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오주 플랫컴 대표이사
권오주 플랫컴 대표이사

메시지(Message)는 커뮤니케이션의 핵심 중 핵심이다. 메시지는 커뮤니케이션의 목적이고, 수단이며, 결과를 평가할 수 있는 지표다.

커뮤니케이션 상대의 현재 인식 상태를 목표 인식상태로 바꾸려는 이유(목적)가 메시지에 담겨있고, 상대의 인식을 바꾸기 위한 변화요인(수단)으로 메시지가 사용되며, 원하는 상태로 바뀌었는지를 평가할 수 있는 기준도 제시한다.

따라서 커뮤니케이션을 하려면 메시지를 먼저 확인해야 한다. 하고 싶은 이야기,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가 뭔지 알아야 한다.

다만, 메시지가 커뮤니케이션의 핵심이지만 그 자체로 ‘완결체’는 아니다. 메시지가 종교의 교의를 담고 있는 경전(성경이나 불경)이라면, 이야기(스토리)는 경전을 기본으로 예화, 경험담 등을 풀어가는 설교나 설법이라고 할 수 있다.

다른 비유로 말하면, 메시지는 몸의 DNA이며, 건축물의 설계도다. 메시지라는 기본 설계도와 유전자에 따라 집이 지어지고, 몸이 형성되는 ‘프로세스’가 진행된다.

건축물의 설계도에 따라 집의 뼈대가 만들어지면, 문을 달고, 색을 칠하고, 가구를 배치하는 작업을 하게 되는 데, 이게 바로 스토리텔링(storytelling)이다. 스토리텔링은 메시지에 공감력을 더하고, 감동을 일으키고, 더 오래 기억할 수 있게 한다.

아무튼, 커뮤니케이션의 출발점에선 메시지 하우스(message house)라는 커뮤니케이션 설계도를 작성할 것을 권유한다. 메시지 없이 커뮤니케이션을 하는 것은 설계도 없이 집을 짓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메시지 하우스는 커뮤니케이션의 플랫폼으로, 출발점에서 경유지, 도착점까지 길 안내를 담당할 네비게이터 역할도 하게 된다.

조직 내부적으로는 기업이나 공공기관의 공식적인 입장이 이 메시지 하우스를 통해 정리되고 검증된다. 또 대외 커뮤니케이션의 사용되는 모든 커뮤니케이션 자료들이 이 메시지 하우스를 기반으로 작성된다. 예를 들어, 조직의 기본 소개자료(프레스킷)를 비롯해 보도자료, 기획기사, 인터뷰 자료들이 메시지 하우스로 정리된 내용을 기본으로 담아야 한다.

메시지의 표현 형식이 꼭 문자일 필요는 없다. 비언어적, 시각적 메시지도 당연히 존재하고, 때로는 더 강렬하고 효과적이다. 여기에선 칼럼의 한계 상 문자 언어(text) 메시지로 국한해 설명하겠다.

메시지 하우스는 지붕(핵심 메시지)과 기둥(하부 메시지), 초석(근거 자료)의 세 부분으로 구성된다.

지붕(핵심 메시지, core message)은 가능하면 간결한 문장으로 표현한다. 정체성을 말할 때는 “...이다”로 쓰고, 사명(미션)은 “....한다”, 비전은 “...되겠다”로 표현한다.

기둥(하부 메시지, sub-message)은 핵심 메시지를 뒷받침하는 것으로, 의지(열정), 역량(전문성, 경험), 계획(로드맵) 등 3~4개의 기둥으로 구성한다. 기둥을 구성하는 요소는 다시 크게 이성적(rational) 메시지와 감성적(emotional) 메시지로도 나눌 수 있다. 사안에 따라 논리적 메시지가 필요한 경우가 있고, 사과와 반성 등의 감성적 메시지가 필요한 경우가 있다. 설명과 설득에 유효한 방안을 선택하면 된다.

초석(근거 자료)은 지붕과 기둥을 떠받치는 건축물의 기초로, 사실과 수치, 예시 등을 각각의 기둥 밑에 단단히 고정시켜야 한다. 초석과 기단이 탄탄하지 못하고, 부실하면 좋은 집을 지을 수가 없다. 좋은 집은 고사하고 오래가지 않아 무너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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