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말 관련 연구용역 발주…전기안전연구원 참여
전선업계 의견 감안해 공신력 있는 테스트 방안 마련

대신전선의 HFIX케이블(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대신전선의 HFIX케이블(기사의 특정사실과 관련 없음).

국가기술표준원이 저독성 난연가교 폴리올레핀 절연전선(HFIX) 수분흡습 테스트의 제도화를 검토 중인 것으로 밝혀졌다.

국가기술표준원(원장 이승우) 관계자는 10일 “HFIX의 수분흡습 테스트를 추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KS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며 “지난달 말 관련 학술연구용역을 발주했다”고 말했다.

이번 연구용역은 ▲HFIX 사용현황·산업동향·사고발생 이력 ▲안전성 검증 관련 시험기준·업계 시험방법 ▲안전성 검증 기준 및 기술의 유효성 검토 ▲관련업계 의견수렴을 통한 안전성 검증 방안 도출 등을 수행하게 된다. 연구 기간은 4개월이며 예산은 2800만원이다.

HFIX는 IEC 국제규격이 적용되며 2종 비닐절연전선(HIV)을 대체하게 된 전선으로 화재발생 시 독성가스가 발생하지 않도록 설계된 제품이다.

그러나 도입 직후 컴파운드 자체 특성으로 인해 전선이 물에 잠기는 상황에서 흡습이 발생하며 문제가 됐다. 이로 인해 절연성능이 저하되며 누전사고로 이어지는 등 각종 사고의 원인으로 지목됐다. 특히 HFIX 주요 생산업체 대부분은 누전으로 인한 민원과 수십억원 규모의 소송 등을 겪기도 했다.

이후 전선업계는 수분 흡습 문제를 보완한 제품을 각각 내놓았지만 이를 입증할 방법이 생산업체의 자체 테스트밖에 없어 공신력을 얻지 못했다.

이 때문에 민간건설사들의 경우 자사 브랜드 아파트에 개선된 HFIX를 사용하는 곳이 많지만, 과거 사고를 겪었던 LH에서는 HFIX와 비닐절연전선(IV)을 혼용할 수 있도록 내부 규정을 바꿨다. 세대 내 바닥배관 등에는 IV를, 공용부 수직·상부배관 및 소방용 내열전선은 HFIX를 적용하는 방식으로 사실상 IV를 채택했다.

연구용역은 지난 5일 입찰참여가 마감된 가운데 전기안전연구원이 응찰한 것으로 확인됐다. 전기안전연구원은 HFIX 케이블 생산업체 약 40여 곳의 수분흡습 테스트 기준을 미리 검토하는 등 사전준비 작업을 마쳤다.

이번 연구용역을 거쳐 KS에 수분흡습 테스트가 포함되면 HFIX의 수요가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LH의 경우 적극적으로 HFIX의 사용을 검토할 것으로 보인다.

LH관계자는 “HFIX의 수분흡습 테스트가 KS에 포함되고 문제가 없다는 사실이 공인되면 사용을 적극적으로 검토할 것”이라며 “HFIX가 IV보다 내열온도가 높아 허용전류가 많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전선업계에서는 이번 연구용역에 대해 큰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오래전부터 수분흡습 문제를 보완한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는 자신감 때문이다.

전선업계의 한 관계자는 “수분흡습 문제는 제조업체들이 이미 기술적으로 극복한 사항”이라며 “그러나 KS를 통해 명문화되는 것 자체는 환영할만한 일”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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