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충호 발전교육원 원장
이충호 발전교육원 원장

공기와 물이 없이는 어느 생명체도 존재할 수가 없다. 우리 인간도 4~5분간 산소공급이 안되면 신경세포가 죽기 때문에 응급상황 시 산소공급을 위한 심폐소생술이나 인공호흡기가 필요하며, 우리 몸의 80%를 차지하고 있는 체내 수분비율이 20%만 줄어도 생명을 잃게 된다.

오늘날 우리가 살아가는 복잡한 생활공간도 하나의 살아 숨쉬는 생명체와 다름이 없다.

이러한 역동적이고 쉼없이 반복되는 일상을 가능하도록 만드는 것이 바로 전기에너지다. 생명체를 유지하는 데 있어서 공기와 물이 반드시 필요하듯이 우리의 일상생활에서는 전기가 바로 그런 필수 존재물인 것이다.

이러한 전기를 생산하는 발전소는 고도의 기술을 필요로 하는 수많은 설비들을 갖추고 있는 종합플랜트 산업이자 국가핵심기반시설이다.

그 중에서도 발전소 운영을 책임지는 중앙제어실은 마치 비행기 조종실과 같은 발전소 내 핵심시설이다.

이러한 핵심시설의 기술인력은 단시간에 양성되는 것이 어렵기 때문에 다양한 현장경험과 교육훈련 과정을 통해 장기간에 걸쳐 육성된 베테랑 직원들만이 그 역할을 수행할 수 있다.

지금 전 세계적으로 코로나19 바이러스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무엇보다 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이른바 ‘코로나 쇼크’로 불리울 만큼 그 파장이 만만치 않다.

감염우려에 따른 소비위축 등으로 경제활동이 크게 둔화되고 있으며, 이에 따라 산업계 전반에 큰 타격을 줘 경제성장률 등 각종 경제지표에도 최악의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상상하기 싫지만, 만일 발전소 중앙제어실 직원이 코로나19에 감염됐다면 과연 어떤 상황이 발생할까?

제어실 소독을 위해 발전소 시설을 전면 폐쇄되고 함께 근무했던 직원들은 모두 자가격리 돼 발전소 운영에 커다란 차질이 발생할 것이다.

이에 대한 사전대비가 돼있지 않은 상태에서 그러한 상황이 발생하였을 경우 그야말로 대혼란이 야기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발전소는 멈출 수 없다. 정부와 발전회사도 전력공급에 공백이 발생하지 않도록 코로나19 감염확산과 관련한 최악의 상황에 대비한 시나리오를 만들어 대응하고자 각 발전소별로 달랐던 대응지침을 발전소 운영을 중단하지 않는 방향으로 공동지침을 마련하였다.

이에 따라 중앙제어실 비상인력운영을 위한 2560명의 대체인력을 확보해 확진자 또는 의심환자 발생 시 대체근무팀을 투입하기로 했으며 중앙제어실 내에서는 개인 보호구 착용을 전제로 운영업무를 지속한다는 방침이다.

발전분야 전문인력을 양성하는 한국발전교육원도 재직 직원의 기술역량 개발을 위한 교육 외에도 그동안 발전소 비상상황에 대비한 대체인력을 꾸준히 양성해 왔다.

2003년부터 매년 시행하고 있는 발전운영활성화과정은 현장경험 및 발전소 운영지식이 풍부한 발전회사 퇴직운전원을 대상으로 하는 대체인력 양성교육이다. 지금까지 누적인원 총 5346명이 수료했으며 올해도 225명 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이러한 대체인력 양성은 현재와 같은 예측할 수 없는 위기상황에 선제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노력이었기에 다시한번 그 가치가 더욱 소중하게 느껴진다.

‘위기는 준비되어 있지 않는 자에게 먼저 다가온다.’

현재 발생한 코로나19 사태는 분명 예측할 수 없었던 위기상황이다. 그러나, 이러한 비상상황에 어떻게 대비하고 준비했는가에 따라 체감하는 수준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다.

생명체에 공기와 물이 멈추지 않고 공급돼야 하듯이 우리 일상에서 전기공급도 멈춰서는 안되기에 위기상황에 대한 철저한 사전대비와 상황별 대응노력을 통하여 코로나19 위기를 슬기롭게 극복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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