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실시된 제21대 국회의원선거가 여대야소로 귀결됐다. 여대야소를 예측한 전문가들도 있었지만 180석 거대여당까지 예상한 전망은 거의 없었다. 투표 이전 여론조사에서나, 투표 당일 출구조사에서도, 개표 막판까지도 이런 성적표를 예견하진 못했다.

많은 국민들도 이번 선거 결과에 놀랐다. 민주계열 정당이 180석을 차지한 사례는 헌정 이래 처음이다. 그만큼 정치와 국회에 기대하는 국민들의 표심이 여느 때와 크게 달랐다는 것이다.

그런 만큼, 표심에 대한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공통적으로 지적되는 게 정부의 코로나19 대응이다. 코로나19에 대한 정부의 대처가 대통령의 지지도를 높였고, 이것이 여당 지지로 이어졌다는 분석이다. 특히 팬데믹(세계적 유행) 위기 속에 우리나라의 대응은 세계적 모범으로 평가받고 있으니 이에 대한 어떤 반론도 먹힐 수가 없는 상황이다. 또 코로나19는 다른 악재들을 모두 상쇄하기에 충분했다는 것이다.

코로나19가 언젠가는 잦아질 것이다. 하지만 코로나19 팬데믹 이후와 이전의 사회는 크게 달라져 있을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19를 바라보는 전망에서 가장 큰 변화로는 온라인교육의 일반화, 국민기본소득에 대한 보편적 생각, 미국 유럽 일본에 대한 사대의식의 해체 등이 자주 거론된다.

이처럼 코로나19 팬데믹은 회복 이후에도 우리 일상 면면은 물론, 국제사회에서의 한국 위상, 그리고 한국인들의 자긍심 등에 새로운 변모를 가져 올 것이다.

이런 긍정요인과 함께 우려도 크다. 세계적 경제침체가 예견되기 때문이다. 국제통화기금 IMF는 한국의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1.2%로 낮췄다. 세계 경제성장률은 더욱 낮은 -3.0%로 전망했다. 한국의 전망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6개국 중 가장 높고, 하향 조정폭도 가장 작다는 점에서 다행스럽긴 하지만 우리나라 경제가 수출위주로 대외의존도가 높기에 세계 경제 둔화는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우리는 정부당국과 국민들의 선진적이고 유기적인 협력으로 코로나19 방역을 선제적이고 개방적으로 훌륭하게 대처해 왔다. 이런 저력에서, 코로나19 이후의 경제침체 위기도 충분히 잘 대응하리란 자신이 있다.

예견되는 어려움은 위기가 아니다. 위기는 대비하지 않을 때 불쑥 닥쳐오는 것이다. 코로나19에 따른 세계 경제 침체 국면에서 우리나라가 또다시 세계 모범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위기를 기회로 삼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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