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반기 물량 1200MW 이어 하반기 1410MW
장기고정가격계약 계속 늘려 시장 안정 유도
기존 발전소는 탄소인증 받지 못해 불만 커

1일 신재생에너지센터는 1410MW 규모의 ‘2020년 하반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공고’를 발표했다.
1일 신재생에너지센터는 1410MW 규모의 ‘2020년 하반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공고’를 발표했다.

1410MW 규모의 하반기 장기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이 공고됐다.

1일 한국에너지공단 산하 신재생에너지센터는 ‘2020년 하반기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공고’를 발표했다.

신재생에너지센터는 RPS 상 신재생에너지 공급의무를 갖는 한국수력원자력 등 22개 공급의무자의 의뢰에 따라 공급의무자와 발전사업자 간 신재생에너지공급인증서(REC) 거래에 대한 20년 장기계약 대상 사업자를 선정하고 있다.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이번 입찰 공고를 위해 한국남동발전, 한수원, 한국남부발전, 한국동서발전, 한국서부발전, 한국중부발전 등 6개 공급의무자가 각 235MW씩 총 1410MW를 선정 의뢰했다고 전했다.

작년 하반기 500MW, 올해 상반기 1200MW에 이어 지속적으로 의뢰용량이 확대되고 있다.

정부와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지속적으로 늘어나는 장기고정가격계약 물량을 통해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의 장기계약시장 진입을 유도하는 모양새다.

최근 들어 REC 가격과 계통한계가격(SMP)이 동시에 급격하게 하락하면서 현물시장에서 거래해 온 사업자들의 수익성이 급격하게 낮아지고 있다.

이와 관련 정부는 지난 상반기 입찰에서부터 용량을 대폭 확대하며, 안정적인 장기고정가격시장으로의 진입을 유도하기 위한 신호를 지속적으로 보내고 있다. 이번 입찰에서도 태양광 시장을 불확실성에서 벗어난 안정적인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정부의 스탠스를 확인할 수 있다.

태양광 발전사업자들 역시 장기계약 시장으로의 전환을 위해서는 지속적으로 대용량의 선정 물량이 필수라고 주장해 온 만큼 이번 입찰에서는 정부와 사업자 간 의견이 일치한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이번 입찰은 지난 7월 실시된 탄소인증제가 처음 도입된다는 점에서도 큰 의미를 지닌다. 인증제품에 대한 경제성과 발전사업자들의 선택을 살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탄소인증제를 실시하고 태양광 모듈 생산 과정에서 탄소를 적게 배출하는 제품에 대해 인센티브를 제공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입찰에도 저탄소 태양광 제품 확대를 위해 탄소배출량 검증제품을 사용할 경우 평가 기준에 최대 10점까지 배점을 신설했다. 탄소배출량에 따라 1등급 10점, 2등급 4점, 3등급 1점을 부여하고 계량평가시 입찰 가격과 태양광 모듈 탄소배출량 점수를 합산해 최종 점수를 낸다.

신재생에너지센터와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탄소인증제품의 경우 일반 태양광 모듈 대비 가격이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태양광 업계는 일반 제품 대비 30% 가량 높을 것으로 보고 있지만 센터는 지난해 시범사업 결과 그보다는 낮은 정도로 제품 가격이 형성될 것으로 기대했다.

탄소인증제품 가격이 중요한 이유는 탄소인증제품 배점에서 받은 점수가 입찰가격을 가르기 때문이라는 게 업계 한 관계자의 설명이다. 높은 점수를 받는 만큼 입찰가격을 높게 적어도 승산이 있다는 것.

태양광 업계는 점수 1점을 낮게 받을 때 2.6원 정도 가격을 낮게 적어야 경쟁력이 높아질 것으로 분석한다.

이 같은 상황에서 탄소인증등급을 받은 모듈 가격이 어느 정도 차이를 보이냐에 따라 경제성이 크게 갈릴 수 있다. 상황에 따라선 사업자들이 가격이 저렴한 미인증 제품을 사용해 사업비를 낮추는 선택을 할 가능성도 크다는 얘기다.

신재생에너지센터는 이번 입찰 결과에 따라 추후 탄소인증제품에 대한 배점을 보완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다만 아직까지 탄소배출량을 검증받은 업체가 한 곳도 없다는 게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신재생에너지센터에 따르면 다음 주 중에는 인증제품이 조금씩 나올 것으로 기대된다.

홍기웅 전국태양광발전협회 회장은 이번 입찰과 관련해 “다른 내용들은 업계도 크게 문제를 제기하지 않는데, 탄소인증제 관련한 불만이 크게 제기되고 있다”며 “기존 설치된 발전소 중 단종된 모듈로 탄소인증을 받지 못하는 곳이 대부분인데 입찰에서 1점 당 2.5원 이상 가격 차이가 벌어질 전망이다. 기존 설비에 대한 명확한 해답 없이 제도를 강행하다 보니 사업자들의 불만이 크다”고 말했다.

센터는 탄소인증제가 지난 7월부터 시행돼 탄소배출량 인증제품이 많지 않은 점을 고려, 이번 하반기 입찰부터는 설비용량별 입찰참여기간을 구분하지 않고 일괄적으로 9월 7일부터 9월 29일까지 23일간 접수를 한다.

탄소배출량 검증제품으로 입찰에 참여하는 경우 ‘태양광 모듈 탄소배출량 검증인정서’와 ‘제조업체가 발급한 검증제품 공급확약서’를 모두 제출해야 한다.

이번 입찰은 또 설비 용량에 따른 구간을 기존 ▲100kW미만 ▲100kW이상~1MW미만 ▲1MW이상 등 3개 구간에서 ▲100kW미만 ▲100kW이상~500kW미만 ▲500kW이상~1MW 미만 ▲1MW이상 등 4개 구간으로 개편한다.

구간별 선정 비중은 100kW미만의 경우 한국형FIT 시행을 고려해 총 선정용량의 35%를, 나머지 구간은 접수 용량 결과를 토대로 경쟁률이 유사하게 형성될 수 있도록 배분할 계획이다.

이전까지는 100kW 미만 사업자를 전체 물량의 50%까지 우선 배치했지만 100kW~1MW 구간의 사업자들의 경쟁률이 지나치게 높아지는 부작용이 발생, 이를 해소하기 위한 대책으로 업계는 관측했다.

입찰에 참여하고자 하는 사업자는 에너지공단 신·재생에너지센터 RPS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시스템을 통해 입찰참여서와 첨부서류를 제출하면 된다. 입찰공고와 관련한 기타 자세한 사항 역시 홈페이지에서 확인할 수 있다.

이상훈 신재생에너지센터 소장은 “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 물량이 대폭 확대된 것을 계기로 안정적인 태양광 사업여건이 조성되기를 기대하고, 사업자들의 활발한 참여를 바란다”며 “이번 경쟁입찰에서 처음 도입된 탄소배출량 검증제품에 대한 평가지표를 통해 저탄소 친환경 제품의 사용 확대 등 그린뉴딜 정책 실현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하반기 장기고정가격계약 경쟁입찰의 최종 선정결과는 11월 13일에 발표하고, 오는 12월 중 공급의무자와 20년간의 공급인증서 판매계약을 체결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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