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 세계적으로 가장 존경하는 전기위인을 떠올린다면 단연 에디슨과 테슬라일 것이다. 지금부터 130년 전인 1880년대 전기가 보급된 이후 ‘직류전기(DC)’ 토머스 에디슨과 ‘교류전기(AC)' 니콜라 테슬라의 전류전쟁은 고전압 장거리 송전이 가능한 장점으로 테슬라가 승리 하였으나, 21세기 현재는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 고압직류송전(HVDC, High Voltage Direct Current) 기술개발 등으로 신뢰성 높은 전력공급이 가능해 짐에 따라 전기공급 방식의 논란인 전류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은 듯 하며, 오히려 전력설비 첨단화 및 디지털화를 통한 수요관리의 중요성이 강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 각국은 공급 중심에서 에너지 효율화와 수급안정에 집중하고 있다.

국내에서도 탈원전, 탈석탄의 에너지 전환정책 기조 아래 2019년 3차 에너지기본계획을 수립하여 재생에너지 발전비중을 2017년 7.6% 수준에서 ’40년 30~35%로 확대하고 에너지 수요 18.6% 감축과 소비효율 38% 개선을 목표로 설정하였으며 올해 이를 근간으로 한 9차 전력수급 기본계획을 확정할 예정이다.

에너지 효율개선과 수급안정을 위한 방법으로는 다양한 방법이 시도될 수 있으나 필수적으로는 실시간 에너지정보 수집, 안정적 검침데이터 전송, 그리고 효율적 에너지관리를 위한 시스템 구성이 선결조건이며, 이를 뒷받침하는 기술이 바로 지능형 검침 인프라(AMI, Advanced Metering Infrastructure)이다.

AMI는 전기사용량을 인력검침 방식에서 디지털화된 자동검침 설비를 이용하여 실시간으로 측정하고 양방향으로 전력데이터를 제공하는 지능형 원격검침 시스템으로 소비자는 효율적 전기사용으로 전기요금을 절감하고, 전력회사는 전력사용량 예측과 전력설비 운영 효율화로 전력수급 균형과 안정화에 기여할 수 있는 장점이 있으며, 국가적으로도 전력수요 관리에 지대한 공헌을 할 수 있다.

기상청에 따르면 올 여름은 무더위가 기승을 부릴 것으로 전망되며, 예상 밖의 폭염이 이어질 경우 전력수요를 정확히 산정하기 어려울 수 있다. AMI는 이런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하나의 도구이자 솔루션으로 각 가구별 전력사용 정보를 시간대별로 측정하고 전기소비 패턴을 분석하여 정확한 전력수요 예측에 기여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국내 AMI는 2010년 50만호 시범사업을 시작으로 누적 1,000만호를 돌파하였으며 그간의 사업 경험과 기술 노하우 활용으로 현장 설비개선과 운영시스템 안정화에 지속적인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먼저 현장 옥외설비의 한계로 인한 전력선 잡음과 전파 음영지역 해소가 무엇보다 중요함에 따라 IoT-PLC, Wi-SUN 등 유무선 통신방식을 접목한 차세대 데이터집중장치(K-DCU) 개발로 검침성공률을 99% 이상으로 개선하였으며, 검침 프로토콜 최적화와 보안기술 고도화를 추진 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2000만호 AMI 고객 확대에 대비하고 24시간 중단 없는 운영시스템 확보를 위하여 신 서버시스템 구축에 최선을 다하고 있으며 계시별요금제 도입, 희망검침일제 확대 등의 대국민 서비스 개발과 실증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향후 미래 신재생 분산전원 수용을 위한 통합 계량관리 시스템 구축, 민간 공동주택으로 AMI 확대보급 및 전국 AMI 구축완료 등에 대비한 신서비스 개발을 중점적으로 추진할 필요가 있다.

2020년 우리는 코로나로 인한 전례 없는 경험을 하고 있다. 확실한 것은 보건, 의료, 유통 등 산업 전반에 걸쳐 비대면 사업으로 전환이 불가피하며, 에너지산업에서는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의 4차 산업혁명 기술을 접목한 AMI가 대안이 될 수 있다는 점이다.

지난 100년이 미국 내부의 에디슨과 테슬라의 전류전쟁 이었다면 이제는 AMI 검침데이터를 활용한 신서비스 개발 및 확대 등으로 국가 간의 에너지 효율화 전쟁이 가속화 될 것이다. 이에 국내 전력산업을 넘어 에너지 관련 업계 종사자들은 신기술 및 서비스 개발에 상호협력하고 AMI 저변확대를 위한 노력을 병행한다면, 머지않아 글로벌 선도는 물론 궁극적으로는 진정한 에너지 전쟁의 승자가 될 것이다.

한전KDN AMI사업처장 신재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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