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E 신규 물량 전멸시킬뻔한 산업부, 결국 한 걸음 물러나
RPS 공급의무자 자체계약 정산기준 무리한 개정 추진 연기키로
개정안 강행할 경우 나비효과처럼 재생에너지 산업에 악영향 우려
작성 : 2020년 05월 27일(수) 11:03
게시 : 2020년 05월 27일(수) 11: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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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는 최근 논의된 RPS 의무이행자들의 자체계약 정산기준 개정을 연기했다.(제공=연합뉴스)

신재생에너지공급의무화(RPS) 제도의 공급의무자의 정산방식을 일방적으로 개정하려던 정부가 결국 한 발 뒤로 물러났다. 업계는 해당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될 경우 신규 재생에너지 산업이 쇠퇴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고 있다.

지난 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산업통상자원부는 RPS 공급의무자들의 자체계약 정산기준 개정을 추진했으나 업계의 반발로 보류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의무이행사들의 자체고정가격계약에 대한 이행비용은 계약체결 해당연도의 SMP+REC 가격의 평균으로 20년간 지급토록 돼 있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SMP는 시장가격으로 정산하는 한편 REC는 계약체결 해당연도가 아닌 설비준공연도를 기준으로 하게 된다.

업계는 정부의 일방적인 개정안 추진에 반발한 모양새다. 이 같은 여론에 밀려 결국 해당 안건은 전력거래소 비용평가위원회 논의안건에 오르지 못하고 반려됐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번 개정안이 산업부 전력시장과 독단적으로 추진된 것이라는 점도 문제로 지목된다. 정부 사정에 정통한 한 관계자에 따르면 신재생에너지 정책을 총괄하는 신재생에너지정책단과 내용을 논의하지 않고 진행된 일이어서 내부적으로도 이견이 적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산업부 관계자에 따르면 해당 안건은 폐기가 아닌 보류 수준으로 추후 업계의 목소리를 청취한 뒤 새롭게 논의될 가능성이 크다.

대부분 의무이행사들의 경우 자체고정가격계약을 체결하는 시점의 SMP+REC 가격을 적용, 이행물량을 거래하고 있다. 그러나 개정안이 통과될 경우 지속적으로 낮아지는 SMP, REC 가격 탓에 거래가격보다 더 낮은 금액을 정산받게 될 가능성이 커진다. 자체계약을 통해 의무물량을 거래할수록 손해를 보는 구조가 되는 셈이다.

가장 큰 문제는 계약체결연도가 아닌 설비준공시점을 기준으로 REC를 지급하고 SMP도 시장가격을 따라가기 때문에 사업 초기에 수익모델 예측이 불가능해진다는 점이다.

의무이행사들이 자체계약을 체결할 경우 수의계약을 할 수 없지만 자체적으로 지분 참여를 하게 된다면 해당 물량에 대한 수의계약이 가능해진다. 의무이행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는 발전공기업들이 SPC를 꾸려 재생에너지 발전사업을 추진하는 이유다.

그러나 앞으로 수익모델 예측이 불가능해진다면 발전공기업들의 지분 투자가 어려워진다. 내부적으로 사업 추진을 위한 기획 자체가 어려워져서다.

자체계약 시장에서 수의계약은 사라지고 입찰만 남게 된다는 전망이 나온다. 자체계약의 경우 입찰에 참가할 때 입찰보증금과 계약이행보증금을 내도록 돼 있다. 계약을 따낸 뒤 사업을 이행하지 못할 경우 해당 보증금을 그대로 잃게 된다.

최근 재생에너지 시장이 발전사업허가를 받고도 민원 등으로 인해 사업을 제때 추진하지 못하는 일이 잦은 만큼 자체계약은 아직 발전소를 짓지 않은 신규사업자에 커다란 리스크로 작용하게 된다. 이는 또 신규 사업자의 경우 시장에 진입할 수 있는 문이 선정 물량 하나로 좁혀진다는 문제로 이어진다.

한국형 FIT의 경우 농어촌태양광이거나 30kW 이하의 소규모 물량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진입이 쉽지 않다. 현물시장에 참가하겠다는 계획만으로는 PF를 일으키기 어렵기 때문에 신규 사업자들의 태양광 시장 진출은 선정물량인 장기고정가격계약 시장으로 한정된다.

지난 26일 발표된 고정가격계약 입찰의 경우 약 4대 1 수준의 경쟁률이 나왔다. 이 안에 포함되지 못할 경우 시장에 진입 자체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신규 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보급이 크게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정부가 무리하게 정산방식을 개정하려 할 경우 그 영향은 나비효과처럼 퍼져 재생에너지 산업을 후퇴시키는 결과를 낳을 것”이라며 “자체물량 정산비용이 현물시장보다 비싼 것이 문제라는 단순한 이유만을 가지고 이 같은 개정안을 강행할 이유가 있나”라고 꼬집었다.
윤대원 기자 기사 더보기

ydw@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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