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법인 9일까지 휴무, 발전사 일부시설 폐쇄조치

한국발전교육원.
한국발전교육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글로벌 경제에 적잖은 쇼크를 주면서 전기산업계도 바짝 긴장하고 있다.

특히 중국에 법인을 두고 있는 기업들은 사태 확산을 예의주시하면서 재고량 파악과 부품 수급, 생산일정 조율 등 24시간 비상체제에 돌입한 모습이다.

우시, 다롄, 칭다오, 이창 등 중국에 12개 생산법인을 두고 있는 LS그룹은 중국 춘절 휴무가 끝나는 9일 이후 공장 정상 가동 여부를 면밀히 검토할 방침이다.

특히 LS전선은 최근 후베이성 이창시에 위치한 ‘LS홍치전선’의 한국 직원 7명 중 4명을 귀국 조치했다.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최소한의 인력만 현지에 남긴 상황이다.

LS산전 관계자는 “산전의 상하이, 다롄, 우시 3개 법인은 중국 정부의 방침에 따라 9일까지 휴무가 연장된 상태”라며 “신종 코로나 사태를 주시하면서 피해 최소화 방안을 찾아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서부발전과 한국발전교육원은 지난달 30일 6번째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비상이 걸렸다.

6번째 확진자의 딸과 사위가 충남 태안군에 거주하면서 각각 서부발전 태안발전본부 직장 어린이집 교사, 발전교육원 직원이었기 때문이다.

이 부부는 명절 연휴를 이용해 서울에 있는 6번째 확진자의 집에 방문한 것으로 확인돼 접촉자로 분류됐다.

이 같은 사실이 확인되자 서부발전은 즉각 어린이집을 폐쇄하고 방역에 나섰으며 발전교육원은 교육과정을 중단하고 교육생들을 귀가시켰다.

다행히 이튿날 자정 무렵 부부 모두 음성 판정을 받으면서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만 만약을 대비해 각 기관에 내려진 조치는 당분간 유지된다.

서부발전 관계자는 “사택과 사옥, 어린이집에 대한 방역·소독이 이뤄졌으며 체육관 등 공공시설은 잠정적으로 폐쇄했다”며 “음성 판정이 나왔지만 접촉자의 잠복기를 고려해 오는 10일까지 예의주시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발전교육원 관계자도 “예방 차원에서 6번째 확진자의 접촉자와 접촉한 직원은 자택에서 격리 중”이라며 “중단된 교육은 오는 17일 재개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다른 발전공기업도 ‘실제상황’은 발생하지 않았지만 상황의 심각성을 고려해 적극적으로 대처하고 있다.

한국동서발전 관계자는 “전 직원으로 안내메일을 보내고 사내 홈페이지에 팝업창을 게시하는 등의 방법으로 신종 코로나 예방수칙을 공유했다”며 “매일 출근하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체온을 측정하는 동시에 방역·소독도 강화했다”고 설명했다.

신종 코로나는 전자업계에서도 맹위를 떨치고 있다. 수개월 동안 계획된 대형 전시회를 연기시키는가 하면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기획된 행사를 취소시키는 결과를 낳고 있다.

국제반도체장비재료협회(SEMI)는 최근 홈페이지 공지를 통해 5일부터 7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열기로 한 ‘세미콘 코리아 2020’의 취소 소식을 알렸다. 세미콘 코리아는 국내 최대 반도체 산업 전시회로 꼽힌다. 올해는 역대 최대 규모인 550개 업체 참여 및 5만5000여명의 관람객이 예상됐으나 일정 자체가 불투명해졌다.

SEMI 관계자는 “세미콘 코리아에는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만큼 코로나 바이러스 전파가 염려되는 상황이어서 행사 일정을 취소한 것”이라며 “올해 행사를 연기할지 아니면 완전히 취소할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가전업계도 신종 코로나의 여파를 비켜가지 못하고 있다. A업체는 이달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한창 준비 중이던 기자간담회의 진행 여부를 고민하고 있다. 오랜만에 열리는 제품 출시회를 신년으로 예상했는데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예상치 못한 복병을 맞은 것이다. A업체 관계자는 “신제품 출시를 앞두고 미디어데이를 준비하고 있었는데 큰일”이라며 “아무래도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행사 자체를 여는 게 부담이라 어떻게 할지 결정을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도 신종 코로나로 인해 휴업 등 비상 조치에 돌입한 상태다.

하언태 현대차 사장은 3일 공장 게시판을 통해 “공장별·라인별 휴업 실시가 불가피할 전망”이라며 “앞으로의 생산·운영 계획을 명확히 밝히지 못하지만 향후 세부안이 확정되면 현장에 조속히 공지할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국지엠 관계자는 “당장 생산공장에 충격은 없는 것으로 파악 중”이라면서도 “조만간 생산라인에 ‘시간당 차량 제작 속도를 조절한다’ 등의 조치가 내려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르노삼성차 측은 “공장 가동에는 별 문제가 없다. 아직 별도 지침은 없다”며 “상황을 계속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쌍용차는 중국산 부품 재고 소진에 따라 4일부터 12일까지 평택공장에서 자동차 생산을 중단하기로 했다.

송세준, 양진영, 이근우, 장문기 기자=

저작권자 © 전기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