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유사, 3분기 ‘V자’ 회복 가능하다
7월 수출 여전히 부진, 마이너스 마진 지속
크랙마진 손익분기 넘어, 重질원유 수입 증가
작성 : 2020년 08월 04일(화) 11:15
게시 : 2020년 08월 04일(화) 1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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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여수 화학단지 전경.

여전한 마이너스 정제마진 속에 7월 석유제품 수출도 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서 정유업계의 3분기 V자 반등 희망이 다소 꺾인 모양세다.

그래도 희망의 불씨는 살아 있다. 중질제품에서 고급제품을 재생산해 얻는 크랙마진은 높아지고 있어 고도화율이 높은 국내 정유업계에 유리하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4일 산업통상자원부 7월 수출입 동향 자료에 따르면 7월 석유제품 수출액은 20억1600만달러를 기록했다. 전분기 대비 27.1% 증가했지만, 전년 동기 대비로는 43.2% 감소해 여전히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 사태로 올해 상반기 역대 최악의 시기를 보낸 정유업계는 3분기 사태 완화와 함께 실적 반등을 기대했다. 하지만 사태 장기화로 인해 수요 회복이 지연되면서 반등 시기도 늦어지고 있다.

세계에서 석유 수요가 가장 많은 미국은 최근 하루 확진자 수가 4만명 이상을 기록하며 캘리포니아주 등 50개주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재봉쇄 결정을 내렸다.

현재 정유업계 실적 회복의 발목을 잡고 있는 것은 물량보다는 마진이다.

올해 상반기 수출물량은 2억4708만배럴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4.3% 감소에 그쳤다. 반면 제품 수출단가(배럴당)는 올해 상반기 평균 49.34달러로 지난해 상반기 평균의 73.19달러보다 32.6%나 감소했다.

이로 인해 제품가격에서 원유도입가격과 생산비용을 뺀 단순 마진은 3월 3째주부터 6월 3·4째주를 제외하고 최근까지 마이너스를 보이고 있다. 정유업계의 손익분기점 정제마진이 배럴당 3~4달러인 점을 감안하면 팔면 팔수록 손해가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마이너스 마진 속에서도 현대오일뱅크는 업계 유일하게 2분기 132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해 시장을 깜짝 놀라게 했다.

이는 고도화설비 덕분이다. 고도화설비는 1차 정제설비에서 나온 벙커C유나 아스팔트와 같은 저급제품을 재정제함으로써 휘발유나 경유와 같은 고급제품을 뽑아내 부가가치를 극대화하는 장치다.

현대오일뱅크는 정유 4사 중 고도화율이 40.6%로 가장 높다. 하루 정제량은 69만배럴이며, 고도화설비로 28만배럴을 재정제할 수 있다.

이처럼 수요 부진과 마이너스 마진의 절망 속에서도 높은 고도화율은 희망이 되고 있다. 고도화설비를 통한 크랙마진은 손익분기점을 넘고 있기 때문이다.

하이투자증권에 따르면 8월 1째주 원유 운송기간을 감안한 1달 지연(레깅) 크랙마진은 휘발유95(옥탄가) 3.9달러, 경유 0.05%(황함량) 9달러이다.

나머지 3사의 정제량과 고도화율은 ▲SK이노베이션 111.5만배럴(SK에너지 84만배럴, SK인천석유화학 27.5만배럴), 29.2% ▲GS칼텍스 80만배럴, 34.3% ▲에쓰오일 66.9만배럴, 33.8%이다. 정유 4사의 총 정제능력은 하루 327.4만배럴이며, 평균 고도화율은 34.5%이다.

우리나라의 고도화율은 세계에서도 높은 편이다. 석유가스 전문매체 Oil & Gas Journal에 따르면 2019년 3월 기준 주요국의 고도화율은 미국 56%, 독일 41.1%, 브라질 28.9%, 일본 24.6%, 중국 22.3%, 러시아 16.4%, 사우디 14.4% 등이다.

특히 국내 업계는 크랙마진을 극대화하기 위해 가격이 가장 저렴하면서도 저급제품이 많이 생산되는 중(重)질원유 사용을 늘리고 있다. 한국석유공사에 따르면 중(重)질원유 수입량은 1월 1731만배럴에서 6월 1770만배럴로 증가했다. 반면 같은 기간 경(輕)질원유 수입량은 6345만배럴에서 3994만배럴로 감소했다. 6월 기준 중질원유와 경질원유의 평균 도입단가는 각각 배럴당 26.89달러, 29.94달러로 3달러 이상 발생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석유 시황이 어렵기는 전세계가 똑같지만 우리나라는 높은 고도화율을 통해 피해를 최소화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되고 수요가 회복되면 국내 정유업계가 가장 큰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윤병효 기자 기사 더보기

chyyb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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