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원전, 자연재해에 충분한 대비 안 돼 있어”
태풍에 국내 원전 6기 가동 정지...美에서도 침수·강풍에 원전 정지 사례 有
녹색연합 “외부전문가들에 의한 후속안전대책 검증 거쳐야”
같은 자연재해가 복수 원전에 영향 주는 경우 전력망에도 영향
작성 : 2020년 09월 14일(월) 16:26
게시 : 2020년 09월 15일(화) 0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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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수력원자력 고리원자력본부.

두 개의 태풍이 연달아 한반도에 영향을 미치면서 가동 중이던 원자력발전소 6기가 정지된 일을 두고 최근 원전 설비가 자연재해에 취약성을 보인다는 주장이 나온다.

녹색연합은 13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지난 2011년 후쿠시마 사고 이후 침수대책을 포함해 후속안전대책을 진행했음에도 발생한 이번 사태는 그 대책이 부실했다는 것을 의미한다”며 “원안위는 책임모면에 급급해 요식적인 대책을 남발하지 말고 국민이 불안에 떨지 않도록 외부전문가들에 의한 후속안전대책 검증을 거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수원은 원전 6기가 정지된 원인으로 강력한 태풍에 의한 높은 파도와 강풍의 영향으로 다량의 염분이 발전소 부지 내 전력설비에 유입돼 고장이 발생, 이로부터 발전설비를 보호하기 위한 장치가 동작한 것으로 보고 있다.

한수원은 11일 설명자료를 통해 “일각에서 제기하는 부실부품이나 부실시공과는 관련이 없다”며 “빗물과 염분이 부품 내에 유입된 게 아니라 부품표면에 다량의 염분이 부착되고 그 표면을 통해 초고압의 전류가 흐르는 섬락현상에 의해 발생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한수원의 해명에도 시민단체들은 이번 사건과 외국에서 발생한 사건들을 종합해 ‘원전이 자연재해에 충분한 대비가 돼 있지 않다’고 주장한다.

녹색연합은 “지난 7월과 8월 미국에서도 침수와 강풍에 원전이 정지되는 일이 발생했다”며 “블룸버그 통신과 신용평가사 무디스도 미국 내 원전이 침수·폭염으로부터 위험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고 강조했다.

지난 7월 5일 미국 플로디아주 터키포인트원전 4호기는 지역에 비가 내리던 상황에서 터빈발전기의 방수처리 결함, 발전기 코일의 습기 노출 등이 직접적인 원인으로 작용해 불시에 정지됐다.

지난달 10일에는 미국 아이오와주 듀안아놀드원전 냉각탑이 폭풍에 파손되고 외부전원이 차단돼 원전이 정지되는 일이 발생했다.

취약성 문제가 제기되는 것만으로도 전력당국의 고민이 필요한 이유는 국내 대부분 원전이 한 지역에 몰려있기 때문이다.

양이원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번 사건은 전문가들 사이에서 원전 자체의 안전보다 전력망의 안정성 문제가 부각되고 있다”며 “같은 자연재해로부터 동시에 영향을 받는 복수의 원전이 한 번에 가동이 멈추는 경우 전력망에 지장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태양광발전기가 전력생산을 많이 하는 경우 원전처럼 덩치가 큰 발전기가 한꺼번에 전력망에서 빠져나가면 태양광발전기들 자체 보호 기능이 작동하면서 연쇄적으로 전력망에서 빠질 수 있다”고 부연했다.

한편 제9호 태풍 마이삭, 제10호 태풍 하이선의 영향으로 지난 3일에는 고리 3·4호기, 신고리 1·2호기, 7일에는 월성2·3호기가 자동으로 정지됐으며 멈춰선 원전의 설비용량은 총 530만㎾에 달한다.
장문기 기자 기사 더보기

mkchang@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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