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에너지기업 전환 선언, 2030년 신재생 50GW 확보

BP의 영국 수상태양광 설비.
BP의 영국 수상태양광 설비.

세계적 석유기업인 영국 BP사가 2050년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세부 로드맵을 발표했다. 석유가스 자산을 대량 매각하고 신재생에너지 투자를 대폭 늘리겠다는 계획이다. 발표 당일 주가가 크게 오르는 등 시장에선 대체로 좋은 평가가 나오고 있다.

7일 한국석유공사 페트로넷에 따르면 최근 BP는 2050년 탄소배출 제로를 달성하기 위한 2030년까지의 세부 로드맵을 발표했다.

BP의 탈탄소 로드맵은 기업 전략, 재무구조, 배당정책 등 3개 영역으로 구성됐다.

기업 전략에서 BP는 더 이상 석유 기업이 아닌 국제 에너지 기업(International Energy Company, IEC)으로 진화할 것이라고 선언했다.

이를 위해 2030년까지 250억달러 규모의 석유 및 가스 자산을 매각하는 대신 바이오에너지, 이산화탄소 포집저장(CCS), 수소 등 저탄소 분야에 대한 투자를 10배 이상 증가시켜 50GW의 신재생에너지 생산능력을 확보할 계획이다. 관련 자산과 회사의 인수합병도 계획하고 있다.

석유가스 매장량은 2019년 1억9000만boe(일일 석유환산배럴)에서 1억1000만로 약 40% 감축되며, 석유가스 생산량은 현재 일일 260만boe에서 150만boe로 약 40% 감축될 예정이다. 생산량 감축은 인위적으로 하기보다는 자산 노후화로 진행한다. 특히 석유가스사업은 새로운 국가로 영역을 확대하지 않고 연간 탐사비용도 3억~4억달러 감축한다.

재무구조에서는 2025년까지 자금 사용에 명확한 우선순위를 부여한 후 이에 따라 지급할 계획이다.

1단계로 차입금을 기존 400억달러에서 350억달러로 감축하고 2단계에서는 140억~160억달러 규모로 줄힌다. 2단계 지출은 주로 신재생에너지 분야에 집중될 예정이다.

주주배당에서는 올해 2분기 배당금을 1분기 대비 50% 줄인 주당 0.053달러로 하고 배당총액도 기존 80억달러에서 40억달러로 줄힌다. 이러한 배당 축소는 앞으로도 지속될 예정이다. 자산 매입 후 잉여자금은 자사주 매입에 사용해 발행 주식 축소를 통해 주주 이익을 높일 계획이다.

우드맥킨지 분석에 따르면 BP는 올해 1분기 배당을 축소할 필요가 없었다. 지난 수년 간 자산 처분을 통해 충분한 현금을 확보한 상태였고 브렌트유 기준 배럴당 40달러 상황에서도 약 80억달러의 배당이 가능했다. 그럼에도 배당을 축소한 것은 향후 저탄소 분야 투자 재원을 확보하기 위한 것으로 추정됐다.

BP의 탄소제로 세부 로드맵이 발표된 당일 BP의 주가가 6.8% 급등하는 등 시장에선 긍정적 평가가 나왔다. 우드맥킨지는 BP의 로드맵이 석유메이저의 탄소제로 계획 중 가장 명확하고 구체적이라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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