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카타르 25년 LNG 교역...끈끈한 경제적 우정
1월 양국 정상회담에서 국가 간 수급 합의 가능성

지난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대표가 화상회의를 통해 사드 쉐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 칼리드 빈 할리파 알 따니 카타르가스 CEO와 LNG운반선 슬롯예약계약 MOA 서명식을 진행했다.
지난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성윤모 산업통상자원부 장관과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 대표가 화상회의를 통해 사드 쉐리다 알 카비 카타르 에너지 장관, 칼리드 빈 할리파 알 따니 카타르가스 CEO와 LNG운반선 슬롯예약계약 MOA 서명식을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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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조선 3사가 카타르로부터 LNG(액화천연가스)운반선 100여척을 수주하는 잭팟을 터트렸다. 총 23조6000억원 규모다. 특히 카타르 발주 목표량의 90% 이상을 국내 업계가 싹쓸이 한 것이어서 그 의미가 더 크다는 평가다.

이 같은 수주 잭팟의 배경에는 국내 조선사의 우수한 건조기술력도 있지만, 25년 동안 한국과 카타르 간의 LNG 교역으로 생긴 끈끈한 경제적 우정도 한 몫 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의 각 대표는 지난 1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화상연결을 통해 카타르페트롤리엄(QP)과 LNG운반선 슬롯예약계약 합의각서(MOA)에 서명했다.

슬롯은 선박 건조장으로, 슬롯 예약은 실제 선박 수주 계약보다 리스크를 낮출 수 있는 방식이지만 대부분은 실제 수주로 이어지고 있다.

조선 3사는 이번 계약으로 업체당 33척 가량, 금액으론 7조7000억원 가량을 수주하는 효과를 거두게 됐다. 코로나19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울산, 거제 지역경제에 큰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예상된다.

우리나라는 1995년부터 카타르 LNG를 수입하고 있다. 국내 LNG 수입을 도맡고 있는 한국가스공사는 지난해 카타르로부터 1132만t을 수입했다. 이는 가스공사 총 수입량 3373만톤t의 37% 비중으로, 국내 수입국 중 가장 많은 양이다. 카타르로서도 우리나라가 최대 수출국이다.

또한 우리나라는 카타르 LNG를 가장 비싼 가격에 들여오고 있다. 지난해 기준 카타르 LNG 도입단가는 t당 600달러로, 이는 평균 도입단가 505달러 대비 20% 가량 비싼 수준이다. 특히 카타르 LNG를 수입한지도 1995년 이후 벌써 25년이나 됐다.

카타르 입장에선 가장 많은 물량을 가장 비싼 가격에 그것도 25년간이나 수입해주고 있는 한국이 고마운 존재일 수밖에 없다.

향후 10년 이내 LNG 시장은 극심한 공급과잉에 시달릴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과 호주에서 막대한 물량이 쏟아져 나오고 있으며, 금세기 최대 매장량이 발견된 모잠비크에서도 개발이 한창 이뤄지고 있다.

카타르도 현재 연간 7700만t 수준의 생산량을 2027년까지 1억2600만t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카타르로선 안정적인 수입선을 확보하는게 급선무인 상황이다.

이러한 상황 때문에 카타르가 우리나라에 LNG선 잭팟을 선물하고, 이면에 안정적인 LNG 수급계약을 요구한게 아니냐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이번 수주 쾌거는 올 1월 문재인 대통령과 방한한 타밈 빈 하마드 알사니 카타르 국왕과의 정상회담에서 비롯됐다.

가스업계 한 관계자는 “갈수록 LNG 공급과잉이 심화되고 있어 카타르로선 하루빨리 확실한 수입처를 확보할 필요성이 있을 것”이라며 “정상회담 후 LNG선 계약이 이뤄진 점에 미뤄 국가간 LNG 수급 합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에 대해 가스공사 측은 “카타르 LNG선 수주와 관련한 계약 건은 전혀 없다”고 말했다. 가스공사의 카타르 LNG 수입계약은 2024년부터 2032년까지 단계적으로 만료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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