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생부’ 오른 영흥 1·2호기...‘탈석탄’ 가속화에 고개 드는 ‘원전 역할론’
9차 전기본 계획연도 2034년까지로...산업부, 영흥 1·2호기 LNG 대체건설 의향조사
9차 전기본에 대체건설 모두 반영된다면 1060만㎾ 석탄이 LNG로 대체
‘탈석탄’ 가속해도 3410만t 추가목표 달성 미지수...신한울 3·4, 대안 될 수 있나
작성 : 2020년 01월 30일(목) 16:28
게시 : 2020년 01월 31일(금) 14: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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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옹진군 영흥발전본부. (제공:연합뉴스)

산업통상자원부가 한국남동발전에 영흥 1·2호기를 액화천연가스(LNG)로 대체건설할 의향이 있는지 조사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발전·환경설비를 막론하고 ‘최신설비’로 언급되는 영흥화력도 존폐의 기로에 놓이게 됐다.

남동발전은 해당 사안을 놓고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지만 최근 정부의 ‘탈석탄’ 의지가 강하고 앞서 진행된 두 차례 의향조사에서 거의 모든 석탄화력이 ‘대체건설 의향 있음’으로 결정된 것에 비춰볼 때 산업부에 대체건설 의향을 전달할 가능성이 크다.

지난해 발표될 예정이었던 제9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수립이 해를 넘기면서 계획연도가 2019~2033년에서 2020~2034년으로 조정된 것이 발단이었다.

이에 따라 지난 2004년 준공한 영흥 1·2호기가 9차 전기본의 ‘사정권’에 들어왔고 ‘과감한 탈석탄’을 추진하고 있는 정부가 남동발전에 의향을 조사한 것이다.

◆‘최신설비’ 영흥화력도 피할 수 없었다

지난 2004년 준공된 영흥 1·2호기는 호기당 설비용량 80만㎾ 규모의 석탄화력발전소다.

1990년대 후반부터 차례로 준공된 ‘한국형 표준석탄화력발전소’의 설비용량인 50만㎾보다 신식 설비라고 볼 수 있다.

특히 영흥발전본부의 환경설비는 다른 발전공기업에서도 ‘영흥화력 수준의 환경설비’를 목표로 할 정도로 석탄화력의 ‘롤 모델’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영흥 1·2호기의 대체건설이 9차 전기본에 반영된다면 14년 후의 일이긴 하지만 발전업계에서 최신설비로 분류되는 영흥발전본부가 ‘살생부’에 올라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는 것이다.

◆9차 전기본에서 석탄화력 총 1060만㎾ 운명 결정

정부는 이미 두 차례에 걸쳐 9차 전기본의 계획연도 사이에 ‘준공 후 30년’이 도래하는 모든 석탄화력발전소를 대상으로 LNG 대체건설 의향을 조사한 바 있다.

이에 따라 2033년까지 준공 후 30년이 도래하는 남동발전 삼천포 5·6호기, 한국중부발전 보령 1·2·5·6호기, 한국서부발전 태안 3~6호기, 한국남부발전 하동 1~6호기, 한국동서발전 당진 1~4호기 등이 대체건설 의향을 정부에 전달했다.

발전5사가 지금까지 대체건설 의향을 밝힌 석탄화력은 총 20기로, 설비용량은 1000만㎾에 달한다.

다만 보령 1·2호기는 오는 12월 폐지가 예정돼있어 실질적으로는 보령 1·2호기를 제외한 900만㎾ 규모의 석탄화력이 LNG 대체건설 대열에 합류할 것으로 보였다.

이 대열에 총 160만㎾ 설비용량의 영흥 1·2호기가 합류한다면 9차 전기본에서 LNG 대체건설의 운명이 가려질 석탄화력은 1060만㎾에 달한다.

업계에서는 이변이 없다면 석탄화력의 대체건설 의향은 모두 받아들여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이후인 지난 2018년 7월 발표된 ‘국가 온실가스 감축로드맵 수정안’에 따르면 발전부분에서 3410만t의 온실가스를 추가로 감축해야 한다는 목표가 할당됐기 때문이다.

지난해 6월 확정된 제3차 에너지기본계획에서 이 3410만t을 어떻게 감축할지에 대한 논의가 이뤄지지 않은 가운데 정부는 올해까지 국가 온실가스 감축 목표(NDC)를 확정해야 한다.

따라서 구체적인 방법론을 제시하기 위해서는 9차 전기본이 마지노선이라는 예측이다.

전문가들은 3410만t의 온실가스를 감축하기 위해서는 설비용량 1000만㎾ 이상의 석탄화력이 LNG로 대체돼야 한다고 분석한다.

◆NDC 달성 위해 고개 드는 ‘원전 역할론’

다수의 전문가는 ‘온실가스’에만 초점을 놓고 보면 원자력의 역할이 분명히 존재한다고 설명한다.

현재 탈원전 정책에서 논란이 되는 경제성이나 안전성을 논외로 놓고 온실가스 감축만을 고려한다면 석탄을 줄이고 원자력을 늘리는 게 올바른 방향이라는 것이다.

발전부문에서 추가로 감축해야 하는 3410만t의 온실가스를 놓고 ‘원전 역할론’이 물밑에서 얘기되는 이유다.

다만 탈원전, ‘탈’ 탈원전 세력이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어 발언을 삼가는 분위기다.

정부가 올해 발표해야 하는 NDC는 2030년을 기준으로 한다.

따라서 2000년 이후에 준공된 하동 5·6호기, 태안 5·6호기, 영흥 1·2호기(총 설비용량 360만㎾)는 2050년까지의 장기 저탄소 발전전략(LEDS)을 위한 포석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그렇다면 2030년까지 LNG 대체건설이 추진되는 석탄화력 설비용량은 700만㎾로 NDC 달성을 위해 폐지해야 하는 석탄화력 1000만㎾ 중 300만㎾가 부족하다는 계산이 나온다.

한 전력분야 전문가는 “공교롭게도 신한울 3·4호기의 설비용량이 총 280만㎾”라며 “전력수급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발전부문에 할당된 추가 온실가스 감축량 3410만t을 달성하려면 정부가 선택할 수 있는 현실적인 옵션이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장문기 기자 기사 더보기

mkchang@elec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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