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전 실무협의체, 업계 발전에 실질적 기여 기대”
“해외에서 새 길 찾아야…조합 중심 상생협력 필요”

한전의 적자 누적으로 인한 예산감축이 본격화되면서 중전기기업계도 침체일로를 걷고 있다. 발주물량이 40%까지 감소함에 따라 존폐를 고민하는 기업도 늘고 있다. 업계 곳곳에서 새해를 향한 기대감보다는 미래에 대한 불안감이 진하게 묻어나는 이유다.

현장 일선에서 업계의 쇠락을 직접 지켜봐온 유신하 한국중전기사업협동조합 이사장<사진>은 “나날이 무너지는 기대감을 붙들고선 ‘업계의 생존’을 고뇌한 시기였다”고 지난 3년의 상황을 회고했다.

유 이사장은 “2017년 들어선 새 정부가 대북유화 정책을 펴면서 전력산업 중흥에 대한 기대감이 최고조에 달했었다”며 “그러나 이듬해부터 한전의 긴축정책 외에도 대내외 기업환경이 변화하면서 중전기기업계는 저성장의 늪에 빠져들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상황은 유 이사장이 사태 해결을 위해 직접 현장으로 뛰어든 배경이 됐다. 그저 관망만 해서는 시장환경 개선이 어렵다고 판단, 업계의 목소리를 정부 및 유관기관에 전달하기 위해 백방으로 뛰었다.

유 이사장은 “조합에서 돌파구를 찾아야 한다는 생각에 모든 인적 네트워크를 총동원, 지난해 8월 업계 최초로 한전과 직접 전력산업계 전반의 어려움을 논의할 수 있는 자리를 마련했다”며 “하반기 발주물량이 일부 정상화될 수 있었던 것도 한전과의 대화를 통해 상생의 가치를 되살리는 데 성공한 덕분”이라고 짚었다.

업계 최초로 만들어진 ‘상생의 자리’는 지난해 ‘한전 상생협력을 위한 실무협의체(협의체)’로 정례화 돼 업계 발전의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했다. 이미 지난해에만 두 차례 회의를 가진 이 협의체는 전력산업계 주요 협단체장과 한전 상생협력처장 및 수요부서장 등 실무자가 참석, 업계 발전에 실질적으로 기여할 수 있는 다양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유 이사장은 “협의체에서는 물량감소 건 외에도 크고 작은 애로사항 등 현장의 목소리가 가감없이 전달되고 있다”며 “형식적인 회의보다는 단 한 가지라도 업계에 도움이 될 수 있는 정책을 발굴하고 현장에 적용시켜 나가는 게 목적”이라고 부연했다.

아울러 유 이사장은 한전과의 적극적인 공조를 통해 업계 포화, 출혈경쟁 등 내수시장 한계로 인해 발생하는 문제점을 근본적으로 해결해나가겠다는 방침도 밝혔다. 핵심 전략은 조합을 중심으로 한 해외시장 진출로, 현재 한전과 상당 수준 논의가 진행됐다고 전했다.

유 이사장은 “한전이 자체적으로 추진하고 있는 해외 프로젝트에 참여해 조합이 전력기자재 수급을 담당토록 하는 게 사업의 골자”라며 “중소기업의 해외 진출 진입장벽을 낮추면서도 업계가 상생할 수 있는 새로운 길이 제시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유 이사장은 침체일로에 접어든 업계의 중흥을 위해 전 회원사가 중지를 모아줄 것을 당부했다.

유 이사장은 “시장환경이 좋지 않을 수록 경쟁보다는 상생의 가치를 되살리는 노력이 필요하다”며 “‘멀리가려면 함께 가야 한다’는 말처럼 올해는 조합을 중심으로 공동의 이익을 위해 업계가 하나로 뭉치는 한해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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