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폭 늘었지만 전체 품목 발주 급감
하반기에도 물량절벽에 어려움 가중
“지속가능 연간 균등발주해야” 주장

출하를 앞둔 전력기자재가 한 업체의 야적장에 쌓여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출하를 앞둔 전력기자재가 한 업체의 야적장에 쌓여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개폐기업계가 코로나19 충격 속에서도 에폭시개폐기 연가단가 입찰을 선방하는 성과를 거뒀다. 다만 전체 품목의 하반기 발주물량이 급감해 업계가 느끼는 성과 체감도는 높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 23일 진행된 199억원 규모의 한전 ‘에폭시지상개폐기’ 전국·지역제한 입찰은 한국전력기기사업협동조합(이사장 유병언)과 한국중전기사업협동조합(이사장 유신하)이 각각 80억원 수준의 전국 물량을 확보하며 일단락됐다. 약 40억원에 달하는 지역제한 입찰은 물량 상한선 제한으로 3개 입찰이 유찰돼 근시일내 재입찰이 진행될 예정이다.

이번 입찰은 ▲4회로 자동 광고물 부착방지형(44-D-A-125-P) 420대 ▲4회로 자동형(44-D-A-125) 300대 ▲4회로 자동 단로기부착·광고물부착방지형(44-D-A-125-P,DS) 127대 ▲4회로 자동 단로기부착형(44-D-A-125,DS) 30대 ▲3회로 자동형(33-D-A-125) 20대 ▲3회로 자동 광고물부착방지형(33-D-A-125-P) 20대 등 6개 품목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입찰 규모는 지난해 대비 2.69% 증가한 199억원이다.

에폭시개폐기만 놓고 보면 선방했지만 개폐기업계에서는 전체 품목의 하반기 발주물량 감소폭이 지나치게 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올해 상반기에 한전이 코로나19 대응책으로 예산조기 집행했다는 점을 감안해도 하반기 들어 저장·비저장물품의 발주가 현격히 줄어 큰 어려움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전언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월 2회 발주되는 저장품목의 경우 하반기 들어 예년대비 20% 이상 물량이 급감했을 뿐더러 아예 발주물량이 전무한 품목도 있다. 공사 건수와 연동되는 송배전기자재 비저장품목은 이미 발주가 끊긴 지 오래다.

한 개폐기업체 관계자는 “상반기에는 예산조기 집행으로 물량이 감당 못할 수준으로 늘어 손해를 감수해가며 인력확충·야간작업 단행해야만 했다”며 “반면 하반기에는 일감이 없다보니 인력을 놀린 채 적자만 쌓고 있는 실정”이라고 토로했다.

이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이참에 한전의 발주·재고관리를 현실화해 연간균등발주를 시행해야 한다는 주장이 다시금 제기되고 있다. 물량 확대도 중요하지만 최근처럼 불황의 장기화가 예상되는 시기에는 업체들이 예측 가능한 경영을 펼칠 수 있도록 한전이 지원할 필요가 있다는 얘기다.

업계 한 관계자는 “중소제조업체는 급변하는 발주물량에 대응하기에 경영 여력이 충분치 않다”며 “균등발주로 예측가능성이 확보돼야만 인력수급 및 생산설비 가동 등에서 지속가능한 경영이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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