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는 2017년 말 재생에너지 3020 이행계획을 야심차게 내놓았다. 전 세계적으로 청정에너지원으로의 전환을 꿈꾸는 시기였던 만큼 우리나라 역시 이 같은 대열에 당당하게 발걸음을 맞출 수 있으리라는 기대가 높아지던 때다.

그러나 2년이 지난 지금 재생에너지 시장은 예상 밖의 난관에 부딪히고 있다.

최근 태양광 발전사업자들은 급락하는 REC 가격 탓에 신음하고 있다. 가장 큰 원인으로 빠른 태양광 설비 보급 탓에 수요가 급격하게 증가한 것을 꼽지만, 그 외에도 24시간 저렴하게 발전할 수 있는 바이오매스나 연료전지 같은 발전원과의 경쟁도 심각한 문제다.

사실 나무나 폐기물을 태워 전기를 생산하는 바이오매스나 LNG를 가열해 수소를 뽑아내는 연료전지의 경우 일정 수준의 온실가스가 발생한다는 것은 정부도 인정하는 부분이다.

그렇기 때문에 이 같은 발전원은 신재생에너지의 범주에 둬야 하는 가에 대해 이미 오래 전부터 업계에서는 논란이 있어왔다.

문제는 이 같은 발전원을 태양광이나 풍력 같은 순수 재생에너지와 같은 틀 안에서 경쟁시킨다는 점이다.

RPS 의무이행기관들이 보다 쉽게 목표치를 달성하려다보니 24시간 발전가능한 설비에 관심을 갖게 되고, 이는 순수 재생에너지원의 경쟁력을 잃게 하는 일인 동시에 REC 가격을 낮추는 문제로 이어진다.

특히나 연료전지에 관한 부분은 고심할 필요가 있다. RPS에 연료전지를 포함하는 것은 청정 에너지로의 전환을 위한 것인지, 산업 진흥을 위한 것인지 생각해야 한다.

단순히 세금을 쓰지 않고 전기요금 안에서 산업을 진흥시키기 위해 연료전지를 포함시킨 것이라면 한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신뢰를 잃게 된다. 그 의도부터가 순수하지 않기 때문이다.

세계는 탄소배출에서의 완전한 탈피를 목표로 움직인다. 한국의 재생에너지 정책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지 고민해야 할 시점이다.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