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용량 전력 공급 가능…설치비와 부피 감소
LS전선, 국내 50% 점유…IDC용 신제품 출시
케이블(전선)을 대신하는 ‘버스덕트(BusDuct)’에 대한 관심이 늘고 있다. 고층건물을 비롯해 운동장, 대형병원, 대형공장 등 대규모 전력을 요구하는 시설들이 많아지며 활용도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버스덕트의 역사와 최근 트렌드까지 살펴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왜 버스덕트인가…설치비와 부피 감소
버스덕트는 업계에서 ‘부스덕트’, ‘부스닥트’ 등 여러 이름으로 불린다. 이는 Bus(버스)의 일본식 발음 ‘부스’에 영향을 받은 것이다.
지금의 버스덕트는 알루미늄이나 구리 같은 전도체를 절연물로 감싸거나 지지한 뒤 강판 또는 갈바늄(아연과 알루미늄을 반씩 섞어 도금한 것) 강판의 직사각형 케이스 안에 수납한 것을 의미한다.
그러나 1907년경 최초의 버스덕트는 나무 케이스였으며 1925년경에야 금속덕트가 개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LS전선이 1984년 콤팩트(Compact)형을 제작한 것이 처음이다.
버스덕트의 가장 큰 장점은 케이블과 비교했을 때 같은 부피의 도체로 더 많은 에너지를 공급할 수 있다는 것이다.
외관상으로도 보기 좋으며 블록형태라 필요에 따라 선행해서 시공할 수 있다. 여기에 유지보수가 쉽고 설치비용이 15% 이상 줄어드는 등 다양한 이점이 있다.
반면 주요 전력선으로 사용되는 경우가 많아 문제가 발생하면 전체 시스템에 영향을 줄 수 있고, 시공 길이가 긴 경우 접속부의 볼트 체결이 느슨해지면 큰 사고로 이어진다는 단점이 있다.
◆고층빌딩부터 신재생에너지까지
이 같은 특징들 때문에 오늘날 버스덕트는 고층빌딩부터 신재생에너지에 이르는 다양한 곳에서 활용되고 있다.
대용량의 전류전송, 효율적인 공간활용, 시공의 편리성으로 초고층 빌딩, 오피스빌딩, 지식산업센터 및 아파트형 공장에서 버스덕트가 자주 사용된다.
아파트에서는 가구당 전력사용 증가로 부하용량 대형화되는 반면 EPS(Electrical Pipe Shaft; 전기 관련된 각종 종류의 전기배선이 지나가는 수직통로)실은 감소하고 있어 케이블의 대안으로 자리잡고 있다.
이밖에 온도 및 전력 감시 시스템을 이용한 실시간 모니터링이 가능해 플랜트의 전기실, 전력간선 등에도 활용되며 장비의 대형화에 따른 대용량 전력공급 등으로 병원에서도 버스덕트의 수요가 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에서도 경량화, 내진, 온도 및 전력감시 등의 특성 때문에 활용도가 높다.
◆LS전선 국내 점유율 50%…IDC용 버스덕트 개발
국내 전선제조 업체 가운데 버스덕트로 가장 유명한 곳은 LS전선으로 국내 시장점유율이 50%에 달한다.
LS전선은 고기능 버스덕트로 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혹한 지역에 맞춰 내한온도를 일반 버스덕트의 영하 15도보다 훨씬 낮은 영하 55도로 개선한 바 있으며 습기와 오일 성분에 대한 내구력을 강화한 시추설비용 제품을 내놓기도 했다.
이를 토대로 러시아 야말(Yamal) 프로젝트에서 사용된 400만달러(약 47억원) 규모의 버스덕트 공급계약을 독일 지멘스사와 체결하기도 했으며 카타르 공공사업청의 ‘하마드 메디컬 시티’ 건설에 사용된 1100만달러(약 140억원) 규모의 대용량 전력 송전용(1000V급) 버스덕트를 수주한 바 있다.
국내에서는 제2롯데월드와 LG디스플레이 파주 공장, 영등포 타임스퀘어, 송도국제업무단지 등에 제품을 공급했다.
LS전선이 가장 최근에는 출시한 버스덕트는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 데이터센터) 전용 제품이다.
천장에 설치된 버스덕트의 전원 장치를 이동식으로 설계한 것이 특징으로 서버의 전원코드를 원하는 곳에 바로 꽂을 수 있다.
서버실에 케이블을 사용할 경우 바닥이 전선 다발로 복잡하게 연결되고 서버의 이동과 증설 자체가 어려운 단점을 극복할 수 있다는 게 LS전선의 설명이다.
LS전선 관계자는 “초고층 빌딩을 비롯해 대규모의 전력을 요구하는 공사들이 늘어나며 시간이 흐를수록 버스덕트의 역할이 중요해지고 있다”며 “특히 이번에 출시한 데이터센터용 버스덕트는 서버의 이동이나 증설 등이 용이하고 대규모 전력 소비도 커버할 수 있어 외산 제품을 빠르게 대체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