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터 무결성·최적화 정도가 기술 경쟁력 결정”
“데이터 상품화되는 신산업 분야 미리 준비 나서야”

신영기 세종대학교 기계항공우주공학부 교수는 국내 열시스템 제어 분야 최고 전문가 중 한명으로 꼽힌다. 서울대학교에서 학사 및 석사를 취득하고 미국 매사추세츠 공과 대학(MIT)에서 박사과정을 마친 신 교수는 현대자동차 엔진 연구개발(R&D) 기관,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열 유동 컨트롤 센터 등에서 관련 분야 전문성을 쌓았다.

현재 신 교수는 세종대 열시스템 제어연구실을 운영하며 모든 시스템의 열에너지를 통합 관리 및 제어하기 위한 알고리즘과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 자동제어 분야의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자동제어 기술이 빌딩·공장 등 각종 건물에 적용은 돼 있지만 아직 최적화가 이뤄지지 않은 상황입니다. 이 때문에 설비를 갖추고도 조작원이 설비를 수동으로 제어하는 경우도 적지 않죠.”

신영기 세종대 교수는 국내 자동제어산업이 기술의 확대보급으로 인해 사용처가 늘고 있으나 여전히 실질적인 ‘자동제어’와는 거리가 멀다고 지적했다. 제어기술의 본질인 최적화 방안에 대한 논의가 부족하다보니 기술 적용의 효용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현장에서는 설비별로 다양한 상황(경우의 수)이 발생합니다. 자동제어 기술은 이러한 설비의 특성을 감안해 최적화된 설정값으로 인간의 개입 없이도 제어가 가능토록 구현이 돼야 합니다.”

구체적인 발전 방향성으로는 데이터 무결성 확보와 물리모델의 고도화를 제시했다. 자동제어 설비의 센서를 통해 취합되는 데이터의 무결성(정확성·일관성의 유지·보증)을 확보해야 만 이를 기반으로 인공지능(AI)·빅데이터 기술을 접목해 최적화된 물리모델을 구축할 수 있다는 뜻이다.

“단순히 설비에서 올라오는 데이터를 모아 놓고 사후적으로 연관성을 찾는 행위만으로는 큰 의미를 띠기 어렵습니다. 또 정전, 센서고장 등 이상상황 발생시 최적의 추정값으로 자동제어 기능을 중단 없이 제공하는 물리모델이 없다면 기술 적용 노력이 무의미하다고 할 수 있지요. 자동제어의 본질에 해당하는 두 기술을 개선해야만 국내 자동제어산업도 한 단계 도약할 수 있다고 봅니다.”

신 교수는 자동제어산업이 현 정부의 에너지전환 정책과 맞물려 중장기적으로 확장될 것으로 전망했다. 온실가스 감축을 위해선 우선 1차 전기사용처인 건물부문에서 에너지관리가 이뤄져야 하는데, 이를 구현할 산업은 자동제어 분야가 유일하다는 주장이다.

“에너지의 생산량, 소비량, 시간대별 차이 등 실시간으로 변화하는 환경·조건을 인간이 직접 처리하기엔 어려움이 따릅니다. 에너지 수요공급의 미스매치를 최소화할 수 있는 최적화된 자동제어 모델을 개발하는 것. 이는 에너지전환 정책의 성패와도 직결됩니다.”

자동제어 분야의 중장기 비전으로는 ‘데이터 산업’을 거론했다. 지금도 관련 기업·제품의 경쟁력은 확보된 데이터의 양과 질로 결정되는데 데이터가 상품으로 거래되는 미래에는 그 중요성이 더욱 커질 것이라는 예측이다.

“머지않아 기업, 국가의 경계를 넘어 표준화된 데이터가 거래·유통되는 시점이 올 겁니다. 이미 독일의 지멘스, 미국의 구글 등은 데이터의 중요성을 인지하고 관련 사업을 추진하고 있죠. 국내 기업들도 기술 최적화와 함께 ‘데이터가 상품화되는 미래’에 대해 선제적으로 대응하길 조언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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