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간인터뷰) 김홍장 당진시장
“에너지전환・기후위기 대응 성공, 지방정부 역할 중요”

중앙에 집중된 전력시스템 자립형・분산형으로 개정 필요
지방 정부의 책임・권한 강화해줘야 지역별 맞춤형 에너지환경 조성 가능
작성 : 2020년 05월 08일(금) 15:48
게시 : 2020년 05월 15일(금)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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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12년도 국립과학환경원에서 발표한 대기오염물질 배출규제대상 예상도시에 우리 당진시가 포함됐습니다. 당시 당진시는 압도적으로 대기오염물질을 많이 배출하는 도시로 대한민국 전체의 4분의 1 정도를 차지한다는 결과가 나왔었죠. 부끄러운 얘기지만 당진시가 기후위기에 엄청난 힘을 보탠 도시였다는 겁니다.”
김홍장 당진시장은 본지와 인터뷰에서 “당진시는 도농복합도시로 다양한 산업이 얽혀 성장한 도시이며 그중에서도 최근 30년간 급격한 성장을 이룰 수 있었던 기반은 제철산업과 화력발전 등이었다”면서도 “이들이 당진시 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한 게 사실이다. 그러나 이 같은 산업 발전에 따른 많은 송전철탑과 대기오염 물질에 대한 해결책이 필요하다는 시민들의 요구가 높아졌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시장에 따르면 국내에 설치된 석탄화력발전소가 60기 정도 되는데, 그 가운데 절반 정도가 충남지역에 집중돼 있다. 또 그중 10기의 석탄화력발전소가 당진시에 설치됐다.
전국에서 당진시가 가장 많은 전력을 생산하는 도시가 됐다. 전력자급률만 460%에 달하다 보니 남는 전력을 수도권 등으로 전달하기 위한 송전탑만 526기가 서 있다고 그는 전했다. 인근 태안화력 등에서 수도권으로 올라가는 전기도 당진을 거쳐 간다.
“그동안 시민사회가 이 같은 문제를 해소해야 한다는 목소리를 내고 있었죠. 당진시 입장에서는 최근 급격한 경제성장 탓에 밖으로 공개하기는 어려운 내부의 고충이었을 겁니다. 저는 민선 6기 시작과 함께 더 이상 이런 문제를 쉬쉬하고 넘겨선 안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서는 우리 당진시가 지속가능한 발전을 이룰 수도 없고, 미래 당진에 희망이 없다는 판단이었어요.”
나라의 주인이 국민이라면, 지방정부의 주인은 시민이라고 말한 그는 시민들의 요구에 부응하기 위한 행동에 누구보다 적극적이었다.
2016년 김 시장은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신규 석탄 화력 발전 건설 중단을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돌입했다. 그 결과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에서 당진에 신규 석탄화력발전소를 짓는다는 계획을 취소시킬 수 있었다. 지자체 최초의 사례라는 게 그의 설명이다.
1주일여간 이어진 단식농성에 정치권과 여러 지자체장, 시민사회 관계자 등 많은 이들의 발걸음이 이어졌다.
그의 단식 현장을 방문한 40여명의 지자체장들과 기후온난화에 대한 인식과 에너지전환 필요에 대한 공감이 형성됐다. 2017년 말 총 25개 지자체가 참가한 가운데 설립된 ‘기후위기대응·에너지전환지방정부협의회’ 발족을 위한 도화선에 불을 붙인 셈이다.
그는 지난해 말 총회에서 협의회장 자리에 올랐다. 그동안 협의회 사무총장 등을 역임하며 쌓아온 경험과 함께 기후위기대응 및 에너지전환에 대한 공부를 이번 임기 중 풀어낸다는 방침이다.
“올해 협의회는 지역에너지전환에 대한 실질적인 공동 협력과 지방정부의 역량 강화, 정책건의와 제도 개선에 초점을 맞추고 있습니다. 이와 관련 올해 P4G 정상회의 부대행사와 함께 독일 에너지전환 현장 연수, 지방정부 공무원 에너지전환 연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획했지만 코로나19 확산으로 인해 아직까지는 활동을 재개하지 못하고 있죠. 코로나19 사태가 해소되면 에너지전환과 기후위기 대응에 대한 논의를 통해 실질적인 지방정부의 정책변화로 이어질 수 있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그는 앞으로 기후위기 대응과 에너지전환을 성공적으로 추진하기 위해서는 지방정부의 역할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에너지전환을 위한 ▲전기사업법 ▲전원개발촉진법 ▲송변전설비주변지역지원법(송주법) 등 관련 법안이 중앙정부 승인하에 한전이라는 공기업의 전력산업 독과점 구조를 제도적으로 허용하는 것인 만큼 뚜렷한 한계를 보이고 있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그동안 지방정부는 에너지전환을 위한 역할을 할 수가 없었다. 사실상 관련 법안들을 통해 중앙정부가 컨트롤을 하다 보니, 지방정부는 수동적으로 움직일 수밖에 없었다는 것.
“이제는 지방정부의 책임을 강화하면서, 지역별로 에너지정책을 수립하고 시행할 수 있도록 하는 권한을 지방정부로 넘겨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렇게 함으로써 지방정부가 에너지 문제에 대한 의식을 갖고 지역별 상황에 맞춘 에너지 환경을 만들 수 있겠죠.”
그는 지방정부가 이 같은 역할을 확립함으로써 재생에너지 확산이 곧 시민들이 활약할 수 있는 새로운 시장을 여는 기반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최근 농어촌 지역은 굉장히 피폐해지고 있습니다. 저출산과 고령화로 인한 공동화 현상이 나타나고, 소득이 없어지고 있습니다. 이 같은 상황에서 국가가 전력산업을 독과점­함으로써 수익을 홀로 가져가는데, 이제는 이것을 시민들에게 돌려야 할 때입니다. 에너지전환은 곧 재생에너지 확산으로 이어집니다. 이때 시민들이 내 땅에 설비를 유치해서 전기를 생산 및 판매할 수 있게끔 해야 합니다. 그걸 지방정부가 책임 있게 관리해야겠죠.”
그는 또 “이 같은 구조를 만들어야만 최근 재생에너지와 관련한 주민 수용성 문제를 해소할 수 있을뿐더러, 중앙 공급식 전력구조의 폐해 중 하나인 송전탑 이슈를 해결하는 단초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과거와 달리 국민들의 생활과 교육 수준이 굉장히 높아졌죠. 과거에는 정부의 구호에 맞춰 국민들이 적극 협조하고 따랐던 사회였다면, 이제는 국민들이 정부에 역으로 요구하는 시대가 됐습니다. 이 같은 요구에 맞추려면 제도가 뒷받침돼야 하는데, 제도 개선은 많은 협의 과정을 거쳐야 합니다. 그러다 보니 사회의 변화를 제도적으로 따라잡기 어려워지고 있죠. 이제는 중앙정부가 통제하지 못하는 시대라는 겁니다. 지방정부와 임무를 나눠야죠. 문재인 정권이 임기 초 자치정부를 선언하고 분권 개헌을 말했던 게 이 같은 맥락이라고 봅니다.”
당진시는 이처럼 지방정부의 역할을 강화하는 데 최근 역량을 집중하고 있다.
당진화력계획을 취소시킨 당진시는 우선 태양광 발전과 에너지저장장치(ESS) 시설을 확충하는 데 나섰다. 범지구적 과제인 기후위기대응에 당진시가 본격적으로 나서겠다는 방침에서다.
“우리 시에 지속가능발전담당관실을 신설하고 범지구적 관심인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실천에 나서고 있습니다. 가장 많은 석탄을 소진하는 우리 시가 나서서 문제의식을 가져야만 다른 도시들에도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공감대를 만들 수 있다는 생각에서입니다.”
지난 2018년부터 RE100산업단지 추진을 준비해왔다. 아울러 에너지 융복합 벨트 구축을 통해 새로운 산업체계를 만들어낸다는 방침이다.
이 같은 에너지 정책 방향은 대기오염 저감에 대한 시민들의 절박함을 담아낸 것이라는 게 김 시장의 설명이다.
특히 아직 국내에서는 RE100 등을 시행하기 위한 제도적 미비점을 해소하기 위해 당진에 특구 지정을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문재인 정권의 에너지 정책 목표인 3020 재생에너지 이행계획 달성을 위해 당진시가 앞장서서 에너지전환과 함께 산업구조전환까지 이뤄내겠다고 김 시장은 강조했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만들어도 기업과 시민, 전문가가 함께 참여해야 의미가 있습니다. 앞으로 당진시가 꿈꾸는 에너지정책의 달성을 위해서는 거버넌스를 어떻게 만들어가느냐가 중요하다는 얘기입니다. 당진시가 터전을 만들어 전문가 그룹이 들어오고, 기업들이 실천 프로젝트를 개발하고, 시민들이 이를 수용함으로써 풀어가야 합니다. 우리가 추구하는 지속가능발전 이행목표 달성을 위해 모두의 뜻을 한쪽으로 모아주길 바랍니다.”
윤대원 기자 기사 더보기

ydw@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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