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전도 케이블 세계 최초 상용화 성공 주역
해상풍력용・IDC용 등 다양한 분야 적용 가능한 초전도 케이블 개발 계획

LS전선의 류철휘 박사.
LS전선의 류철휘 박사.

전선 시장은 국내외를 막론하고 보수적인 영역으로 꼽힌다.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대규모 정전이 발생하는 등 큰 피해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전선 시장은 리스크가 있더라도 관리 및 대처방법을 알고 있는 제품을 선호한다. 세상이 바뀌고 기술이 발전해도 전선분야에서 새로운 제품 개발이 더딘 이유다.

이러한 가운데 LS전선은 ‘초전도 케이블’로 차세대 케이블 시장에 도전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LS전선의 초전도 사업팀 창단 멤버로서 지난해 말 세계 최초로 초전도 케이블의 상용화를 성공시킨 류철휘 박사가 있다.

류 박사는 “초전도 케이블은 전력 케이블 시장의 현재 주력 제품인 XLPE케이블(Cross Linking-Polyethylene cable; 가교 폴리에틸렌 절연 비닐시스 전선)이나 OF케이블(Oil Filled cable; 오일 충전 전선)에 비해 동일 전압과 회선 수 기준으로 최대 10배의 전류를 더 흘려보낼 수 있는 제품”이라며 “이와 같은 특성을 장선화에 적용할 경우 변성 설비 감축 등을 통해 계통을 보다 간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초전도 현상이란 어떤 물질이 특정 조건(온도, 전류, 자장)에서 저항이 사라지고 내부 자기장을 밀쳐내는 것을 의미한다. 전기적 저항이 사라지면 송전 손실을 크게 줄일 수 있어 전선업계에서는 꿈의 기술로 불린다.

현재 LS전선을 포함해 유럽과 일본, 미국의 5개 기업만이 해당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데 LS전선의 초전도 케이블 기술력은 세계 최고의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2000년부터 2016년까지 16년 동안 정부가 지원한 국책과제와 LS전선의 지속적인 투자로 초전도 케이블의 기반 기술 확보와 제품 개발이 이뤄졌다. 최근에는 그린뉴딜 정책과 관련해 한국전기연구원(KERI)과 같은 출연연이나 대학 연구단 등을 중심으로 초전도 케이블 신기술 사업이 기획되고 있다.

LS전선은 배전급, 송전급, 직류 케이블 등 주요 제조사들 중 가장 많은 제품군을 보유하고 있다. 또 냉각 엔지니어링 기술, 케이블 및 접속함 설계 기술 등 핵심 기술을 확보했다.

특히 초전도 케이블의 핵심 소재인 초전도 선재의 경우 점점 그 동작 온도가 상온에 가까워져 가고 있다. 단, 제품화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

류 박사는 “LS전선은 초전도 영역에서 가성비가 가장 우수한 액체질소를 냉매로 사용할 수 있는 고온초전도 온도영역(-208℃~-178℃)에서 운전하는 초전도 케이블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며 “초전도 케이블은 송전 손실이 줄어드는 만큼 초기 설비 투자 비용을 줄일 수 있으며 운영 비용을 절감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처럼 뛰어난 성능을 자랑하지만 초전도 케이블은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다.

가장 큰 문제는 기존의 제품을 대체할 만큼 시장이 확대되지 않아 제품의 단가가 기존 전선보다 높다는 것이다. 공급과 수요의 원리상 수요가 많아지면 제품의 단가가 낮아질 수 있지만 시간이 필요한 부분이다.

류 박사는 “시장의 움직임이 더딘 이유는 기존 제품을 초전도 케이블로 교체해야 한다는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기 때문으로 보인다”며 “또 기존 케이블에는 없는 냉각시스템이 별도로 필요하고 신제품에 대한 운영 실적이 없는 부분도 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생각된다”고 설명했다.

초전도 케이블의 상용화를 위해 류 박사는 정부차원의 지속적인 프로젝트 발주와 사업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미국은 초전도 기술을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하고 정부 차원에서 사업비 지원 등을 제공하고 있다”며 “우리나라도 이와 같은 정책적인 지원이 이뤄진다면 초전도 분야의 기술 발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류 박사는 앞으로도 다양한 분야에 적용할 수 있는 초전도 케이블을 개발해 나갈 계획이다.

그는 “해상 풍력 연계용 해저 초전도 케이블, IDC용 대용량 초전도 버스바, 계통의 고장 전류를 흡수할 수 있는 한류형 초전도 케이블 등이 계발 계획에 있다”며 “이를 통해 기존 제품과 함께 초전도 시장을 더욱 다변화하고 전력 설비 시장을 이끌어 가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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