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글에서 인공지능을 개발한 레이 커즈와일 박사는 2005년 그의 저서 ‘특이점(Singularity)이 온다’에서 2045년이 되면 인공지능이 모든 인간의 지능을 합한 것 보다 뛰어나게 되는 특이점에 도달할 것으로 예언하였다. 특이점이 언제 올지는 아무도 알 수가 없다. 하지만 기하급수적으로 발달하는 컴퓨터의 계산 능력에 스마트폰의 무한한 데이터 수집 능력과 이를 이용하기 위한 알고리즘의 발달이 현재처럼 진행되면 특이점 도래는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러한 인공지능 시대에 맞추어 구글과 나사가 제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디지털 시대 전문 인력 양성 목적으로 설립한 미국의 싱귤래리티 대학은 교육혁명을 고민하고 있는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주고 있다. 이 대학은 학생들에게 인공지능과 같은 기하급수적(Exponential) 기술에 해당하는 디지털 기술들을 기존의 기술과 융합하여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창업에 성공하는 방법을 학습시키고 있다. 이 대학이 주목을 받고 있는 것은 디지털 경제를 이끌 미래의 대학의 모습이기 때문이다.

인공지능 기반 플랫폼으로 대표되는 디지털 교육 서비스는 이미 소비자가 요구하는 교육 서비스를 제공하기에 충분한 기술적 수준에 진입을 하였고 소비자인 Z세대 의 소비 특성을 고려하면 차별화된 교육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분산형 대학의 경쟁력은 더욱 커질 것으로 판단된다.

한때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소유했던 우리나라 제조업은 디지털 경제로 전환이 늦어지면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으며 최근에는 대량 실업을 경험하고 있다. 최근 딜로이트사는 2015년 발간된 ‘미래의 제조업’에서 디지털 시대의 소비자는 대량생산에 의한 획일적인 제품보다는 개인적으로 선호하는 맞춤형 제품을 선호하고 이러한 소비자를 만족 시킬 수 있는 세분화된 틈새시장이 미래 제조업의 주 시장이 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따라서 이러한 틈새시장에서 제조업 성장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면서 이제는 물리적인 상품보다는 플랫폼, 소유보다는 접근을 통한 공유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분산된 지역 중심 소규모의 제조업 모델’을 미래 제조업의 모델로 제시하고 있다.

즉 플랫폼의 낮은 비용으로 이익의 재투자 없이 성장할 수 있는 ‘레버러지 성장 모델’에 기반한 생태계 구축이 마련되어야 제조업이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도약을 할 수 있으며 그 핵심 기술로 3D Printing과 인공지능 기술을 제시하고 있다.

이러한 제조업의 전환에 맞춰 전문 인력 양성은 어떻게 추진하는 것이 효율적인지 고민해야 한다. 기존의 대학을 이용하는 방안도 있으나 교수들의 기득권 유지, 기존 대학의 폐쇄적인 사고방식과 경직성 등으로 효과를 기대하는 것은 무척 어렵다. 기존의 대학을 바꾸는 것 보다 각 지역별로 특화된 레버레지 성장 모델을 지원할 수 있는 디지털 기술을 학습시킬 수 있는 싱귤래리티 대학의 설립을 통해 교육 혁명을 추진하는 방안이 훨씬 효율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예를 들면 제조업에 특화된 울산이나 창원에 미래 제조업에서 필요한 디지털 핵심 기술인 인공지능과 3D Printing 기술을 기존의 제조업 기술에 융합시킨 비즈니스 모델을 학습시키는 싱귤래리티 개념의 대학이 설립되어 기존의 제조업과 융합이 될 경우 딜로이트에서 제시하고 있는 지역이 중심이 되는 특화된 ‘레버러지 성장 모델’이 추진 될 수 있으며 이를 기반으로 자연스레 미래의 제조업의 모습인 ‘분산된 소규모의 지역 중심 제조업 모델 생태계’가 구축이 되고 이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두 지역의 제조업 경쟁력을 다시 회복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현재 국내에도 지역별로 폴리텍이 운영되고 있다. 이 대학들을 지역과 시대의 특성에 맞게 교과 과정을 재설계하여 지역별 싱귤래리티 대학으로 육성할 경우 큰 투자 없이도 기여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대학도 이제는 규모로 경쟁력을 확보하는 시대가 지났다. 몸짓이 큰 거대한 대학은 빠르게 변하는 기술의 혁신 속도를 따라가지 못한다. 소비자가 원하는 특화된 콘텐츠를 가지고 경쟁을 해야 한다. 이러한 빠른 기술의 변화와 Z 세대 소비자의 수요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할 수 있는 민첩한 대학 즉 에자일 대학이 국내 제조업과 융합이 된다면 국내 제조업의 경쟁력을 다시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한국전력국제원자력대학원대학교 총장 안남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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