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을 꽁꽁 얼어붙게 한 코로나19 여파에도 봄바람을 타고 총선이 오고 있었다. 크고 작은 총선 이슈들이 태풍 ‘코로나’로 인해 잊혀지고 기억 속에서 사라지기도 했지만 총선이 2주 앞으로 다가온 만큼 국민들이 총선에 거는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지난달 27일부로 4·15총선 후보 등록도 마무리되고 당마다 공약집도 나왔다. 전력·에너지 분야 공약을 살펴보기 위해 양당 정당 사이트에 들어가 공약집을 내려받았는데 더불어민주당과 미래통합당의 공약 차이와 함께 공약 문서의 차이점도 눈에 띈다.

더불어민주당은 총 공략집 파일이 약 230MB라 스마트폰으로 받아 보기에는 상당히 ‘무겁다’는 인상을 줬다. 분량도 328페이지로 양도 상당했다. ‘하드커버’로 덮여있는 사전 같았다. 부문별로 나뉜 공약 파일이 있지만 사람들은 보통 총 공략집을 먼저 내려받는다. 꼼꼼하게 다양한 공약을 담았지만 온갖 이야기를 다 담아서 그런지 페이지와 파일 크기가 부담스러웠다.

미래통합당 파일은 16MB로 가벼웠다. 분량도 243페이지로 비교적 슬림했다. 가장 눈에 띄는 건 QR코드를 활용한 보도자료 연결이었다. 관심분야 QR코드를 찍으면 해당 관련 공약으로 넘가가게 만들었다. 핑크색만큼 산뜻한 기술 활용이 인상적이다. 하지만 공략집이 ‘그림파일’로 만들어져 ‘찾기(Ctrl+F)’ 기능이 안 됐다. 사전 같은 공약집에 찾기 기능은 기본이다. 이 부분에서 아쉬움이 남았다.

기후변화, 전력·에너지 공약에서도 양당의 특징이 그대로 보였다. 민주당은 에너지전환 정책을 정부와 함께 이끌어 온 당으로 성과에 어느 정도 책임이 있다. 온갖 좋은 이야기를 담은 에너지전환 정책은 이해관계자를 모두 챙기다 보니 이도 저도 아닌 정책으로 진행됐다. 에너지효율은 뒷전이고 REC 폭락 예상에도 늦은 대응을 보였다. 선택과 집중이 아쉽다.

통합당은 보수당이지만 태양광게이트 비리규명 등 국민들이 궁금할 수 있는 부분을 긁어주는 ‘신선함’을 줬다. 하지만 탈원전 정책 폐기를 말하면서 원전 폐기물 해결을 위한 실질적 방안은 내놓지 못했다. 기본기가 아쉽다.

선택과 집중이 부족해 성과가 미흡한 당과 가려운 곳을 긁어주지만 기본기가 부족한 당. 에너지 업계의 땀을 잘 닦아 줄 정당은 과연 어디일까. 고개가 갸웃거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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