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주변에서 주식투자를 고민하는 사람들이 유독 많아졌다.

그도 그럴 것이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위축이나 2차 팬데믹 우려에도 불구, 우리나라를 포함한 글로벌 증시는 수직 상승하고 있기 때문이다.

3월 19일 장중 최저치(1439p)를 찍었던 코스피는 모든 경제전문가들의 전망을 비웃 듯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대다수가 2차 급락 내지 지지부진한 L자형 흐름을 점쳤지만, 시장은 완벽한 V자 반등으로 움직이고 있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한 각국 정부의 과감한 통화정책과 제로금리로 완성된 풍부한 유동성, 포스트 코로나 이후 경제 회복 기대감 등은 역대급 강세장을 연출하고 있다.

주가는 궁극적으로 기업의 미래 가치에 수렴한다는 것, 실적이 좋거나 앞으로 좋아질 것이란 믿음 아래 상승한다는 전통적이고 보편적 시각도 무너지고 있다.

이에 발맞춰 투자자들도 주식시장에 거침없이 뛰어들고 있다. 개인들의 러시는 동학개미운동, 주린이(주식+어린이) 등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주가지수가 앞으로 오를 것인지, 내릴 것인지 예상하는 것은 무의미하고 알 수도 없다. 전문가도 언론도 오르면 오르는 대로, 내리면 내리는 대로 온갖 이유를 갖다 붙일 뿐이다. 그저 뒷북만 열심히 쳐대는 셈이다. 11살 때 38달러로 투자를 시작해 100조원대 거부가 된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89) 조차도 “지수 향방은 모른다”고 했다.

그런 맥락에서 일종의 홀짝게임이나 다름없는 레버리지나 인버스에 과도하게 베팅하는 것은 리스크가 더욱 클 수밖에 없다.

주식시장은 자본주의가 잉태한 ‘합법적 도박판’이라 불린다. 철저한 제로섬 게임이다. 기관이나 외국인 투자자에 비해 정보력과 자금력에서 상대가 안 되는 개미가 무작정 뛰어들었다가는 수익은커녕 원금을 날리기 딱 좋은 전쟁터다.

그렇다고 아무것도 하지 않을 순 없는 노릇이다. 워런 버핏이 후회하는 일 중 하나가 더 어린 나이에 투자를 시작하지 못한 것이라고 한다.

직접투자의 위험성을 회피하는 가장 현실적 대안은 적립식 간접투자다. 적립식 투자의 핵심은 ‘코스트 애버리지(cost average)’다. 시간이 갈수록 평균 매입단가를 낮추는 것이다. 물론 대세 상승기엔 한 번에 베팅한 거치식 투자보다 수익률이 낮을 수 있으나, 본래 적립식 투자의 진짜 미덕은 손실을 줄이는 것이다.

모든 투자자가 나만은 수익을 낼 것으로 굳게 믿고 직접 투자에 뛰어들지만 현실은 정반대다. 내 소중한 자산을 잃지만 않아도, 온전히 지킬수만 있어도 처절한 전쟁터에서 이미 절반은 이긴 싸움이다.

투자를 시작했다면, 이제 남은 것은 오로지 ‘시간’에 투자하는 것이다. 우리는 노동력의 대가로 돈을 번다. 주식시장에서 노동력에 해당되는 게 바로 시간이다. 시간 투자는 어쩌면 개인들이 유일하게 살아남을 수 있는 생존 비법이다. 단, 좋은 기업이라는 전제는 필요조건이다.

워런 버핏과 함께 버크셔 해서웨이를 이끌어 온 찰리 멍거 부회장(96)은 “투자란 훌륭한 회사를 찾아내 그저 엉덩이를 붙이고 앉아 있는 것”이라고 했다.

누가 뭐래도, 어떤 시련이 와도, 이 말을 명심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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