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S건설이 최근 자회사 자이메카닉스를 설립하며 국내 승강기 시장에 진출했다.

자이메카닉스는 승강기 설치 및 유지·보수 관리업 전문 업체로, 국내 기업으로는 현대엘리베이터에 이어 두 번째 대기업 집단이다.

업계에서는 자이메카닉스의 기술력이나 인프라를 고려했을 때 당분간 국내 시장에 큰 영향을 미치지는 못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S건설의 승강기 사업은 베트남에 뿌리를 두고 있어 국내 승강기 산업의 높은 기술력 차이를 극복하는 것은 상당기간 어려울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적인 의견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이메카닉스를 바라보는 중소 업계의 시선은 여전히 불안에 떨고 있다.

오랫동안 국내 승강기 산업은 소위 빅3(현대, 티센크루프. 오티스) 또는 빅4(빅3, 미쓰비시)라고 불리는 글로벌 대기업들이 주도권을 쥐는 형국이었다. 이런 상황에서 또 다른 대기업의 시장진출은 자신들의 시장점유율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게 중소업계의 속내다.

지금도 승강기 업계 빅4의 신규설치 물량은 전체의 85%, 유지관리 물량은 55% 이상일 정도로 절대적이며, 나머지 시장을 놓고 중소기업들이 경쟁하는 구도다. 여기서 또 한명의 플레이어가 선수로 뛰면 시장점유율 변화는 명약관화(明若觀火)하다.

국내 승강기 업계가 우려하는 자이메카닉스의 문제는 승강기 제조공장이 국내에 없다는 것이다. 아직 시장활동을 제대로 시작하진 않았지만 해외 제조공장만 보유한 채 ‘한국기업’이라는 프리미엄이 붙는 것은 안 될 일이다.

특히 승강기 업종 특성상 승강기 완성업체 하나가 여러 영세한 승강기 부품 중소업체들과 상생하는 구도에서 제품은 해외에서만 만들고 국내에서는 판매만하는 것은 업체들에게 결코 좋게 보일 리 없다.

또 중소기업들은 인력구하기가 어려워 전문지식도 없는 해외 노동자를 고용하고 있는 상황에서 자이메카닉스가 경력직 인력채용에 나서면서 중소기업들의 인력이 빠져 나가는 현상도 한번 곱씹을 필요가 있다.

더 좋은 일자리로 이동하는 것은 근로자들의 권리이자 당연한 현상이지만 국내 승강기 업계의 전체적인 발전을 위해서는 자이메카닉스가 승강기 분야 전문인력을 외부에서 수혈만 할 게 아니라 자체적으로 어떻게 키울지도 고민해야 한다.

지금까지 유일한 국내 대기업이었던 현대엘리베이터는 그동안 국내 공장에서 많은 중소업체들과 협력해왔고, 최근에는 충주지역으로 본사와 공장 이전을 준비하며 일자리 창출, 지역경제 활성화를 이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엘리베이터처럼 대기업이라면 국내 시장에서 단물만 빼먹을 게 아니라 승강기 업계 발전을 위한 역할과 책임이 있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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