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CI가 태양광 폴리실리콘 공장 가동 중지하며 태양광 산업 밸류체인 붕괴를 우려했다. OCI는 중국 기업의 저가 공세 탓에 태양광 폴리실리콘 국제가격이 급락, 적자 폭이 커지면서 국내 생산을 중단했다. 하지만 OCI의 결정을 태양광 밸류체인 붕괴로 몰고가는 것은 과장 확대해석으로 보인다. 분명 중국기업과 비교 했을 때 생산원가에서 경쟁력을 갖추기 힘든 구조라는 것은 산업 각 분야에서 이미 밝혀졌으며 이를 기술로 극복해 왔다.

어찌보면 OCI를 비롯한 국내 태양광 폴리실리콘 업계의 쇠퇴는 자연스러운 수순이란 시각도 있다. 오히려 OCI가 군산 공장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을 중단하고 반도체용 폴리실리콘 생산 공장으로 전환한다고 발표하자 주가는 올랐다. 그동안 적자사업을 포기한 것에 대해 시장에서 불확실성이 제거된 것으로 평가한 것이다. 또 기술경쟁에서 가격과 규모의 경쟁으로 변한 폴리실리콘 분야를 빨리 포기한 것이 기업의 입장에서 경영개선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폴리실리콘 분야는 중국기업의 잠식을 허용했지만 태양광 셀 및 모듈 제조업체들은 기술경쟁을 무기로 해외 선진시장에서 경쟁력을 높여가고 있다. 태양광 분야에서도 선택과 집중이 명확히 되고 있는 것이다.

한화솔루션, 현대에너지솔루션, 신성이엔지 등 국내 태양광 셀 및 모듈 제조업체들은 올해 미국 등 선진국 시장에서 지속적인 사업을 펼쳐 나가며 지난해보다 높은 실적을 예상하고 있다.

우리나라의 산업은 항상 선진국과 중국 등 기술개발국의 도전에 직면한 넛 크래커( nut-cracker) 상황을 극복하며 성장했다. 반도체, 조선, 자동차 등 각 분야는 선진국과의 기술격차를 극복하고 저임금의 중국 등을 따돌리며 세계시장에서 자리를 잡았다.

에너지전환 과정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으로 떠오르고 있는 배터리, 태양광 분야도 어찌보면 우리 기업이 세계시장에서 경쟁력을 확보하는 과정에 있으며, 중국기업과의 기술 가격 경쟁을 피할 수 없다.

OCI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생산중단을 정부 에너지정책과 연결해 정책 전체를 매도하려는 주장도 있는데, 이런 정치적 주장은 관련 산업의 건전한 경쟁력 확보에도 도움이 안 된다. 또 전기요금을 할인해 주지 않아 가격 경쟁력이 떨어 졌다고 주장하는데, 일부 특정산업 육성을 위해 전기요금 지원은 분명히 국제무역 분쟁의 소지가 있으며 이미 철강관련 분야에서 미국 정부의 조사까지 받은 적이 있다. 특정 산업분야가 국제시장에서 가격 경쟁력을 잃을 때 마다 전기요금을 통한 지원 확대를 말하는데, 산업분야에 대한 정책적 지원은 충분했다.

다만 대비해야 할 것은 태양광 소재분야 주요 부품인 폴리실리콘에 대한 특정 국가나 기업에 대한 의존도가 높아지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다양한 경로를 통해 부품 확보방안을 마련 해야하며 정부는 혹시 모를 소재분야 수급위기에 대응한 대책을 만들어야 한다. OCI의 태양광 폴리실리콘 공장 폐쇄가 우려는 될 수 있지만 해당 기업, 관련 산업에게는 기회가 될 수 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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