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완도 해저케이블 사업 참여 고민”
한국시장 꾸준히 노크…향후 생산라인 구축도 검토

세계 최대 전선기업인 프리즈미안 그룹이 한국시장 진출을 적극 추진하고 있다.

이탈리아 프리즈미안 그룹(Prysmian Group)은 연 매출액 13~14조원대의 세계 1위 전선기업이다. 2010년대 들어 드라카와 제너럴케이블을 잇따라 인수하며 단숨에 넥상스 그룹을 제치고 전 세계 넘버원 자리에 올랐다.

프리즈미안은 특히 최근 한국전력이 진행하는 ‘완도~제주 #3HVDC 해저케이블 건설사업’ 참여를 검토하고 있다.

그룹의 한국 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송광석 프리즈미안 이사는 “초고압과 해저케이블을 담당하는 프리즈미안 파워링크 사업부문은 레퍼런스와 기술력 면에서 명실공히 세계 넘버 원”이라며 “이태리와 핀란드, 노르웨이, 독일 등 4곳에 해저케이블 생산라인을 보유한 우리 그룹도 당연히 제주~완도 넘버3 사업에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

다만 프리즈미안은 두 번의 유찰 끝에 오는 9일 재입찰을 진행하는 해당 사업에 실제 참여할지 여부를 놓고 장고를 거듭하고 있다. 글로벌 기업 입장에서 입찰 조건에 불리한 점이 많고 사업적 리스크가 적지 않다는 판단 때문이다.

송 이사는 “결론부터 얘기하면 응찰 가능성은 있으나 참여여부는 불투명하다”고 운을 뗐다.

그는 “기본적으로 해외기업이 제주~완도 사업을 수행하기는 여러모로 어려운 부분이 많다”면서 “예상되는 리스크를 어떻게 얼마나 헤지할 수 있느냐를 면밀히 검토하면서 사업 참여를 저울질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1950년대부터 해저케이블 사업을 시작한 프리즈미안그룹은 해저케이블 공급과 시공을 함께 턴키로 수행하는 걸 기본 원칙으로 삼고 있다.

그러나 제주~완도 사업은 해외 케이블 기업의 경우, 우리나라 전기공사 및 통신공사 면허를 보유한 시공업체와 컨소시엄을 맺어야 낙찰을 받을 수 있는 전제조건을 갖추게 된다.

송 이사는 “우리가 만든 케이블을 다른 기업이 시공하는 것은 프리즈미안이 그동안 글로벌 무대에서 수행해온 수십 건의 턴키 해저케이블 프로젝트와는 완전히 다른 형태의 비즈니스”라며 “반면 시공에 문제가 생길 경우 케이블 업체가 일차적 책임을 져야하는 등 리스크는 상대적으로 적지 않다”고 지적했다.

프리즈미안은 이번 입찰 참여 여부와는 별도로 그동안 한국 시장에 끊임없이 문을 두드려 왔다.

이미 민수 시장에선 초고압케이블을 공급한 경험이 있고 앞으로 활성화가 예상되는 해상 풍력 시장에도 지속적인 관심을 나타내고 있다.

특히 시공비를 크게 절감하면서 해상풍력에 최적화된 에틸렌-프로필렌(EPR) 절연 케이블 기술력을 적극 어필한다는 복안이다.

송 이사는 “한국의 모든 해상풍력 사업에 프로젝트 견적을 내면서 시장 진입을 적극 타진하고 있다”며 “아직 시장 초기형성 단계지만 앞으로 활성화가 본격화되면 프리즈미안의 움직임도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또 “과거 얘기지만 대한전선이나 티엠씨 인수를 시도했을 만큼 프리즈미안은 한국을 꽤 매력적인 시장으로 보고 있다”며 “중장기적으로 한국에 생산라인을 구축하는 방안도 꾸준히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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