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형 남동발전 부장(ASME 위원).작가
김태형 남동발전 부장(ASME 위원).작가

“아메리카 퍼스트”

트럼프 현 미국 대통령의 2016년 대선캠프 슬로건이다. 최근 이러한 자국 우선주의 기조는 코로나19 시대라 할 수 있는 지금에 있어 더욱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마스크 및 인공 호홉기 관련해서 중국으로부터 수입을 계획하던 프랑스와 이탈리아는 운송 중간에 미국으로 경로가 바뀌는 상황을 맞이했다. 또, 트럼프는 자국의 마스크 제조업체인 3M에 중남미 및 캐나다로의 수출을 금지하게 했다.

시진핑의 중국은 어떤가? 모든 역량을 집중해 팬데믹(Pandemic) 국제 정세를 자국의 영향력 확대를 위해 의료용 보호장구 공급, 통제 가능한 우수한 방역체계 등을 연일 홍보하고 있다.

일본도 예정된 올림픽을 개최하기 위해 코로나 19의 적절한 대응 시기를 놓치는 상황까지 치닫고 있다.

이 밖에도 각국의 움직임이 여러 형태로 나타나면서 기존 질서가 변화하고 있다.

석학들이 이번 사태가 지나면 세계 질서가 재편되리라고 내다본 이유도 그래서일 것이다.

이렇듯 자국의 이익을 위해 움직이는 상황에서 어제의 동맹은 더 이상 존재하기가 어려울 듯 보이고, 코로나19 사태가 진정됨에 따라 이전보다 더욱 자국 우선주의가 공고해질 것으로 생각된다.

유럽을 보라. 그동안 마스크 등 부가가치가 낮은 각종 제품의 생산을 개도국으로 이전한 덕분에 세계적 재난 상황에서 속수무책으로 피해를 보게 됐고 영원히 견실할 것으로만 보였던 유럽연합의 자유로운 통행도 자국의 안전 앞에서 국경을 봉쇄하는 조치가 이루어지고 말았다.

이러한 팬데믹 학습효과로 인해 산업뿐만 아니라 모든 분야에서 지역적으로 기본적인 자립이 가능하도록 하는 조치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상황에서 주변 강대국으로 둘러싸인 동북아의 결코 만만찮은 지정학적 위치에 자리하고 있으면서 자원 빈국이기도 한 우리나라의 경우는 생존을 위한 다른 국가와의 경쟁이 더욱 치열해 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 3월 G20화상회의에서 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 사태에 대응하기 위해 국제적 연대를 강조한 이유도 여기에 맥락이 닿아 있을 것이다.

그렇다면 관계된 여러 산업 중에서 내가 몸담고 있는 전력산업은 어떻게 대비해야 할까?

무엇보다도 기자재 대부분이 GE, 지멘스와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 수입되는 상황에서 반도체 산업과 같이 우수한 경쟁력을 갖추도록 계속 요구돼질 것이 분명하다. 현재에도 앞서나가고 있는 발전소 운영기술을 보유중 이지만 설비 신뢰성을 바탕으로 더욱더 효율적 운영에 매진해야 할 시점이 아닌가 여겨진다.

아마도 향후 상당기간 전 세계적으로 전력수요 증가의 둔화가 이루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전력산업도 당분간 정체의 길을 걸을 것으로 예상된다.

불확실한 포스트(Post) 코로나19, 어떠한 미래가 닥칠지 섣불리 예견하기는 쉽지가 않지만 현재의 위치에서 기술수준을 높이는 데 더욱 매진해야 되리라고 본다.

다른 여러 나라들과는 달리 사재기 없고 서로서로 더불어 살기 위해 노력하는 선진 시민의식과 적절한 코로나19에 대한 대응전략이 이뤄지고 있는 대한민국. 여기에 세계의 찬사가 쏟아지고 있다.

어쩌면 우리는 이미 모든 것들을 갖추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이번 사태가 지나고 나면 재편되리라는 세계질서에 우선순위를 점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이런 기회를 놓치지 않아야 하고, 각 분야에서, 그러니까 내가 몸담고 있는 전력업계 역시 더더욱 노력이 필요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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