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 스트리밍 시장 호황 맞아…극장·VOD 서비스 동시 개봉도 추진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의 무관중 연주.(제공=연합뉴스)
독일 베를린 필하모니의 무관중 연주.(제공=연합뉴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문화계 풍경에도 커다란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

극장과 공연장이 문을 닫거나 관객의 발길이 뚝 끊어진 대신, 온라인 스트리밍 시장이 호황을 맞고 있다.

오프라인에서 손님을 받을 수 없게 된 음악계와 연극·뮤지컬 공연계는 잇달아 온라인 무대에 콘텐츠를 올리고 있고, 할리우드는 극장과 주문형비디오(VOD) 서비스 동시 개봉을 추진하기에 이르렀다.

애니메이션 ‘겨울왕국’ 주제가를 부른 것으로 유명한 이디나 멘젤을 비롯해 오드라 맥도널드, 크리스틴 체노웨스, 켈리 오하라 등 뉴욕 브로드웨이 스타 배우들이 16일부터 이틀간 각자의 집에서 온라인 자선 공연을 펼친다고 AP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인터넷 라디오 시리우스 XM의 ‘온 브로드웨이’ 제작진이 아이디어를 낸 이 공연은 코로나19로 브로드웨이 극장가가 문을 닫게 되면서 타격을 입게 된 배우들을 돕기 위한 기금 마련이 목적이다.

‘액터스 펀드(The Actors Fund)’ 유튜브 채널을 비롯해, 플레이빌닷컴, 브로드웨이월드닷컴을 통해 평소 브로드웨이 공연이 펼쳐지는 오후 2시와 8시에 맞춰 막을 올릴 예정이다.

대중음악과 클래식 음악계도 오프라인 콘서트가 취소되면서 온라인을 통해 팬들을 만나고 있다.

AP에 따르면 스페인 인기 가수 알레한드로 산스와 콜롬비아 가수 후아네스는 최근 유튜브를 통해 라이브 공연을 펼쳤다.

또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하우스 소속 일부 가수들이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을 통해 공연했고, 러시아 피아니스트 이고르 레비트는 지난 12일 자신과 밴쿠버 심포니 오케스트라의 연주 실황을 스트리밍 서비스하겠다고 트위터에 밝혔다.

지난 12~14일에는 독일 베를린에서 열린 사이먼 래틀 지휘의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 공연이 무관중 온라인 중계로 진행됐다.

약 한달간 공연을 중단한 베를린필은 팬들을 위해 온라인 아카이브 디지털 콘서트홀을 30일간 무료로 개방키로 했다. 회원가입 절차만 거치면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부터 키릴 페트렌코까지 지난 60년간 베를린필을 지휘한 거장들의 공연을 공짜로 볼 수 있다.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 유니버설픽쳐스는 이날 드림웍스의 신작 애니메이션 ‘트롤: 월드 투어’를 내달 10일 미국에서 극장과 VOD 동시 개봉한다고 발표했다.

‘엠마’, ‘더 헌트’, ‘인비저블맨’ 등 현재 극장에 걸려있는 영화들도 이르면 20일부터 아이튠즈, 구글플레이 등을 통해 VOD 서비스를 한다.

이는 영화계에 있어 매우 급진적인 조치다. 통상 영화계는 극장 개봉 후 90일의 시간차를 두고 VOD 서비스를 시작했다. 영화계 매출의 근간을 이루는 극장 수익을 지키기 위한 오랜 배급 정책이다.

그러나 코로나19가 극장 문마저 닫게 하면서 이렇듯 강제적인 변화가 일어나게 됐다.

NBC유니버셜의 제프 셸 CEO는 “(코로나19 사태 이후로) 개봉을 연기하기보다는 사람들이 가정에서 영화를 즐길 수 있도록 선택권을 주는 쪽을 택했다”고 밝혔다.

이어 “극장 이용이 가능한 지역에서는 여전히 관객들이 극장을 찾을 것이라고 믿고 또 희망하고 있지만, 세계 다른 지역에서는 극장을 이용할 수 있는 사람들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 역시 이해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