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현장실사…한화큐셀 등 4곳 신청
인증제품 쓰면 낙찰 경쟁력 높아져 관심
하반기 장기고정가격계약 입찰에 영향

신재생에너지센터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 중 첫 탄소인증제품이 선정된다.
신재생에너지센터에 따르면 이르면 다음 주 중 첫 탄소인증제품이 선정된다.

하반기 태양광 장기고정가격계약 입찰과 함께 태양광 모듈 업계가 저탄소인증 획득에 열을 올리고 있다. 올해 처음 도입되는 탄소인증제를 통한 경쟁력 확보를 위해서다.

8일 한국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에 따르면 이주 중 태양광 모듈에 대한 탄소배출량 검증 신청을 실시한 업체의 현장실사가 실시된다.

이번에 공장심사를 받는 기업은 4곳이다. 한화큐셀과 현대에너지솔루션, 에스에너지, 한솔테크닉스가 1호 탄소인증제품 타이틀을 걸고 경쟁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이번 주 현장심사를 실시하는 한편 다음 주 중 검증위원회를 개최한다는 방침이다. 16~17일 쯤 검증위원회가 개최될 것으로 센터는 기대했다.

검증위원회를 거쳐 1호 탄소인증제품이 선정된다. 지난 7월 탄소인증제가 처음 도입된 이후 첫 번째 제품이 탄생하는 것.

이번에 인증받은 제품은 최근 신재생에너지센터가 공고한 2020년 하반기 장기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에서 높은 점수를 받게 된다. 올해 입찰부터는 계량평가 항목에 탄소배출량에 대한 배점이 신설됐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1등급 제품을 사용할 경우 10점, 2등급은 4점, 3등급 혹은 미인증 제품은 1점의 배점을 받는다.

업계는 1점 차이가 발생할 때 마다 가격점수가 3원 가까이 차이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높은 등급의 탄소인증제품을 받을수록 낙찰에 유리해지는 만큼 입찰에 참여하는 신규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의 높은 관심을 받을 것으로 기대된다.

탄소인증제는 ‘폴리실리콘-잉곳‧웨이퍼-셀-모듈’로 이어지는 태양광 모듈 밸류체인의 전 제조 과정에서 배출되는 온실가스의 총량을 계량화 및 검증하는 제도다. 중국산 태양광 제품의 경우 석탄화력 발전소에서 생산된 전기를 많이 사용하기 때문에 탄소배출량이 높아지는 만큼 국산 제품의 경쟁력을 높일 제도로 잘 알려졌다.

태양광 모듈 업계는 탄소인증제를 통해 해외에서 무역장벽으로 활용될 것으로 전망되는 탄소세에도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확보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프랑스에서 이미 비슷한 제도인 ‘탄소발자국’ 제도를 운영하고 있을 뿐 아니라 EU에서 탄소세 등 유사제도 도입을 논의하고 있기 때문에 이와 방향성이 비슷한 탄소인증제를 통해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다는 것.

다만 탄소인증제에 대한 한계도 많이 지적된다.

국내에서 폴리실리콘 생산업체는 대부분 공격적인 가격 정책을 펼치고 있는 중국에 밀려 사업을 중단한 상태다. 결국 웨이퍼 쪽에서 승부를 봐야 하는데 사실상 국내에서 웨이퍼 생산 업체는 웅진에너지가 유일하다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웅진에너지의 웨이퍼를 얼마나 확보하느냐에 따라 좋은 등급을 받을 수 있는지 여부가 갈리는 점은 앞으로 정책적으로 풀어야 할 과제가 될 전망이다. 웅진에너지 생산량이 국내 시장규모에 못 미치는 만큼 독점적 지위가 한층 강해질 수 있어서다.

업계 한 관계자는 “탄소인증제를 통해 유럽시장 등에서 논의하고 있는 탄소세에 대응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출 것으로 기대한다”면서도 “그러나 한 개 업체의 제품을 확보하냐 못하냐로 등급이 갈리는 점은 틀림없이 문제다. 정책적으로 빠르게 해소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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