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이노베이션 등 배터리 3사
지난해 세계 전기차 배터리 TOP 10 안착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현황.(제공=연합뉴스)
지난해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현황.(제공=연합뉴스)

국내 배터리 3사가 지난해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모두 10위권에 안착했다. 특히 유럽을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의 급격한 성장이 기대되면서 배터리 3사의 약진을 기대하는 시장의 기대가 높아지고 있다.

10일 에너지 전문 리서치기관인 SNE리서치는 ‘2019년 연간 글로벌 전기차용 배터리 사용량’ 자료를 발표했다.

SNE리서치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연간 판매된 글로벌 전기차 탑재 배터리 사용량 순위에서 중국 CATL이 3년 연속 1위를 기록한 가운데 한국의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이 각각 3위와 5위, 10위를 기록하며 모두 TOP 10에 들어섰다.

◆지난해 전기차 매출 증대 영향으로 국내 배터리 3사도 호성적=SK이노베이션은 지난해 전년 대비 2.3배 급증한 1.9GWh를 판매하며 처음으로 연간기록에서 10위권 내에 이름을 올리는 쾌거를 거뒀다는 게 SNE리서치 측의 설명이다.

LG화학은 12.3GWh로 전년 대비 64.8% 급증해 BYD를 제치고 3위로 올라섰다. 삼성SDI 역시 4.2GWh의 판매량을 보이며 전년 대비 20.9% 증가했다. 순위도 전년 6위에서 5위로 한 계단 상승한 모양새다.

국내 배터리 3사의 성장세는 각 사의 제품을 탑재한 모델들의 판매 증가의 영향을 크게 받았다. LG화학은 주로 아우디 E-트론 EV, 현대 코나 EV, 재규어 I-Pace 등의 판매가 급증하면서 사용량이 늘었다.

폭스바겐 e-골프, BMW i3 등의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삼성SDI의 성장세를 이끌었다는 관측이다. SK이노베이션 역시 니로 EV와 쏘울 부스터 등이 좋은 실적을 거두며 동반 성장했다.

SNE리서치는 2019년을 한국 배터리 업체가 대거 약진한 해로 평가했다. 이와 관련 LG화학과 삼성SDI, SK이노베이션 3사의 점유율이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했다.

지난해 에너지저장장치(ESS) 배터리 시장에서 다소 부진한 실적을 보였지만, ESS를 떼놓고 봤을 때 전기차 분야에서 시장 확대와 함께 전기차용 배터리에서는 좋은 실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업계는 분석했다.

다만 1위 업체인 CATL과 2위를 차지한 파나소닉이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절반 이상을 점유하고 있는 만큼 앞으로 양 사의 공세를 극복하기 위한 경쟁력을 배양하고 시장 전략을 수립해야 한다고 SNE리서치는 강조했다.

◆유럽 중심으로 전기차 시장 크게 확대 전망=실제로 올해 국내 배터리 업계의 전기차 배터리 시장에서의 호성적을 기대하는 시선이 적지 않다. 세계 전기차 시장의 확대가 배터리업계에 좋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기대다.

김철중 미래에셋대우 연구원은 최근 테슬라의 중국 상하이 공장 생산 본격화와 모델 Y 출시, 2019년 1~2월 중국 및 미국 전기차 시장의 낮은 기저로 인한 전년비 회복 추세 등을 전망했다. 아울러 올해부터 유럽의 CO₂ 규제가 시작되며 유럽 전기차 시장 역시 성장을 가속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에 따라 세계 전기차 배터리 시장의 기대치 또한 크게 늘어날 것이라는 분석이다.

한병화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에 따르면 유럽의 1월 전기차 판매 추이는 ‘충격적’으로 급증하는 모양새다. 유럽 전역에서 내연기관차 판매가 급감하는 한편 전기차 판매 급증이 동시에 발생했다.

한 연구원에 따르면 독일의 전기차 판매대수는 1만6000대로 전년 동월비 138.4% 급증했으며, 디젤과 가솔린차의 판매는 15.4% 줄었다.

프랑스에서도 전기차 판매는 160.1% 늘었지만 내연기관차는 24.4% 급감하는 모습을 보였다. 영국도 전기차 판매가 145.5% 늘었고, 내연기관차 수요는 17.8% 줄어든 상황이다.

흔히 내연기관차의 천국으로 불리는 이탈리아에서도 전기차는 전년 대비 490.5%로 급격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내연기관차는 12.5% 부진했다.

스웨덴은 전기차 판매가 93.4% 늘었고 내연기관차는 38.6% 급락했다.

한 연구원은 유럽에 이어 미국 시장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했다. GM, 포드, 폭스바겐 등 주요 업체들이 2023년부터 미국의 신규 전기차 전용공장에서 생산을 계획하고 있다. 당장 트럼프의 반환경정책 탓에 미국 전기차 시장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절반 가까운 주에서 전기차 육성정책을 도입하는 만큼 트럼프 임기 말로 갈수록 효과가 커질 것으로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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