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터리 전기차, 수소전기차 등 전기차 종류도 점차 다양화돼
경제성・친환경성・주행성・정숙성 내연기관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나
빠른 충전・고성능 배터리기술 등 이미 대중화 접어들어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지난해 5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 2019’에 전시됐다.
현대자동차의 ‘아이오닉 일렉트릭’이 지난해 5월 서울 코엑스에서 열린 ‘EV 트렌드 2019’에 전시됐다.

전기자동차(EV) 유저들 사이에서는 ‘전기차를 안 타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만 탄 사람은 없다’는 말이 있다. 경제성, 친환경성, 주행성, 정숙성 모두 내연기관보다 압도적으로 뛰어나기 때문이다.

사실 전기차는 가솔린(휘발유)·디젤(경유) 엔진의 자동차보다 먼저 고안돼 초기에 상당한 인기를 끌었으나 결국 무거운 배터리와 충전 문제 등으로 상용화되지 못했다.

그런데 이제야 전기차가 다시 회자되는 이유는 과거보다 빠른 충전이 가능한 고성능 배터리 기술이 개발됐고 판매·제조 가격이 내연기관차와 비슷해졌기 때문이다.

불과 몇 년 전만 하더라도 전기차는 얼리 어답터들의 전유물과도 같았다. 하지만 이제는 ‘지금 당장 구매해도 늦는다’는 얘기가 나돌 정도로 이미 대중화에 접어들었다. 더욱이 전기차가 앞으로도 대세라는 사실 역시 틀림이 없다.

아직 전기차를 모르는 이들을 위한 ‘전기차 사용자가 전해주는 전기차 이야기(김성태·김재진·심언)’, ‘2025 전기자동차의 미래, 지오라인과 신재생에너지(조성규)’ 등 입문서도 시중에 나와 있으니 관심이 있다면 한번 읽어보길 추천한다.

재규어 ‘I-페이스’의 경우 전기차 특성상 엔진룸이 없어 보닛 안쪽에 추가 수납 공간이 마련됐다.
재규어 ‘I-페이스’의 경우 전기차 특성상 엔진룸이 없어 보닛 안쪽에 추가 수납 공간이 마련됐다.

◆전기차 종류

환경 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면서 자동차 구동 방식이 내연기관에서 전기모터로 전환되는 차량 전동화가 진행되고 있다. 이러한 큰 틀에서 보면 전기차는 ▲배터리 전기차(BEV) ▲플러그인 하이브리드(PHEV) ▲수소전기차(FCEV) 등 3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전기차라고 하면 BEV를 일컫는다. 배터리에 저장된 전기 에너지를 모터에 전달해 구동시킨다. 엔진은 물론 트랜스미션이 없기 때문에 정지 상태에서 최고 속도까지 별도의 기어 변속 없이 부드럽고 조용하게 달릴 수 있다. 운행 중 소음 및 진동이 거의 없고 오염물질도 배출하지 않는다.

전기차는 출발과 동시에 최대 회전력(토크)을 사용할 수 있어 중저속에서의 가속 성능이 뛰어나다. 차체 바닥에 배터리를 넓게 배치해 무게중심이 낮고 선회성이 우수하며 가감속 안전성도 훌륭하다.

또 내연기관의 엔진룸 대비 전기모터 탑재공간이 적어 보다 넓은 내부 공간 확보가 가능하며 디자인 자유도도 높다. 더불어 심야시간대에 저렴하게 전기를 충전해 낮 시간 차량 미운행 시 다른 용도로 전기를 사용하는 스마트 그리드에 활용 가능하다.

PHEV는 기존 내연기관차에서 전기차 시대로 가기 위한 과도기적 모델이라고 볼 수 있다. 엔진과 모터를 모두 탑재하고 있어 주유구 외에 별도로 마련된 충전 포트를 이용해 외부 전기를 배터리에 충전할 수 있다. 쉽게 말해 가솔린과 전기 주행모드를 병행할 수 있다는 소리다.

PHEV는 하이브리드(HEV)보다 고전압 배터리의 용량이 더 크기 때문에 전기 에너지로만 주행할 수 있는 거리가 더 길다는 차이점이 있다. 전기차처럼 회생제동 시스템을 탑재하고 있어 내연기관차보다 연비가 높다.

FCEV는 전기차와 마찬가지로 전기 에너지로 모터를 구동해 주행한다. 다만 외부에서 전기를 충전하지 않고 연료 전지 시스템을 통해 차체 내에서 전기 에너지를 직접 생산한다. 수소탱크에서 공급받은 수소와 외부 공기에서 포집한 산소의 전기화학반응을 통해 전기 에너지를 생산하며 부산물로는 순수한 물만 내보낸다.

다만 FCEV의 열효율은 스택에서 발생되는 마찰저항과 열, 기타 연료전지 구동에 필수적인 장치들의 에너지 손실까지 감안하면 40%대까지 떨어진다. 전기차의 배터리 열효율이 보통 90% 선인 것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는다는 단점이 있다.

◆전기차 구성

전기차는 구동모터, 감속기, 배터리, 온보드차저(OBC), 통합전력제어장치 등으로 구성됐다. 부품수는 8000개에서 1만개로 내연기관차보다 40% 가량 적다.

구동모터는 전기 에너지를 운동 에너지로 전환해 바퀴를 굴린다. 발전기로도 활약하는데, 내리막길 등 탄력 주행 시 발생하는 운동 에너지를 전기 에너지로 전환해 배터리에 저장할 수 있다. 주행 중 속도를 줄일 때도 마찬가지다. 이게 바로 회생제동 시스템이다.

감속기는 모터의 특성에 맞춰 동력을 바퀴에 더 효율적으로 전달하기 위해 고안됐다. 모터는 분당 회전수(RPM)가 내연기관차 엔진보다 훨씬 높아 이를 하향 조정해줘야 한다. 모터의 회전수를 필요한 수준으로 낮춰 전기차가 더 높은 회전력(토크)을 얻을 수 있도록 해준다.

배터리는 전기 에너지를 저장하는 부품으로 내연기관차의 연료탱크에 해당한다. 배터리 용량에 따라 1회 충전 시 주행거리가 좌우된다. 전기차 가격의 절반가량을 차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상적인 조건이라면 폐차할 때까지 배터리 내구성에 대한 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 통상적으로 배터리 전력을 100% 방전될 때까지 주행하고 다시 충전한다면 1000회, 50%를 쓰고 재충전하는 경우에는 5000회, 20%에서 충전하면 8000회까지 사용이 가능하다.

배터리 관리 시스템(BMS)은 수십개에서 수천개에 이르는 셀을 하나의 배터리처럼 사용할 수 있도록 관리한다. 각 셀의 상태가 비슷해야 배터리의 내구성과 성능이 최적의 컨디션을 유지할 수 있다.

배터리 히팅 시스템은 배터리를 최적의 온도로 유지시켜 동절기 성능 저하를 예방하고 주행거리를 확보하는 장치다. 배터리 특성상 낮은 온도에서 충전량이 감소하며 충전 속도도 느려지기 때문에 전기차 구매 시 필수로 선택해야 하는 옵션이다.

온보드차저(OBC)는 완속 충전을 하거나 휴대용 충전기로 가정용 플러그에 꽂아서 충전할 경우 차량에 입력된 교류 전원(AC)을 직류 전원(DC)으로 변환하는 장치다. 교류를 직류로 전환한다는 점에서 인버터와 비슷해 보이지만 OBC는 충전을 위한 것이다. 참고로 급속 충전은 직류를 이용한다.

통합전력제어장치(EPCU)는 차량 내 전력을 제어하는 장치를 통합해 효율성을 높여주는 것으로 인버터, 저전압 DC-DC 컨버터(LDC), 차량 제어 장치(VCU)로 구성됐다.

인버터는 배터리의 DC를 AC로 변환해 모터의 속도를 제어한다. 가속과 감속 명령을 담당하므로 전기차의 운전성을 높이는 데 있어 매우 중요하다.

LDC는 전기차의 고전압 배터리의 전압을 저전압(12V)으로 변환해 전장 시스템에 전력을 공급한다. 고전압 배터리는 높은 전압을 사용하지만 자동차의 전장 시스템은 낮은 전압을 사용하기 때문에 이를 변환하는 장치가 반드시 있어야 한다.

VCU는 차량 내 전력 제어기를 총괄하는 컨트롤 타워에 해당한다. 모터 제어, 회생제동 제어, 공조 부하 제어, 전장 부하 전원공급 제어 등 차량의 전력 제어와 관련된 대부분을 관장하고 있다.

제주도 표선해수욕장에 위치한 전기차 충전소.
제주도 표선해수욕장에 위치한 전기차 충전소.

◆ 충전 방식 및 형태

전기차를 충전하는 방식은 크게 AC와 DC로 나뉜다. 충전 형태로는 완속, 급속, 이동형, 무선, 배터리 교체 등이 존재한다.

AC 충전은 전기차가 AC 전류를 입력받아 배터리 충전에 필요한 고전압 DC 전류를 직접 만들어 충전하는 방식이다. 이를 위해 차량에 보통 3~7kW 수준의 충전 용량을 갖춘 OBC가 탑재된다. 7kW OBC로 60kWh 배터리를 0%에서 100%까지 충전하기 위해서는 8~9시간가량이 소요된다.

DC 충전은 충전기 쪽에서 전력망으로부터 공급받은 380V 3상 교류 전류를 직접 직류로 전환하고, 차량에서는 충전에 필요한 전압과 전류량을 충전기 쪽에 요청해 고전압 DC 전류를 입력하는 방식이다.

완속충전은 기본적으로 가정용 전력 규모에서 충전요금이 저렴한 심야 시간대에 이용한다. 기존 전력망에 특별한 장치를 추가하지 않고도 사용이 가능하기 때문에 주로 아파트, 주택 등 거주지에 개인용으로 설치된다.

반면 급속충전은 고속도로 휴게소, 백화점, 마트 등 공용시설 위주로 깔려 있다. ‘콤보1(국가기술표준원 권고)’, ‘차데모’, ‘AC3상’ 등 3가지 종류가 혼용돼 있으며 시간당 100kW급 이상으로 통상 배터리를 80%까지 충전하는 데 30~40분 정도 걸린다. 향후 200~400kW까지 충전 용량이 증가하게 되면 10분 이내 충전이 가능한 초급속 충전도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동형 충전기는 콘센트가 있는 곳이면 언제 어디서든 꽂아서 충전할 수 있다. 전기차 전용 주차면을 확보하지 않아도 되고 사용자 인증을 거쳐 충전하고 쓴 만큼 요금을 부담하기 때문에 전기 무단 사용 논란을 피할 수 있다.

무선충전은 무선충전기 수신부를 차량에 달고 무선충전 송신부를 주차장 바닥에 매설한 형태다. 편리하지만 큰 비용을 수반하는 데다 유선충전보다 10% 이상 전력 손실이 발생하는 단점이 있다. 게다가 전자파 공해의 우려도 있다.

무선온라인충전도 생각해볼 수 있다. 앞서 무선충전과 달리 실제 도로에 연속적으로 설치해놓고 전기차가 운행 중에 무선으로 전력을 공급받는 것이다. 정해진 노선을 오가는 셔틀버스나 대중교통 등에 적합할 것으로 예상되나 비용과 안전 문제가 함께 고려돼야 한다.

충전이 아닌 배터리를 아예 교체하는 방법도 있다. 다 쓴 배터리를 완충된 것으로 바꿔주는 방식이다. 마치 자동세차를 하는 것처럼 전자동 시스템이 구축되면 몇 분 만에 가능하리라 본다. 다만 배터리 용량과 전기차 모델별로 장착 방법이 상이해 표준화가 필요하다는 문제가 있다.

테슬라 코리아가 지난해 11월 과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서 ‘모델3’ 고객 인도 행사를 진행했다.
테슬라 코리아가 지난해 11월 과천 서울대공원 주차장에서 ‘모델3’ 고객 인도 행사를 진행했다.

◆전기차 구매 보조금 및 혜택

정부는 올해부터 전기차의 연비, 1회 충전 시 최대 주행 가능 거리 등을 중심으로 구매 보조금 산정 체계를 전면 개편했다. 예컨대 전기 승용차의 경우 성능에 따라 20개 차종 중 7개 차종만 국고보조금 최대 상한인 820만원을 받는다. 최소 금액은 605만원이다.

특히 정부는 올해 저소득층이 보조금 혜택을 더 많을 수 있도록 차상위 이하 계층이 전기 승용차를 구매하면 900만원 한도에서 국비 지원액의 10%를 추가로 지원하기로 했다. 또 생애 첫차로 전기차를 구매하면 보조금을 우선 지급한다.

또 위장전입과 같은 보조금 부정수급을 방지하자는 취지에서 무공해차 보조금을 수급하려면 일정 기간 해당 지방자치단체(지자체)에 거주해야 한다는 요건을 포함하고 부정 수급 사실이 적발되면 즉시 보조금을 환수하기로 했다.

앞서 언급한 국비와 지자체별로 주는 지방비를 포함한 구매 보조금은 세종시가 1220만원으로 최저, 경상북도 울릉군이 1920만원으로 최고다. 충청남도 당진·서산시도 1820만원으로 많은 편에 속하고 서울시의 경우 1270만원이다.

올해 전기차 보급 지원대수를 보면 서울시가 7219대(승용 5632대, 화물 1587대)고 제주도가 8761대(승용 7961대, 화물 800대)로 전국에서 가장 많다.

올해 전기차 보급대수 6만5000대 가운데 상반기에 4만1470대를 우선 배정됐고 나머지는 하반기에 보조금 신청을 시작할 예정이다.

전기차는 내연기관차와 비교해 저렴한 충전 요금과 유지비용, 세금 면제, 부가 혜택 등을 누릴 수 있다는게 가장 큰 장점이다. 일단 전기차는 가솔린차보다 연간 최대 146만원, 디젤차보다 86만원 절감이 가능하다.

물론 한전이 전기차 충전에 부과되는 기본료(완속 월 1만6660원, 급속 11만9000원) 면제와 사용요금(1kWh당 52.5~244.1원) 50% 할인을 오는 2022년 6월까지 단계적으로 축소·폐지하기로 했지만 요금이 정상화되더라도 일반용 전기보다 저렴하게 유지해 내연기관차보다 여전한 경제성을 가질 것으로 보인다.

각종 세금 감면 등 부가 혜택도 빼놓을 수 없다. 서울시 기준으로 전기차는 개별소비세 300만원, 지방교육세 90만원, 취득세 140만원 등 최대 530만원의 세제 감면을 비롯해 비사업용 개인의 경우 자동차세 연간 13만원, 공영주차장 및 고속도로 톨게이트 요금 50% 감면, 남산터널 혼잡통행료 100% 면제 등이 제공된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