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요한데 우리 동네 안 되는’ 군 공항 ‘뜨거운 감자’…솔로몬의 지혜 절실
광주광역시, 군 공항 전남 이전 급부 ‘원형 방사광 가속기’ 제시
수원비행장 화성 이전론, 화성시장 반대 분명…시내 동서 갈등 우려
작성 : 2020년 03월 26일(목) 16:05
게시 : 2020년 03월 27일(금) 0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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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용섭 광주시장(왼쪽 첫 번째), 김영록 전남지사(왼쪽 두 번째), 송하진 전북지사가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4세대 원형 방사광가속기 호남권 구축을 위한 공동건의문을 발표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제공: 연합뉴스)

민간공항이 핌피(PIMFY·Please In My Front Yard) 현상의 거울이라면 군 공항은 님비(NIMBY·Not In My Back Yard) 현상을 고스란히 보여주는 사례라고 볼 수 있다.

민간공항 유치를 통한 인근 토지 가치 상승은 명약관화하다. 수많은 유동 인구를 통해 상업지구가 형성되고 더 나아가 인근에 비즈니스 타운까지 견인할 수 있다. 영종도에 인천국제공항이 들어선 이후 주변에 호텔이 생기고 공항신도시가 형성됐으며 송도까지 국제도시로 발돋움하는 계기가 됐다.

이 같은 민간공항의 순기능으로 인해 공항 유치전은 상당히 치열한 양상을 띤다. 영남권 신공항 유치전에는 부산광역시에서 가덕도를, 대구광역시에서 밀양을 최적의 터로 홍보하며 때로는 양 지자체 사이에 감정싸움이 오가기도 했다.

반면 군 공항은 인근 주민에게 어떤 혜택도 제공할 수 없다. 오히려 불편함만 가중한다. 민간인이 전투기를 이용할 수 없는 노릇이고 매일 뜨고 지는 비행기의 소음으로 인해 불만이 쌓여 간다.

군 공항이 주거 지역 인근에 있지 않으면 큰 논란이 벌어질 일이 없지만, 대규모 인구가 생활하는 곳과 멀지 않으면 필연적으로 이전론이 불거진다. 쉽게 옮기면 좋지만 군 공항을 받아들여야 하는 지역에서의 반발도 만만치 않다.

현재 대한민국은 군 공항 이전론을 놓고 전국 각지에서 ‘솔로몬의 지혜’를 찾기 위해 고민이 진행되고 있다.

한 치의 양보도 이뤄지지 못하던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를 풀기 위해 광주광역시(시장 이용섭)와 전라남도(도지사 김영록)가 공동 TF(태스크포스)를 구성하기로 했다. 다만 전시행정에 불과할 것이라는 우려 섞인 시선도 존재한다.

이용섭 시장과 김영록 지사는 25일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광주시, 전남도, 전북도 등 호남 3개 시·도 공동 건의문을 발표하고 TF 구성 계획을 밝혔다.

이 시장과 김 지사는 조기에 공동 TF를 구성해 내년 말 통합 예정인 광주와 전남 무안의 민간공항 명칭, 광주 군 공항 이전 문제의 새로운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 정부에 건의하기로 했다.

이 같은 협력 행보는 원형 방사광 가속기를 전남도에 유치하기 위해 협력하는 급부로 군 공항의 전남 이전을 달성하려는 광주시의 의지라는 전언이다.

이 시장은 “광주도 오래전부터 방사광 가속기 유치를 추진해 왔으나 대승적 차원에서 전남 유치에 힘을 모으기로 양보했다”며 “양 시도가 광주 민간공항과 군 공항 이전 문제를 해결함에서도 이런 상생과 배려의 정신이 함께 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광주시는 전남도 소재 22개 시군을 대상으로 지역별 타당성, 국방부의 작전성 검토 결과 등을 반영해 무안군, 해남군, 영암군, 신안군 등으로 군 공항 예비 이전 후보지를 압축했다.

이 가운데 국제공항이 있는 무안을 우선순위에 두고 이전 사업이 추진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면서 해당 지역민이 즉각 반발했다.

수원비행장의 이전 문제도 난제다. 예정 부지인 화성시가 극렬하게 반대하는 가운데 경기남부국제공항이라는 ‘당근’을 제시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화성시 화옹지구가 유력한 입지로 꼽히는 가운데 이에 대한 반발 여론이 상당하다. 서철모 화성시장부터 반대론을 분명히 했다.

서 시장은 지난달 화성시의회 임시회 시정연설에서 “시대착오적인 군 공항 이전을 막고 화성 습지의 람사르 습지 등록을 지속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법적으로 지자체장의 동의 없는 군 공항 이전은 불가능하다”면서 “군공항이전특별법 개정안은 지자체의 자치권 침해 및 대의제 민주주의를 침해하고 있다”고 비판해온 바 있다.

하지만 공교롭게도 화성시 내부에서조차 이전론이 불거지고 있다. 화성시 동부 지역에 소재한 동탄신도시, 병점동, 봉담읍 등은 신도시 구축의 영향으로 인구가 늘어나는 가운데 수원비행장 소음의 영향을 받기 때문이다.

서 시장이 람사르 습지를 언급했듯 화성 서부 지역은 현재 농어촌 위주로 인구밀도가 낮은 편이다. 화성시 내부에서 동부와 서부 사이에 대립이 오갈 가능성을 내포한 대목이다.
박정배 기자 기사 더보기

pjb@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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