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S 및 배터리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됐던 ESS 화재사고 2차 조사결과가 발표됐다.

이미 언론에 수차례 발표됐던 것과 같이 배터리 문제로 결론이 났다.

다만 당초 배터리에 확실히 방점을 찍은 것 같았던 분위기와 사뭇 다르게 조사단은 ‘추정’이나 ‘판단’ 정도의 단어로 순화하며 한 발 뒤로 물러선 모양새다.

아직 배터리 업계는 이 같은 결과에 납득하지 못하는 모양새지만, 우선 그동안 침체됐던 ESS 산업계가 이번 조사 이후로 새롭게 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맞을 것으로 기대된다.

이번 조사 결과를 보면 배터리 결함도 문제지만 그동안 ESS 업계에 만연하게 퍼져있던 과도한 운영에도 개선의 소지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우리 ESS 업계는 배터리 제조사가 제시한 최대치의 충전율(SOC)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식으로 운영을 해왔다는 게 업계 한 전문가의 설명이다.

지속적으로 배터리 수명은 줄어드는데 SOC는 사실상 고정해가면서 최대한도로 배터리를 활용했다는 얘기다.

조사단 관계자에 따르면 한 ESS 운영자는 배터리 전압이 높아지는 것을 확인하고서도 같은 SOC를 유지해 결국 화재로까지 발전한 것으로 보인다.

산업부가 신규 ESS 설비의 충전율을 80~90%로 제한한 것도 이 같은 이유로 풀이된다.

지난해 그렇게 많은 화재로 인해 ESS 업계가 침체되고 배터리 3사는 모두 적자를 기록했다.

세계 ESS 시장이 지난해 폭발적으로 성장한 데 비해 우리는 화재사고에 발목을 붙들려 있었던 것.

여전히 우리나라는 ESS 선진국이다. 해외 어느 나라보다도 ESS 도입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나라기 때문에 모두가 우리 시장에 눈을 돌리고 있다.

이럴 때 일수록 그동안 수익에 치중했던 운영방식을 점검할 필요가 있다.

지난해 우리는 수익을 내기 위해 안전을 등한시하면 산업계가 경쟁력을 잃는다는 걸 피부로 체험했다. 더이상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갈라선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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