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획)“자원무기화 걱정마”…한국광물공사 핵심광물 65일분 비축
군산비축기지 희유금속 10종 비축, 9종 추가 예정
희토류 등 민간 대여로 수급 위기 피해 최소화
감사원 지적에도 비축업무 이원화 해결 안돼
작성 : 2020년 07월 16일(목) 14:03
게시 : 2020년 07월 16일(목) 14: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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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광물공사 군산비축기지에서 유송 소장이 비축광물을 소개하고 있다.

2010년 세계 자원시장에서 이정표적인 사건이 발생했다. 중국과 일본이 댜오위다오(센카쿠열도)를 두고 영토분쟁을 벌이고 있는 중에 일본이 영해를 침범한 중국 선원을 구금하자 중국이 희토류 수출 금지를 선언한 것이다. 희토류는 하이브리드차에 필요한 핵심 광물이다. 당시 하이브리드자동차가 최대 수출품목이었던 일본은 즉각 선원을 석방하며 사실상 백기를 들고 말았다.

이 사건은 자원무기화의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자원빈국인 우리나라는 자원무기화와 수급 위기에 대비해 광물 비축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광물비축은 한국광물자원공사와 조달청이 나눠 맡고 있다. 광물공사는 전략적 차원에서 첨단산업에 필요한 희유금속을, 조달청은 경제적 차원에서 산업에 필요한 비철금속을 맡고 있다.

전북 군산 군장산업단지에 위치한 광물공사 비축기지에는 희유금속 10종이 보관돼 있다.

광물공사는 2004년 공사법 개정을 통해 광물비축사업을 실시하고 있다. 2007년 조달청의 이천비축기지를 임대해 사업을 진행하다 공간이 부족해 2009년 조달청 군산기지 안에 신축기지를 짓고 2011년부터 2012년까지 크롬 등 비축광물을 이전했다.

광물공사 군산비축기지는 일반창고(면적 2만7170㎡)와 특수창고(면적 2978㎡)로 구성돼 있다. 일반창고에는 크롬 등 환경변화에도 물성변화가 없는 광물이 비축되고, 온습도 제어가 가능한 특수창고에는 희토류 등 민감한 광물이 비축되고 있다.

유송 군산비축기지 소장은 “반도체, 태양전지, LED에 들어가는 갈륨의 경우 습도가 60%를 넘으면 녹는 성질이 있다”며 “환경에 민감한 광물은 진공포장을 통해 특수창고에서 보관하고 있다”고 말했다.

◆브라질 95% 생산 니오븀 등 희유금속 10종 비축
현재 군산비축기지에는 크롬, 몰리브덴, 안티모니, 티타늄, 텅스텐, 니오븀, 셀레늄, 희토류, 갈륨, 지르코늄 등 희유금속 10종이 비축돼 있다. 전체 비축량은 크롬 67만t 등 총 68만t으로, 목표 비축일수인 64.5일을 채우고 있다.

비축광물 대부분은 우리나라 산업에 없어서는 안되며 주로 특정 국가에서만 생산돼 수급 위기 우려가 있는 금속들이다.

가장 많이 비축돼 있는 크롬과 몰리브덴은 스테인리스강 및 합금강 제조에 쓰여 산업발전에 반드시 필요하다. 배터리나 전선피복 난연제로 쓰이는 안티모니는 중국과 러시아에서 90%가 생산된다. 0.1%만 함유돼도 초합금강이 되는 니오븀은 브라질에서 95%가 생산된다. 다이아몬드급의 경도를 만들어내는 텅스텐은 중국에서 60%가 생산된다.

유 소장은 “브라질에서만 생산되고 있는 니오븀의 경우 자원무기화가 아니더라도 자연재해나 현지 사정으로 수입이 중단되면 국내 산업에 적지 않은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이러한 필수금속들을 60일 이상 비축해 둠으로써 수급 중단 위험을 크게 줄일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군산비축기지 특수창고에 보관돼 있는 희토류 제품.
◆2017년부터 민간 대여 및 방출, 수급 위기 최소화
광물공사는 단순히 광물을 비축만 하지 않고 2017년부터 민간 대여 및 방출까지 함으로써 수급 위기로 인한 국내시장 피해를 최소화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

비축광물 대여제도는 원료 수급이 어려운 업체에 일부를 대여하고 현물로 상환받는 것이다. 방출제도는 가격급등 등 중대한 수급위기 시에 비축물량을 수요업체에 매각하는 것이다.

유 소장은 “비축광물은 산업현장에서 바로 사용할 수 있는 제련된 상태로 보관된다”며 “수급 위기 상황에서 해외 발주 시 최장 90일이 소요되지만 광물공사에서 대여하면 5일이면 공급이 가능해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광물공사는 2017년 이후로 총 18건(8개 업체 775t)을 대여했다.

◆조달청과 비축업무 이원화, 국가적 낭비 지적
주요 선진국들은 자원무기화에 대비해 해외자원개발과 비축사업을 연계하는 일원화 정책을 실시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자원개발과 비축을 연계해 석유 개발과 비축은 한국석유공사에서, 천연가스 개발과 비축은 한국가스공사에서 맡고 있다. 하지만 광물 개발과 비축은 한국광물자원공사가 전담하지 못하고 있어 국가적 낭비가 발생한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현재 광물비축은 광물공사과와 조달청으로 이원화돼 있다. 광물공사는 희유금속 10종을 맡고, 알루미늄 및 동과 같은 비철금속 6종과 희유금속 9종은 조달청이 맡고 있다.

감사원은 2012년부터 2017년까지 원자재 비축관리 실태를 감사하면서 조달청의 광물 전문성이 부족하고 경제비축 효과가 미미하다며 비축기능을 일원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따라 지난 6월 ‘금속자원 비축기관 협의회’를 통해 조달청의 희유금속 9종을 모두 광물공사로 이관하기로 했지만 비철금속 6종은 여전히 조달청에 남게 됐다.

광물업계 한 관계자는 “광물 확보 전략은 산업통상자원부가 맡고 있지만 정작 비축은 기획재정부 산하의 조달청이 맡고 있어 지시 감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실제로 광물공사가 암바토비 광산에서 니켈, 코발트를 생산하고 있는데 조달청이 이를 과잉 비축해 감사원 지적도 받았다”며 “정부 차원의 유기적이고 일괄된 자원확보 정책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윤병효 기자 기사 더보기

chyyb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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