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 늘었어도 ESCO 기업들 속앓이
특정설비 편중·불평등 절차 등 문제점도 함께 개선돼야
작성 : 2020년 03월 11일(수) 15:21
게시 : 2020년 03월 11일(수) 15: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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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소리 마세요. 여전히 힘듭니다”
올해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 규모가 600억원이나 늘었지만 에너지절약전문기업(ESCO)들의 한숨 소리는 그대로다. 특정설비 편중, 불평등 행정절차, 팩토링 문제 등의 문제 해결책 없이 예산만 커졌기 때문이다. 정부가 예산을 투입해 에너지 효율 제도의 규모를 키우는 상황에서 그간 시장을 침체시킨 고질적 문제도 함께 해결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ESCO 사업은 초기투자비를 ESCO 사업자가 조달해 절약시설물을 설치하고 이로 인해 발생되는 에너지 절감비로 초기투자비를 회수하는 방식이다. 이때 사업자는 한국에너지공단을 통해 절약시설 설치사업과 함께 에너지이용합리화 정책자금으로 최저리 대출을 받아 초기투자비를 마련하고 있다. 정부는 올해 이 제도에 600억 증가한 3500억원을 편성해 사업을 활성화하겠다고 밝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ESCO 사업자들은 근심이 가득하다. 융자제도가 ESCO 투자사업과 절약시설 설치사업으로 구분되는데 두 사업 간의 불평등 행정절차가 문제라는 것이다. 공기압축기 설치를 절약시설 사업으로 진행하면 공급계약서 서류 1장이면 되는데 ESCO사업으로 진행하면 계약서뿐 아니라 에너지절감량 진단서, 성과보증서, 상환서류 등 다량의 서류가 필요하다. 업계 한 관계자는 “행정절차의 편리성 때문에 다수의 신청자가 성과가 확실치도 않은 절약시설 사업으로 돌아서고 있다”며 “제도의 본 목적을 위해서라도 절약시설 사업에도 성과보증서류를 포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정설비에 편중된 자금 운용도 문제라는 지적이다. 지난해 에너지이용합리화자금 설비별 지원 현황에 따르면 총 융자지금원 2823억원 가운데 동력설비 부문에 약 48%가 집중적으로 할당됐다. 금액으로 치면 1350억원이다. 그 뒤 정책사업(18%), 보일러(10%)와 상당히 차이가 난다. 업계에서는 동력설비 비중이 높은 이유로 ‘사출기’를 꼽는다. 융자제도를 ‘사출기 제도’라고 비꼴 정도로 사출기 편중이 심하다는 것이다. 사출기는 실린더 속에서 가열해 녹인 플라스틱 재료를 노즐을 통해 폐쇄된 거푸집 속에 밀어 넣고, 냉각해 고체의 물건을 만드는 기계다. 에너지 소비량을 줄인 ‘하이브리드 사출기’ 등장 후 교체되고 있는 상황이다. 업계 관계자는 “다양한 장소와 설비 부문에서 에너지 효율화가 추진돼야 하는데 융자금이 사출기 부문에 너무 편중돼 있다”고 말하면서, “이 사업은 절약시설 설치사업으로 진행돼 효율 성과도 보증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유명무실한 팩토링 제도 개선도 필요하다는 의견이다. ESCO 기업은 초기투자비를 직접 조달해야 하기 때문에 여러 사업에 참여할수록 부채율이 늘어나는 문제를 갖고 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정부는 일정 사업에 대해서는 ESCO 기업이 보유한 매출채권을 금융기관에 판매하는 팩토링제도를 시행중이지만 대부분 사업자들은 이를 활용 못하고 있다. 금융권의 벽은 높고, 공공기관도 팩토링이 불가하다고 입찰공고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공공기관이 이런 상황이니 민간은 더하다. 팩토링을 안해주니 부채비율은 쌓이고, 떨어진 신용도로 팩토링은 또 안되는 악순환을 겪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공공기관부터라도 팩토링 제도가 진행해야 민간으로도 확산되고 결국 ESCO사업 활성화로 이어진다”며 “R&D 투자, 직원 교육 등의 업체 스스로의 경쟁력 강화도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오철 기자 기사 더보기

ohch@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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