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년대비 2.69% 증가에도 업계 물량부족 토로
배전예산 축소·공사 건수 감소에 발주량 감소세

출하를 앞둔 전력기자재가 한 업체의 야적장에 쌓여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출하를 앞둔 전력기자재가 한 업체의 야적장에 쌓여 있다.(사진은 기사의 특정 사실과 관련 없음.)

올해 에폭시개폐기 연간단가 입찰규모가 199억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보다 소폭 증가한 수준이지만 업계 일각에서는 발주 예상치의 80%에 불과해 한전 예산 감축에 따른 물량 감소가 본격화된 게 아니냐는 해석이 나오고 있다.

최근 한전은 약 199억원 규모(추정가격 기준)의 에폭시지상개폐기 ▲4회로 자동 광고물 부착방지형(44-D-A-125-P) 420대 ▲4회로 자동형(44-D-A-125) 300대 ▲4회로 자동 단로기부착·광고물부착방지형(44-D-A-125-P,DS) 127대 ▲4회로 자동 단로기부착형(44-D-A-125,DS) 30대 ▲3회로 자동형(33-D-A-125) 20대 ▲3회로 자동 광고물부착방지형(33-D-A-125-P) 20대 등 6개 품목의 전국·지역제한 입찰을 진행한다고 공고했다. 낙찰자는 오는 23일 결정될 예정이다.

입찰 규모는 지난해와 비교해 2.69% 증가했다. 입찰 유형별로 살펴보면 전국 일반경쟁입찰의 경우 159억원으로 전년대비 2.59%, 지역제한입찰은 3.11% 늘어났다.

예년과 비교하면 전체 물량이 소폭 증가한 셈이지만 개폐기업계의 반응은 싸늘하다. 이미 지난해 2018년(295억원) 대비 34%의 물량감소를 경험한 업계는 올해 물량의 증가폭이 앞선 입찰의 감소폭에 훨씬 못미친다고 토로하고 있다.

특히 한전이 올해 상반기 코로나19에 대응해 예산 조기집행하면서 고조된 물량 확대 흐름이 하반기 들어 한풀 꺾인 모양새를 보이자 업계의 우려는 깊어지고 있다.

물량 감소의 가장 큰 원인으로는 한전의 적자와 예산 절감이 지목된다. 한전은 올해 전체 예산으로 7조5000억원을 편성했으나 2018~2019년 2년 연속 적자를 기록하며 실적 개선을 위한 경영 효율화에 나서고 있다. 이에 따라 신설공사 중단, 구매물량 감소 등 배전예산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아울러 한전이 시행한 저장품목 재고보유일수 확대 조치가 물량 감소에 영향을 준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앞서 한전은 지난 7월 저장품목의 보유일수를 기존 20일분에서 40일분으로 확대한 바 있다. 그러나 예산 감축 및 코로나19의 영향으로 공사가 진행되지 않아 재고소진이 이뤄지지 않자 추가 물량 발주가 어려워졌다는 해석이다.

실제로 업계에 따르면 공사 건수와 연동되는 송배전기자재 비저장품목의 경우 올해 발주 물량이 거의 없다시피 한 상태다. 당초 예정됐던 공사가 잠정보류 및 지연된 데 따른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이번 입찰규모는 업계가 예상했던 물량의 80% 수준에 불과하다”며 “지난해부터 본격화된 물량 감소세가 올해 더 심화되는 게 아닌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