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산시, 주민 무관심 이유로 한수원 설명회 요구 거절
1일 평균 1곳당 0.05명 해체계획서 공람…관심도 낮아

고리 1호기 해체계획서 초안이다. 700면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복사도 할 수 없으며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이내시·군·읍·면·동 40여 곳에서 열람만 가능하다. 7월 1일부터 8월 29일까지 60일 120여명 공람, 실제 지자체에서 초안을 열람한 사람은 1일 평균 1곳당 0.05명에 불과했다.
고리 1호기 해체계획서 초안이다. 700면에 달하는 방대한 분량으로 복사도 할 수 없으며 방사선 비상계획구역이내시·군·읍·면·동 40여 곳에서 열람만 가능하다. 7월 1일부터 8월 29일까지 60일 120여명 공람, 실제 지자체에서 초안을 열람한 사람은 1일 평균 1곳당 0.05명에 불과했다.

비상계획구역 이내 지자체에서 진행된 ‘고리1호기 해체계획서 주민설명회’와 공람이 환경단체 입장을 반영한 규정에 얽매인 전시 행정이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원자력안전법 제103조에 따라 해체계획서를 작성하려는 자는 주민의 의견을 수렴해야 한다. 주민의 범위는 원자력안전위원회고시 제2020-7호, ‘원자력이용시설 방사선환경영향평가서 작성 등에 관한 규정’에 의하면 비상계획구역내의 주민 및 비상계획구역 경계를 포함하는 읍면동의 주민이 해당된다.

이에 따라 양산시, 울산시, 부산 해운대구와 금정구가 포함됐으며 한수원은 지난 7월 1일부터 장안읍 행정복지센터를 시작으로 8월 5일 울산 북구청에 이르기까지 양산시를 제외하고 12회, 838명의 주민을 대상으로 진행했다.

해체계획서 공람도 7월 1일부터 8월 29일까지 60일간 양산시, 울산시, 부산 해운대구, 금정구의 시·군·읍·면·동 40여 곳에서 진행됐으나 총 120여명 공람, 1일 평균 1곳당 0.05명에 불과, 주민들의 무관심을 드러냈다.

그러나 지역에서는 비상계획구역이라는 이유로 울산 동구, 부산 해운대 등 주민들이 원전에 관심이 적은 지자체에까지 주민설명회를 진행한 것은 원전 가동과 해체의 위험성이 다름에도 불구하고 탈핵 단체의 입장을 지나치게 반영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지자체 공무원들은 코로나 시국에 주민을 동원하는 것에 많은 부담을 느꼈으며 통장 등 관변단체 주민들이 설명회에 주로 동원됐다는 후문이다.

또한 발전소 최인접 지역과 그 이외의 지역은 원전 위험에 대한 주민들 관심도 측면에서 큰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고리1호기 최인접 지역인 장안읍에서 열린 설명회에 가장 많은 사람이 참석했으며 고성이 오가는 등 열띤 분위기였으나 다른 지역은 그렇지 못했다.

울산 동구에서는 오히려 위험성에 대한 우려보다 해체산업에 대한 관심과 원전 가동 중단으로 인한 전기요금 인상을 걱정하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다.

주민 무관심과 관련 탈핵 단체 관계자는 “해체에도 사용후핵연료 등 위험성이 있기 때문에 위험은 존재하며 지자체 공무원들이 주민 홍보에 소홀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자체 관계자는 “현수막은 물론 지역 신문에도 광고했다며 다른 행사보다 홍보에 더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며 “홍보는 오히려 지자체보다 시민단체의 역할”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기장군과 달리 우리 지자체는 원전 전임자도 없으며 코로나, 장마, 태풍 등 시급한 문제가 많다”고 덧붙였다,

비상계획구역 이내에 포함된 양산시는 한수원 관계자가 수차례 방문해 요청했음에도 불구하고 주민 무관심을 이유로 설명회를 열지 않았다.

지역의 한 원전 전문가는 “안전을 강조하는 것에 할 말은 없지만 한수원은 코로나 시국에 주민이 무관심한 설명회를 진행하느니 가동 중인 원전 안전관리에 더 신경 써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설명회나 공람 자체는 큰 문제가 되지 않으나 사용후핵연료 임시저장 문제에까지 관심도가 상대적으로 적은 비상계획구역 이내 지자체로 범위를 확대하면 인구가 적은 원전 최인접 지역의 목소리가 묻힐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다행히 주민설명회에서 코로나 확진자는 나오지 않았으나 전문가들은 “주민설명회 보다는 지자체 홈피에 관련 링크를 연결해 관심 있는 주민들만 보는 것이 낫다”고 말했다.

한수원 관계자가 지난 7월 7일 해운대 문화복합센터에서 고리1호기 최종해체계획서 초안 주민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한수원 관계자가 지난 7월 7일 해운대 문화복합센터에서 고리1호기 최종해체계획서 초안 주민설명회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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