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생에너지 확대 막는 인허가 규제, 무엇이 문제인가
재생E 점유율 4.5%…OECD 중 최하위권
가격도 전통적 발전원에 비해 높은 수준
인허가 과정서 발생하는 비용이 주요인
환경문제 들어가며 다양한 규제 도입도
작성 : 2020년 03월 26일(목) 14:50
게시 : 2020년 03월 27일(금)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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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 발표된지 2년이 넘었지만 한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은 여러 규제 탓에 날개를 펴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지난 2017년 문재인 정권은 전 세계적인 기후변화 대응 기조에 발맞춰 2030년까지 재생에너지 발전비중 20% 달성을 목표로 한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발표했다. 이를 통해 온실가스를 발생시키지 않는 깨끗한 에너지를 생산, 기후변화를 늦추고 젊은 세대들에게 보다 청정한 미래를 물려준다는 방침이다.
그러나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이 발표된지 2년여가 넘은 지금 한국의 재생에너지 산업은 총체적 난국을 맞이하고 있다는 평가다.
국제에너지기구(IEA)에 따르면 한국의 재생에너지 점유율은 4.5%에 불과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을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8년 기준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 대부분 재생에너지 발전원의 균등화발전비용(LCOE)은 석탄, 가스, 원자력보다 저렴해졌지만 여전히 한국에서 재생에너지는 가장 비싼 발전원 중 하나다.
BNEF가 내놓은 통계에 따르면 미국의 2018년 태양광 발전단가는 가격은 MWh 당 36달러, 풍력이 28달러, 석탄이 67달러 가스 40달러, 원자력 94달러 수준으로 재생에너지의 LCOE가 월등히 저렴하다.
독일의 경우도 태양광 74달러, 풍력 58달러, 가스 76달러, 석탄 96달러 정도다. 호주는 태양광 47달러, 풍력 42달러, 가스 68달러, 석탄 111달러 선을 기록했다.
전력거래소가 제공하는 전력통계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18년 12월 한국의 원자력 발전의 정산단가는 kWh당 71.9원이다. 유연탄과 무연탄이 각각 78.9원 126.7원 수준이다. 반면 태양광 가격은 112.1원, 풍력은 124.1원 수준으로 기저 발전원과 큰 가격차를 보였다.
지난해도 상황은 비슷하다.
지난해 12월 태양광 거래가격은 kWh당 86.1원 정도다. 풍력은 92.9원 정도에 거래됐다. 가격이 크게 떨어졌지만 여전히 kWh 당 81.3원에 거래된 원자력 대비 높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주요 선진국들의 경우 이미 지난 2018년에 재생에너지 가격이 전통적인 발전원 대비 큰 폭으로 낮아졌지만 한국은 여전히 이를 따라잡지 못하는 실정이다.
업계는 이 같은 상황이 벌어지는 주요인으로 구멍난 재생에너지 정책에 의한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을 꼽는다. 이미 설비 비용은 상당히 저렴해지면서 재생에너지 발전에 대한 거래 단가를 낮추는 데 기여하고 있지만, 인허가 과정에서 발생하는 비용이 여전하기 때문에 LCOE 하락에 한계를 보이는 실정이라는 것.
정부 정책은 재생에너지 보급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데 제도적 미비 탓에 지자체나 정부부처들의 협조가 이뤄지지 않아 인허가 과정에서 사업자들의 어려움은 조금도 개선되지 않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태양광 업계에서 수년 간 지적돼 온 지자체별 이격거리 규제는 여전히 해소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지자체 인허가 기준도 수차례 바뀐다.
정규창 한화큐셀 파트장은 최근 기후솔루션이 개최한 정책세미나에서 2019년 상반기 기준으로 전체 51%에 달하는 117개 기초지자체가 태양광 이격거리와 관련된 조례, 지침을 제정해 운영하고 있다. 이 이격거리 규제의 경우 합리적인 연구나 과학적 근거 없이 타 지자체의 행정 및 규정을 참고한 사례가 많다는 게 정 파트장의 지적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태양광이 돈이 된다는 인식이 높아지며 태양광 발전 사업이 가능한 좋은 부지를 확보한 개발자들과 부동산 중개업자까지 시장에 관여하며 부지 매입가격이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그러다보니 태양광 설비 가격이 내려감에도 여전히 발전비용은 선진국 수준을 따라잡지 못한다는 것.
풍력 발전 분야 역시 상황은 비슷하다.
최근 풍력 업계에서 가장 떠오르는 이슈는 ‘육상풍력 입지지도’다. 육상풍력 입지지도는 풍황정보와 입지 규제 등을 제공함으로써 풍력발전사업 인허가 편의를 높이기 위해 산업통상자원부가 준비하는 시스템이다.
그러나 업계에 따르면 최근 정부의 입지지도는 풍력발전 설치 편의를 높이기 보다, 입지규제를 더욱 강화하는 수준으로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입지지도에는 정맥능선과 지맥, 기맥 등이 핵심구역으로 분류돼 회피규제로 작용하고 있다.
한국의 산경도를 살폈을 때 대부분의 산악지형이 정맥, 지맥, 기맥으로 구성돼 있는 만큼 육상풍력을 설치할 수 있는 장소 자체가 제한적이게 된다는 얘기다. 일정 고도 이상의 지역이 돼야 풍량이 확보되고 안정적으로 육상풍력을 운영할 수 있는 특성상 해당 지역들을 제외하면 육상풍력 사업 자체가 불가능한 수준이라는 게 업계 관계자의 지적이다.
여기에 더해 최근 산림청의 풍력발전시설 허가체계 정비를 목표로 시행하는 산지관리법 시행령 개정안 등이 풍력산업계에 대한 규제로 작용할 뿐 아니라, 해양수산부가 부산 지역의 해양공간계획 등을 발표하며 에너지개발구역은 한 곳도 반영하지 않는 등 프로젝트에 수시로 제동을 거는 상황인 만큼 풍력산업계의 어려움은 날이 갈수록 커지는 모양새다.
정부는 지난 2018년 당정협의체 결과에 따른 풍력발전설비에 대한 환경성평가지침을 내놓았지만, 현장에서는 여전히 지침이 외면받고 있다는 게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해외에서는 기후변화의 핵심 키워드로 재생에너지가 논의되고 있는데 오히려 한국에서는 환경문제를 들어가며 재생에너지 인허가 과정에서 다양한 규제를 도입하고 있다”며 “제대로 된 재생에너지 활성화 의지가 있다면 관련 제도를 명확하게 손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윤대원 기자 기사 더보기

ydw@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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