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AS 등록 190개 회사 중 16개만 KS 인증 획득
산업계 현실 파악 안하고 정책 강행 부작용
일부 기관서는 업계 부족한 준비 문제도 지적

태양광 주요설비에 대한 KS 인증 의무화가 지난 7월 시행됐지만 접속함 분야의 시험이 밀리면서 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태양광 주요설비에 대한 KS 인증 의무화가 지난 7월 시행됐지만 접속함 분야의 시험이 밀리면서 업계가 피해를 입고 있다.(사진제공=연합뉴스)

태양광 접속함에 대한 KS 인증이 늦어지면서 업계가 사업 추진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태양광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월부터 태양광 인버터‧접속함 등에 대한 KS 인증이 의무화됐지만 접속함 분야의 시험이 밀려 아직까지 인증을 받지 못한 업체가 적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정부는 기존 정부 보급사업에만 의무적으로 적용했던 태양광 KS 인증제품 사용 제도를 전체 태양광 설비로 확대, 태양광 설비의 품질과 신뢰도를 향상시키기로 했다.

이와 관련 복수의 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지난 2월초 해당 사항에 대해 공지했지만 물리적인 시간 부족 문제로 아직까지 인증을 획득하지 못한 업체가 적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인다.

업계 한 관계자에 따르면 조달청에 태양광 접속함 분야에서 MAS 등록된 190여개 업체 가운데 KS 인증을 획득해 거래하는 업체는 16곳(8월 27일 기준)에 그쳤다. 사실상 대부분의 업체가 KS 인증을 받지 못한 상황이라는 얘기다.

이 같은 문제는 당장 접속함의 KS 인증을 위한 시험기관이 부족하기 때문이라고 업계는 입을 모은다. 태양광 주요설비의 KS 인증을 주관하고 있는 한국에너지공단에 따르면 접속함 분야에서 국내에 시험기관으로 지정된 곳은 한국산업기술시험원(KTL),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KIER), 한국기계전기전자시험연구원(KTC), 한국건설생활환경시험연구원(KCL) 등 총 4곳에 불과하다.

대부분의 기관들이 “지금 신규로 시험을 의뢰하더라도 9월 중에는 시험이 불가능하다”는 답을 내놓았다.

본지 확인 결과 4곳의 시험인증기관 가운데 높이 1m 이상 수준의 대형 접속함 외함의 시험이 가능한 곳은 KTL과 KCL 두 곳에 그쳤다. 대형 제품의 방진방수(IP) 시험을 위한 큰 사이즈의 챔버를 갖춘 곳이 이들 뿐이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100kW 이상 규모의 태양광 발전소에서는 대부분 높이 1m 이상의 대형 접속함 외함을 사용하고 있다.

에너지공단이 지난해 발표한 2018년 신·재생에너지 보급 통계에 따르면 2018년 전체 누적 태양광 발전소 용량은 809만9140kW에 달한다. 이 가운데 100kW 이상은 전체의 61.37% 정도인 497만716kW 정도다.

대형 접속함 외함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는 것.

이 같은 상황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빠른 대책을 내놓지 못하는 모양새다.

에너지공단 역시 이 같은 문제를 인지하고 추가 시험이 가능한 기관을 물색하고 있다고 전했지만 적절한 설비를 갖춘 곳을 찾아야 하는 만큼 빠르게 결과물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이다.

업계는 이 같은 문제를 두고 정부의 성급한 정책 추진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시험 인증을 반드시 실시해야 하는 정책을 시행하면서 시장 상황을 제대로 파악하지 않고 정책을 강행했기 때문에 이 같은 부작용이 발생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제품인증을 받지 못해 2달 가까이 팔지 못하는 상황이 돼 버렸다”며 “정부가 아무런 대책도 내놓지 않고 기다리게만 하는 게 옳은 일인가”라고 꼬집었다.

반면 일부 시험기관에서는 단순히 기관 부족 문제만이 아닌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분석을 내놓았다.

시험 인증 과정에서 일부 업체의 경우 KS 인증에 대한 이해도가 부족해 준비가 미흡한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한 기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와 관련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는 기간을 주는 경우가 쌓여 업체의 시험이 길어지는 문제도 있다고 이 관계자는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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