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소희 사무총장의 월요객석)3차 배출권거래제의 바람직한 수립 방향은
시장기능 회복과 전 국민의 온실가스 감축 동참 유도해야
작성 : 2020년 08월 19일(수) 19:09
게시 : 2020년 08월 21일(금) 10: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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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소희 재단법인 기후변화센터 사무총장

지난 7월 31일 국회 의원회관 대회의실에서 진행된 토론회는 코로나에도 불구하고 자리가 꽉 찼다. 3차 배출권거래제 할당계획의 핵심과 쟁점을 논의하는 자리였기 때문이다. 다양한 의견을 듣겠다는 정부 관계자의 모두 발언과 달리 이미 정해진 방향과 다른 의견은 무시되는 상황을 연출해 실망스러웠다.

2021년부터 2025년까지 실시되는 3차 배출권거래제의 계획 수립은 기후위기, 그린 뉴딜 등 현재 전 세계 흐름을 고려할 때 매우 중요한 이슈이다. 필자가 소속된 기관에서도 전문가들과 여러 차례 간담회를 진행했고, 여기서 수렴된 공통된 의견들을 모아 3기 계획 수립 및 운영 방향에 대해 제언을 하고자 한다.

첫째,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 달성에 부합할 수 있도록 배출허용총량을 설정하고 그에 따른 합리적인 할당이 가장 중요하다. 지난 1, 2기 때는 제도의 안정화에 목표를 두었고 온실가스 감축에는 크게 기여하지 못했다는 평가를 잘 새겨봐야 한다. 배출권거래제(Cap and Trade)의 핵심은 Cap을 어디에 그을 것인가에 달려있는 것이고 이 부분에 대해 합의를 이끌어 내는데 정부는 가장 노력해야 한다. 그다음은 합리적으로 할당해 할당에 의해 크게 이득 또는 손실을 보는 업체를 최소화해야한다. 제도의 특성상 이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손실을 보는 업체가 발생할 수밖에 없는데 이는 거래제의 시장기능을 통해 해결 될 수 있도록 제도를 설계해야 한다.

둘째, 배출권거래제는 국내 온실가스 감축의 만병통치약이 아니다. 제도의 본래 목적대로 비용을 효과적으로 감축하는 기술 개발을 유도할 수 있는 산업군을 대상으로 우선적으로 운영돼야 한다. 국내 여건상 논란이 발생할 수 있는 부문, 다른 정책으로 감축을 유도할 수 있는 부문 등은 어느 정책이 더 감축에 효과적인지 판단해야 한다. 무리하게 거래제에 포함하여 제도를 복잡하고 예외가 많아지는 상황으로 만드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일례로 환경비용을 연료비에 내재화하겠다는 원칙으로 석탄, LNG의 통합 BM(Benchmark)을 제시하고, 전기업의 경우 업체별 10%의 유상할당 비율과 달리 상향 적용하겠다는 전환 부분 감축 방안 계획이다. 재생에너지를 확대하고 석탄발전을 감축해야 한다는 부분에는 모두 예외 없이 동의한다. 그러나 정부의 계획대로 ‘국제적 동향’ 등을 고려한다면 해외와 같이 전력시장 자율화로 전기요금을 현실화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리고 통합 BM으로 같은 화석연료인데 석탄발전 사업자는 과소 할당에 의한 감축 부담을, LNG 발전사업자는 과도한 횡재이익으로 감축 의지가 무의미해지는 상황을 무리하게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 보다 강화된 BM계수를 각각 적용해 모든 발전업종에게 같은 감축 의지를 부여하는 것이 더 바람직하다.

셋째, 할당 대상업체가 자발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사업을 발굴할 수 있도록 유연성 제도를 더욱 활성화해야 한다. 3기에서 외부사업을 줄여가겠다는 정부의 발표는 1, 2기 정부의 상쇄제도 활성화 정책을 믿고 자발적으로 외부감축사업을 발굴하고 진행한 업체에 오히려 불이익을 줄 수 있다. 정부가 정책의 일관성을 무너뜨리면서‘정책 실패’를 자인한 결과를 만들 수 있다는 얘기다.

LED 및 노후 보일러 교체 등 온실가스 감축이 확실한 사업들이 외부감축사업 형태로 지자체, 시민단체 등이 협력하여 전 국민이 온실가스 감축에 동참할 수 있게 유도해야한다. 또 파리협약의 시장 메커니즘 경험을 미리 쌓고자 발 빠르게 해외 온실가스 감축분 활용을 3기에서 2기로 앞당겨 실시한 만큼, 브릿지 국가로써 한국의 위상을 높일 수 있도록 개도국 기후대응사업의 일환으로 활성화할 필요가 있다.

정부는 환경건전성에 부합하지 않은 사업을 적발하고, 허위 보고 등 업체의 부정을 처벌하는 역할을 해야 한다. 이러한 업체들 때문에 비용 효과적으로 온실가스 감축을 유도할 수 있도록 설계된 유연성 제도를 없애거나 줄이겠다는 신호를 주는 것은 여러모로 효율적이지 않다. 만약 외부 상쇄배출권의 유입 예상량으로 국가 감축 목표 달성에 위험이 생긴다면 상쇄배출권의 사용기간 부여 등 다른 대안을 찾는 것이 더 적절하다.

마지막으로 3기부터 시작되는 배출권 유상할당에 의한 수입을 우선적으로 어떻게 활용할지에 대한 계획을 세워서 공론화하는 과정이 시급히 필요하다. 유상할당 수입은 기존 부처가 가지고 있는 특별회계에 포함돼 유야무야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온실가스 감축이라는 명확한 목적을 가진 기금으로 설치돼서 온실가스 감축, 나아가 에너지 전환 달성에 기여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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