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용 전력 수요 감소로 발전용 수요 대폭 감소
5월 재고량 60~70%, 가을쯤 재고초과 올 수도
가스공사, 공급사에 도입 연기 및 감축권 요청

한국가스공사 평택기지에서 LNG선의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 평택기지에서 LNG선의 하역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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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여파로 액화천연가스(LNG) 수요가 급감하면서 자칫 가을경 LNG 재고가 저장용량을 초과하는 사태가 벌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LNG 수입을 도맡고 있는 가스공사는 도입 연기, 도입량 감축 등을 추진하고 있다.

8일 가스업계에 따르면 코로나19 여파로 전력 수요가 급감하면서 덩달아 발전용 LNG 수요도 크게 감소하고 있다.

한국가스공사에 따르면 1분기 천연가스 판매량은 1091만2000t으로 전년 동월 대비 2.1% 감소했으며 코로나19 여파가 본격적으로 미친 4월 판매량은 226만3000t으로 전년 동월 대비 17.4% 감소했다. 특히 4월 판매에서 도시가스용은 6.1% 감소한 반면, 발전용은 32%나 감소했다.

코로나19 사태가 지속되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5월 이후의 천연가스 판매량도 4월 만큼 크게 감소할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LNG 재고가 예상치를 웃돌면서 국내 천연가스 수급을 책임지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는 비상이 걸렸다. 현재 재고량은 60~70%가량인데, 여름철부터 본격적으로 LNG 수입물량이 들어오기 때문이다. LNG는 냉방전력과 난방전력 수요에 대비해 여름철과 겨울철에 집중적으로 수입되고 있다. 하지만 올 여름 발전용 LNG 수요는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가스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여름철에도 전력 수요가 그리 많지 않을 것으로 예상되는데다, 신재생에너지 전력공급량도 크게 늘어 발전용 LNG 수요가 예전보다 밑돌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력거래소에 따르면 3월 신재생에너지 전력거래량은 1931GWh로 전년 동월 대비 43.2% 증가했고 4월 거래량은 1922GWh로 45.8% 증가했다.

업계에선 천연가스 수요가 가장 적은 10월경 재고가 저장용량을 초과하는 탱크탑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이에 대비해 가스공사는 LNG 공급사에 도입시기 연기, 도입량 감축 등을 요청하고 있지만 초기 불리하게 맺은 계약 조건 때문에 여의치 않은 상황이다. 가스공사는 수급 안정을 위해 통상 LNG 공급사들과 20년 가량의 장기계약을 맺고 있는데, 대부분이 TOP(Take or Pay)나 도착지 제한이라는 수입사에 불리한 조건으로 이뤄져 있다.

TOP 조건은 가스공사와 같은 수입사가 물량을 무조건 가져가거나, 그러지 못할 경우엔 돈으로 배상해야 하는 방식이며 도착지 제한은 가스공사와 같은 수입사가 이 물량을 제3자에 절대 되팔수 없도록 하는 방식이다. 20여년 전에는 공급사가 시장우위를 점하고 있어 이처럼 불리한 계약이 맺어진 것이다.

가스공사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수요가 크게 감소하면서 재고 수위가 높아지고 있다”며 “공급사에 도입시기 연기나 도입물량 감축 등을 요청하고 있다”고 말했다.

LNG는 기체상태의 천연가스를 운반하기 쉽도록 영하 162도로 낮춰 액체상태로 만든 것이다. 이 때문에 LNG를 유지 보관하기 위해서는 많은 에너지가 투입되며 자연적으로 기화되는 양도 만만치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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