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3일 ‘한국형 표준 가스복합발전소’를 개발하기 위한 추진단이 출범했다.

기자의 눈에 추진단 출범식은 세계에서 다섯 번째로 가스터빈 모델을 보유하게 된 대한민국이 국제 석탄화력·원자력발전 시장에서 거둔 성과를 이어가겠다는 선포식으로 보였다.

국내 발전업계는 이미 석탄화력발전소와 원자력발전소의 한국형 표준을 보유하고 있으며 국내외 시장에서 좋은 실적을 거두고 있다.

한국형 표준 석탄화력발전소는 1990년대 후반에서 2000년대 초반 전국 각지에 들어서며 전력을 저렴하고 안정적으로 공급하는 데 일조했다.

한국형 원전인 APR1400은 유럽사업자요건(EUR) 인증과 미국 원자력규제위원회(NRC) 설계인증을 취득하며 국제무대에서 안전성을 입증했다.

역설적이게도 이런 두드러진 성과 때문에 에너지전환을 추진하는 데 있어 더 많은 고민과 논의가 필요하게 된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실제로 우수한 국내 기술력을 포기하고 외국 기술에 의존하는 가스터빈을 중심으로 에너지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막대한 자금을 들여 개발하고 건설한 발전소를 고쳐가면서 쓰지 않고 바로바로 폐지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을 토로하는 사람도 있다.

이런 ‘에너지전환’ 관련 논쟁을 차치하더라도 가스복합발전은 국내 발전량의 약 25%를 차지하고 있어 한국형 표준 가스복합발전소 개발·사업화는 우리가 가야만 하는 길이다.

국책과제로 발전용 대용량 가스터빈을 개발하는 데 성공하고 실증을 위한 김포열병합발전소 건설사업 역시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

추진단 발족에 따라 가스터빈 개발, 실증에 이어 가스복합발전소 표준화 단계까지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국내 가스터빈도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

한국형 표준 가스복합발전소 개발·사업화가 성공적으로 이뤄져 국내 가스복합발전도 석탄·원자력과 마찬가지로 기술선진국들과 당당히 경쟁하는 날이 오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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