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팀 이근우 기자.
산업팀 이근우 기자.

“기부한다는데 왜 다들 그렇게 불편하게 보는 거죠? 이해가 안돼요.”

얼마전 친한 기자들과 있는 카톡방에서 우연찮게 ‘배우 이시언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피해 지원을 위해 기부를 했다’는 얘기가 나왔다. 처음에 듣고선 ‘음 그렇구나’하고 말았는데 이것 때문에 욕을 엄청 먹고 있다는 소리에 “왜?”라는 물음이 절로 나왔다.

저들에 따르면 고수익의 연예인이 기부 금액을 ‘고작(?) 100만원밖에 하지 않아서’라고 했다. 그래서 ‘백시언’이라는 별명에 온갖 비아냥거리는 소리까지 해댔다니, 좋은 마음으로 기부했을 그 배우가 참 안타깝기도 하고 덩달아 기자 본인까지도 기분이 썩 좋지 않아졌다.

코로나19는 기자 본인이 출입하고 있는 산업계도 강타했다. 기업 임직원 모두가 재택근무에 들어가면서 모든 대외 활동이 멈춘 초비상 상황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동차(현대자동차그룹 50억원, 한국토요타 1억원, BMW코리아 8억원, 한라그룹 5억원, 넥센타이어 2억원, 한국타이어 5억원) ▲게임(넥슨·엔씨소프트·넷마블 각 20억원, 스마일게이트 28억원, 펍지·크래프톤 10억원, 게임빌·컴투스 2억원, 펄어비스 5억원, 위메이드 2억원) ▲글로벌 기업(GE코리아 2억1000만원, 한국지멘스 1억원) 모두가 잇달아 기부 행렬에 동참했다.

사실 게임업계에서도 앞서 언급한 배우와 비슷한 일화가 하나 있었다.

모업체가 업계 중 가장 먼저 코로나19 관련 기부로 스타트를 끊었는데 일각에서 ‘집단행동을 하지 않고 왜 독단적으로 하냐’, ‘굳이 국내가 아닌 중국 우한에 하냐’를 두고 저격당한 일이다.

당시 기자들 사이에서도 ‘별 이상한 전염병이 돌더니 별의별 사람도 나오는 것 같다’며 이런 저런 말이 많이 나왔던 걸로 기억한다.

이게 과연 비난받을 일인가 싶은데 어디선가 누군가는 또 기부금액을 갖고 분명 이러쿵 저러쿵 뻘소리를 하고 있을지도 모르겠다.

호의는 호의로 받아들이면 되지 않을까. ‘과연 이런 지적을 할 정도로 무언가를 베풀어본 적이 있었나’라는 생각을 해보면서 이번 기자수첩을 마친다. 그리고 코로나19 사태가 빨리 종식돼 산업계도 하루 빨리 정상화되길 바라본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