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월 전기차 누적판매 유럽만 성장
테슬라 빼면 모두 韓 배터리 채택

LG화학 폴란드 배터리 공장.
LG화학 폴란드 배터리 공장.

<@1>

코로나19 여파에도 성장을 지속한 유럽 전기차 시장. 전기차의 핵심부품인 배터리 공급을 한국 배터리 3사가 싹쓸이했다. 연말까지 공장 증설도 완료될 예정이어서 3사의 유럽 판매는 더욱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9일 증권사 및 배터리 업계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여파로 세계 전기차 판매가 크게 축소했지만, 유일하게 유럽 판매만 성장세를 보였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4월까지 세계 순수전기차(BEV) 판매량은 37만9000대로 전년 동기 대비 25.5% 감소했다.

세계 최대 시장이었던 중국 판매량은 13만8000대로 55.4% 감소했고, 미국 판매량은 5만7000대로 0.2% 감소했다. 반면 유럽 판매량은 15만4000대로 33.3% 증가하면서 중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으로 부상했다.

전기차의 핵심부품은 차 값의 절반을 차지하는 배터리. 세계 최대로 성장한 유럽 전기차 배터리 시장을 LG화학, 삼성SDI, 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가 싹쓸이했다.

증권 및 배터리업계에 따르면 배터리 3사의 유럽시장 점유율은 70~100%이다. 유럽에서 판매되고 있는 전기차를 기준으로 할 때는 점유율이 70%이지만, 유럽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를 기준으로 할 때는 100% 수준이다.

현대차증권 강동진 연구원은 “유럽 전기차 판매 1위인 테슬라의 30% 점유율을 제외하면 나머지 70% 차량은 모두 한국 배터리를 쓰고 있다”며 “유럽에서 생산되는 전기차들은 100% 한국 배터리를 쓰고 있다고 봐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올 하반기부터는 배터리 3사의 증설 등으로 유럽 판매량이 더욱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LG화학 폴란드 공장은 올 초 연 30GWh 생산규모를 연말까지 60GWh로 증설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올해 글로벌 전체 생산규모는 100GWh로 늘어나게 된다.

삼성SDI는 가장 큰 헝가리 공장을 포함해 글로벌 전체적으로 20GWh 생산규모를 갖고 있으며, 현재 헝가리 공장은 증설작업이 진행 중이다.

SK이노베이션은 하반기부터 연 7.5GWh 규모의 헝가리 코마롬 1공장이 본격 가동되며, 2022년 양산을 목표로 9GWh 규모의 2공장 건설이 한창이다.

한국 배터리를 견제하기 위해 미국의 테슬라, 중국의 CATL이 전기차 성지로 불리는 독일에 직접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고 있지만, 양산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의 시간이 소요돼 당분간 한국 배터리의 질주는 계속될 예정이다.

CATL은 내년 하반기 완공을 목표로 독일 에르푸르트에 배터리 생산공장을 짓고 있으며, 테슬라도 내년 7월 가동을 목표로 독일 브란덴부르크에 연간 50만대 규모의 기가팩토리를 짓고 있다.

유럽은 자체적으로 배터리 생산 능력을 갖춰 한국 배터리를 견제하려 하고 있다.

독일 자동차기업 오펠과 프랑스 에너지기업 토탈의 합작법인 ‘오토모티브 셀 컴퍼니(ACC)’는 총 20억 유로(약 2조6000억원)를 투입해 독일과 프랑스에 각 24GWh 규모의 배터리 공장을 건설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통해 2030년까지 연간 100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업계 관계자는 “테슬라와 CATL이 독일에 공장을 짓고 있지만, 양산까지는 최소 1년 이상이 소요되고 단가 경쟁에서 한국 배터리를 이기긴 쉽지 않을 것”이라며 “설사 이들이 경쟁상대로 커진다 해도 유럽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인 성장을 하고 있기 때문에 한국 배터리 판매는 계속 확대될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