세계 5대 해상풍력 강국으로의 도약을 이루기 위해 2030년까지 해상풍력 12GW를 준공한다는 방침을 밝혔다.

이와 관련 그동안 인근 어민들의 반대와 복잡한 인허가 과정 탓에 성장하지 못했던 국내 해상풍력발전 시장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는 모양새다.

그러나 그동안의 어려움 탓에 국내 해상풍력 산업계가 어려움을 겪으며 시장이 단번에 활성화되기는 어렵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자본을 앞세운 글로벌 기업들이 대거 국내 해상풍력 시장에 진출한다면 시장 선점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국내 해상풍력 시장의 주도권을 외국기업에 빼앗기는 꼴이 된다는 것. 이 같은 상황에 대비하기 위해서라도 국내 사업자들의 역량을 키우는데 정부가 공들여야 한다고 업계는 지적하고 있다.

반면 자본력이 강할 뿐 아니라 풍부한 사업 경험과 노하우를 가진 글로벌 기업들의 국내 시장 진출을 잘 활용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다.

한국은 기본적으로 해상풍력을 추진하기에 뛰어난 환경조건을 갖고 있지는 않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먼 바다의 풍속도 높아봐야 8m/s로 10~12m/s를 기록하는 해외 대비 부족한 형편일 뿐 아니라 풍량도 일정하지는 않은 게 현실이다.

업계에 따르면 이 같은 상황에서 해상풍력을 추진하기 좋은 입지는 이미 국내 사업자들이 선점했다. 리스크가 큰 입지들만 남아 국내 사업자들이 대규모의 사업비를 투자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업계는 보고 있다.

GIG와 토탈이 추진하고 있는 울산 부유식 해상풍력의 경우 조선업 등이 발달한 국내 시장에 맞는 사업이지만 아직은 세계시장에서도 미지의 영역이다. 또 전남 해상이라고 해도 입지가 좋은 신안에는 이미 국내 사업자들이 모두 풍황계측기를 꽂았다.

결국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에서 해상풍력 사업에 뛰어들기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예산을 투입해 풍황계측기를 많은 곳에 꽂고 사업성이 나오는 입지를 찾는 어려운 과정이 이어질 것이라는 얘기다.

대부분 해상풍력사업은 발전자회사 등 공기업과 민간이 함께 추진하는 사업으로 진행된다. 세금을 대거 투입하는 만큼 사업성이 확실치 않은 입지에 투자가 쉽지 않다.

대규모 자본을 바탕으로 10개 입지에 뛰어들어 2~3 군데서만 사업을 성공시켜도 충분한 글로벌 기업들과 달리 한 두 곳만 실패해도 국민 세금을 낭비했다는 비난을 받아야 하는 공기업들에게는 리스크가 크다는 것.

아직 해상풍력 사업 경험이 많지 않은 국내 대기업들 역시 무조건 난개발 입지에 뛰어들기에는 위험요소가 많다.

결국 지난해 말 기준 29.1GW에 달하는 글로벌 해상풍력시장에서 경험치를 쌓아온 글로벌 기업들의 역할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뿐 아니라 지역 주민들과의 상생 방안 등 높은 경험치에서 나온 대책들을 국내 사업자들이 옆에서 지켜볼 수 있다는 점도 이들의 한국 시장 진출을 통해 얻을 수 있는 점으로 꼽힌다.

이 같은 상황을 고려할 때 사업 초기 투자를 글로벌 기업에 맡기면서도 이후 발생하는 유지관리‧서비스‧자재 등 다양한 분야에서 국내 시장에 이득을 가져올 수 있는 방안을 고심하는 게 우선이라고 업계 한 관계자는 목소리를 높였다.

이 관계자는 “글로벌 기업들이 국내 시장을 잠식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겠지만 한국 사업자들이 쉽게 하기 힘든 사업을 글로벌 기업들이 대규모 자본을 통해 만들어 낼 수 있다는 기대감도 생길 수 있다”며 “어떻게 하면 국산 자재 사용을 유도할지, 어떻게 하면 해당 사업들을 통해 우리 국민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일자리를 만들어낼지를 고민하는 게 우선”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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